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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기업은] "국내는 좁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 돌린 야놀자의 포부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2.07.1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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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에게 삶의 이야기가 있듯, 기업에도 탄생부터 지금까지 일궈온 역사와 앞으로 만들어갈 스토리가 있습니다. 기업은 멀리 떨어진 주체가 아닌,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동반자입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기업에 몸담고 있고, 다수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죠. [지금 우리 기업은]은 그런 기업의 이야기, 이모저모를 듣고자 마련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축을 떠받치는 이들 이웃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편집자주>   

국내 숙박 예약 서비스로 시작한 야놀자가 국내를 장악하고 해외시장 확장에 고삐를 조이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야놀자의 시작은 미미했다. 2005년 이수진 대표가 자본금 5000만원을 갖고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모텔 소개 플랫폼 형태의 숙박업소 홍보 사업이 낯선 사업 모델이다 보니 기대와 달리 업주들과 대중들의 좋은 반응도 끌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스마트폰 보급에 의한 모바일 예약 결제 시스템 증가로 성장 가도에 들어서나 했으나, 얼마 가지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기가 닥쳤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여행 산업이 직격탄을 맞는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야놀자 본사 간판 [사진=연합뉴스]
야놀자 본사 간판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야놀자는 예상과 다르게 몸집을 불려 나갔다. 지난해 7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로부터 17억 달러(2조원)를 투자받으며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고, 이후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렸다. 야놀자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수익(매출액)은 3747억원으로 2020년 2888억원보다 29.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36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 135억원의 영업손실을 딛고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야놀자는 단순 숙박 예약 서비스를 넘어 종합 여가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레저·스포츠, 렌터카, 해외여행 상품, 모바일 교환권 등 서비스 카테고리 확대에 주력하며 입지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리오프닝으로 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자사 앱을 활용한 마케팅에 총력전을 펼친 점도 성장세를 가속화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이다.

특히 1세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으로서 기존에 영위하고 있던 숙박, 여행 상품, 항공권 등 예약 서비스에 더해 지난해에는 티켓 예매 등 공연 사업, 쇼핑 사업 등을 영위하던 인터파크까지 인수하면서 회사 사이즈를 크게 키웠다. 인터파크 인수로 여가 플랫폼 공룡으로 등극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해외여행 수요를 선점하고 여가 관련 산업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또 지난달엔 국내 최대 여행 가이드 플랫폼인 트리플까지 품으면서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실제 야놀자의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은 해외 전방위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2016년 호텔나우 인수를 시작으로 야놀자가 M&A에 성공한 기업은 무려 14개에 이른다. 그 결과 국내에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숙박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동시에, 호텔 객실 관리 시스템(PMS) 사업자로는 글로벌 2위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국내에서 지위를 공고히 다진 야놀자는 이제 글로벌 공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 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워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솔루션 비즈니스 사업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우선 야놀자는 구글 출신 이준영 엔지니어링 수석 부대표를 지난 5월 영입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과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이 수석 부대표는 구글 최초의 한국인 엔지니어로, 야놀자는 이 수석 부대표의 전문성과 글로벌 기업에서 연구개발(R&D) 부문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경험이 자사의 비전과 시장 혁신 니즈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이 수석 부대표는 앞으로 야놀자의 기술력을 글로벌 빅테크 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야놀자 플랫폼과 솔루션 R&D 조직 전체를 총괄하게 된다.

야놀자는 해외 B2B 사업 확장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관리 시스템을 마련하고, PMS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형 호텔 체인과 같은 숙박 시설에 통합 운영 시스템을 제공하는 호텔 사업자 전문 클라우드 기업이 되겠다는 방침이다. 리더십 강화를 위해 지난해 6월 ‘야놀자 클라우드’를 별도 출범해 지난달 기준 해외 170여개국 3만여개 고객사에 60개 이상의 언어로 B2B 운영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목표 달성을 위해 기간별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착실히 추진하고 있다. 단기 목표로 숙박과 여행에 중점을 두되, 장기적으론 주거 공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3월 전문 부동산 기업 KT에스테이트와 손잡고 프롭테크 스타트업 트러스테이를 설립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호텔 위주로 적용됐던 클라우드 솔루션을 주거로 확대하고, 전체 메타 데이터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모든 공간의 디지털 전환(DX)과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한다.

또 야놀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회사 정체성을 테크와 글로벌에 두고 꾸준한 M&A와 사업 개편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왔다. 건설 사업부인 야놀자씨앤디 매각을 검토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수익성 낮은 사업을 정리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 정체성을 잡으며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는 해석으로 보인다.

야놀자 홈페이지 [사진=야놀자 홈페이지 캡처]
야놀자 홈페이지 [사진=야놀자 홈페이지 캡처]

한편에선 해외시장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기존 여행업계를 제치고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야놀자가 국내 시장에선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으나, 해외여행 사업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야놀자의 인터파크 인수를 두고 경쟁 제한이 발생하는지를 면밀히 들여다보겠다고 지난달 2일 밝혔는데, 공정위는 이번 M&A로 인해 다양한 형태의 기업 결합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행 플랫폼 시장에서 경쟁하던 두 상위 기업의 수평 결합이 다른 여행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이다. 이처럼 공정위 이슈가 야놀자의 글로벌 진출에 브레이크를 걸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남아 있다.

하지만 야놀자 측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솔루션 비즈니스 사업 같은 경우는 여행·여가 사업과 큰 관계가 없다. 공간과 오프라인에 한정해 사용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라면서 "최근 주거 등 다양한 시장에서 솔루션을 만들고 있어 기존 해외여행 사업을 하는 업계와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위와 관련해선 일반적인 기업 결합 심사다.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겠지만 보통 기업 결합 시 일반적으로 심사를 받게 돼 있다. 그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야놀자의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바로 해외에서 결제할 때 카카오페이나 스마일페이 등 간편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적립한 야놀자 포인트 역시 해외 숙박 결제에 사용 가능하며, 일부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OTA)가 수수료나 세금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을 표시했다가 최종 결제 단계에서 추가 비용을 표시하는 이슈에 대해서도 야놀자는 처음부터 표시 가격을 제공해 아예 논란 거리를 차단했다.

여행업계에선 기존 여행사들보다 우세한 기술력이 드러나는 야놀자가 빠른 기간에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인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21 대한민국 모바일 앱 랜드스케이프’에 따르면, 야놀자는 지난해 12월 안드로이드·iOS 합산 기준 406만명의 월간 사용자 수를 기록하는 등 높은 고객 유입량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라면 해외에서도 충분히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어느덧 국내 시장에서 선두 자리에 선 야놀자. 이제 더 큰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야놀자의 성장이 과연 어디까지일지 궁금해지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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