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자 부쩍 여름휴가 언제 가냐는 질문이 많아졌다. 직장인이라면 1년 내내 기다리던 휴가 시즌, 특히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면서 콧바람을 쐬고자 여행지로 움직이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인크루트가 최근 성인남녀 9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4%가 휴가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2년 전 진행한 조사에서 여름휴가 계획을 밝힌 응답자는 26.8%였다.

이런 기대감 덕분일까? 앱스토어 ‘요즘 뜨는 앱’에는 여기어때와 야놀자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숙박 앱 월간 사용자 수는 야놀자가 381만명, 여기어때가 319만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는 최대 성수기인 내달에는 기록이 다시 한 번 경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앱 신규 설치 건수에서 여기어때가 야놀자를 누르고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4월과 5월 야놀자 신규 설치 건수는 각각 42만과 43만, 여기어때는 44만과 46만건으로 나타났다. 두 달 동안 여기어때가 야놀자를 앞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걸까?

업계에서는 여기어때의 적극적인 광고·마케팅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여기어때는 지난 2월 유튜브 채널 네고왕에 출연해 3만명에게 숙소 예약 30% 쿠폰을 발급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네고왕의 저력 덕분인지 당시 여기어때 월간 신규 설치 건수는 껑충 뛰어 43만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33만에 머문 야놀자 설치 건수와는 10만건 이상의 차이를 보인 셈이다.

또 여기어때는 지난달 항공예약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숙소·렌터카·입장권 등 쿠폰팩 이벤트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고, ‘서울체크인’ 이효리 사진전 관람 신청을 앱에서 단독 오픈하는 래플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현재는 가수 윤종신, 이미주, 장기하, 미노이를 비롯해 방송인 노홍철, 장윤주, 아누팜, 빠니보틀 등 8명의 집단모델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모델들이 다양한 휴가를 즐기는 모습으로 반복되는 ‘여기어때’ 노랫말이 핵심 포인트다. 모델별 개인 영상은 유튜브에 별도로 공개해 조회수를 끌어모으고 있다.

두 플랫폼 모두에 입점해 있다는 한 모텔 관계자는 “한때는 야놀자 매출이 월등히 높았으나, 요즘 여기어때 본사에서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여기어때 매출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1월 공간대여 서비스를 시작으로 해외항공서비스와 홈앤빌라 등을 론칭하며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캠페인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여름 성수기 캠페인도 소비자 반응이 좋다.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업해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야놀자도 다양한 캠페인을 기획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야놀자는 핑크 휴양지를 테마로 한 ‘야놀자 핑크홀리데이’를 더현대 서울에 한시적으로 열었다. 이달에는 청년들의 일상회복을 지원하고자 기획한 ‘번아웃트래블’ 캠페인도 진행한다.

야놀자는 국민 MC였던 고(故) 송해 씨를 단독모델로 광고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당사는 월초 송해 씨를 모델로 발탁하고 딥페이크와 인공지능(AI) 딥러닝 등 기술을 활용한 ‘야놀자해’를 공개했다.

그러나 지난 8일 송해 씨가 별세함에 따라 방영을 일시 중단했다가 2주간 한시적으로 광고를 공개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 ‘영원한 국민 MC 송해 선생님을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광고 캠페인에는 송해 씨를 추모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영상은 17일 조회수 36만회를 넘었다.

다만 야놀자의 사업 전략은 국내 사업과 마케팅을 중심으로 성장하는 여기어때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야놀자는 여가 플랫폼 서비스와 야놀자 클라우드를 투트랙으로 가져가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를 모두 선점하겠다는 심산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야놀자클라우드는 전 세계 170여개국 4만3000여개 호텔 고객사에 60개 이상의 언어로 호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후 다양한 카테고리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여름 여행 숙소는 어디서 예약하는 게 좋을까?

여기어때는 숙소, 렌터카, 레저, 맛집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전국민 100만원 쿠폰팩’을 준비했다. 6월부터 8월까지 사용할 수 있고, 숙소의 경우 8만원 이상 결제 시 5000원부터 할인이 적용된다. 긴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여기어때에서 제공하는 연박 중복 쿠폰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여기어때송’ 커버 영상을 업로드한 사람들을 추첨해 20명에게 50만원어치 여름 휴가 숙박권도 제공한다. CM송 파일은 앱을 통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야놀자는 성수기 프로모션 ‘올여름 여행도 야놀자해’를 진행한다. 신규 프로모션은 ‘야놀자 하나로 올여름 놀 준비 끝’이라는 메시지에 맞춰 올인원 혜택을 마련했다. 국내 숙소 예약 시 적용할 수 있는 쿠폰팩을 제공하며, 쿠폰은 이달 내에만 다운로드할 수 있다. 다만 투숙 기간은 9월 27일까지이므로 늦은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인기 테마파크 상품 구매 시 사용할 수 있는 쿠폰도 제공해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이용하기 좋다.

부동의 1위 야놀자와 이를 바짝 쫓고 있는 여기어때. 여름 휴가철 어떤 플랫폼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업계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