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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는 비를 피하는 것도 투자의 하나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5.19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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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미국 3대 증시가 18일(현지시간) 일제히 무너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04% 폭락한 3923.68, 다우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57% 폭락한 3만1490.1로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도 4.73% 폭락한 1만1418.2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 폭락은 비단 주식시장 참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식시장이 경기에 선행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경제생활을 하는 모든 주체, 즉 전 세계인과 관련 있는 문제다. 그만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은 구글 트렌드를 이용해 특정 키워드에 대한 사람들의 지난 1년간의 관심사 추이를 살펴본 것이다. 위의 그래프는 주식시장 폭락을 의미하는 'Stock market crash'를 검색한 것이고, 아래 그래프는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Recession'을 검색한 것이다.

구글 트렌드 그래프. 위의 그래프는 주식시장 폭락을 의미하는 'Stock market crash', 아래 그래프는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Recession'을 검색한 것이다. [사진=구글트렌드 제공]
구글 트렌드 그래프. 위의 그래프는 주식시장 폭락을 의미하는 'Stock market crash', 아래 그래프는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Recession'을 검색한 것이다. [사진=구글트렌드 제공]

구글 트렌드는 사람들의 구글 검색과 유튜브 시청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분석 서비스로, 설정한 기간 특정 검색어에 대한 검색 빈도의 추이를 보여준다. 검색 빈도가 가장 높았던 시기를 100으로 삼고, 검색 빈도가 낮아질수록 0으로 수렴하는 식이다. 특정 주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Stock market crash의 경우, 1월 중순과 2월 중순 실제로 미국 증시의 폭락이 있었다. 당시 검색 빈도가 가파르게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Recession의 경우 서서히 증가세를 보이더니 최근 들어 검색 빈도가 급증했다.

이는 많은 사람이 지난 1, 2월의 주식시장 폭락을 경기침체보다는 그간 지나치게 올랐던 증시의 기술적 조정이라고 생각한 반면, 현재의 주식시장 폭락은 실제 경기침체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여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정확한 해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틀린 해석도 아니다.

실제로 지난 2월 말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전부터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금리 인상에 대한 여론의 군불이 지펴지던 중에, 전쟁이라는 악재까지 겹치자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으며 전 세계 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심지어 미국의 지난 3월과 4월 물가상승률은 8%를 넘어섰다. 이는 1981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현 젊은 세대는 교과서로만 접했을 스태그플레이션, 즉 경제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대개 경기가 좋으면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나쁘면 물가도 내린다는 통념은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서둘러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경기침체 우려가 팽배해진 상황에서 증시가 좋기란 어렵다. 더구나 현재 3% 수준에서 등락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커지는 현시점에서 투자 대안으로 더욱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 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가속화될수록 증시에는 부정적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맞는 저점이라고 성급히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볼 문제다.

불과 1년여 전 휩쓸고 지나간 것과 같은 주식 붐은 사람들의 기대가 살아있을 때나 불씨가 유지될 수 있다. 더구나 그때는 이미 수개월 간 팬데믹이라는 지난한 공포 상황을 거치고 난 뒤였다. 또 경기를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돈을 풀 것이란 기대감도 만연해 있었다. 

“그렇다면 지금도 마찬가지 아냐? 지금의 경기침체 공포를 거치고 나면 주식시장은 다시 살아나는 것 아냐?”

그럴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중앙은행들이 돈을 거둬들이는 스탠스를 취하는 시기란 점을 기억하자. 또 내리는 비는 잠시 피하란 말이 있듯, 단 몇 주만이라도 인내를 갖고 지켜보자는 말이다. 어설픈 충고일 수 있겠으나, 그래도 만용보다는 신중함이 훨씬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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