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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발란의 호기로운 시도, ‘커넥티드 스토어’ 어떤지 가봤더니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2.07.2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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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매장에는 현금이나 카드결제 시스템이 없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했는데 결제가 안 된다니 무슨 일일까? 명품 플랫폼 발란이 선보인 커넥티드 스토어에서 자주 목격될 광경이다.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의 모든 구매는 앱을 통한 온라인 결제만 가능하다.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 발란이 여의도 IFC몰에 자리를 잡았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는 소식에 28일 기자도 오픈 전 사전 방문을 했다. 매장은 오픈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발란 매장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전경 [사진=천옥현 기자]

발란 매장은 여의도 IFC몰 가운데서도 지하철과 연결된 층에 있었다.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매장 입구에는 파란색의 큰 기둥들과 아케이드 구조가 눈에 들어왔다. 럭셔리 리조트를 형상화했다는 매장에는 형형색색 의류가 걸려있었고, 여느 명품매장과는 달리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돋보였다.

발란은 전체 매장을 4개로 나눠 인테리어를 다르게 하는 전략을 택했다. 들어가자마자 매장 왼편에는 볼드한 브랜드 로고가 돋보이는 제품들을 모은 ‘로고매니아’ 존이 보였다. 오른 편에는 메종키츠네, 카사블랑카 등 2030들이 많이 찾는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한 ‘트렌드럭셔리’, 그리고 골프와 테니스 의상을 만날 수 있는 ‘스포티앤리치’ 존이 있었다.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니 LED 벽난로가 전시된 ‘메종 발란’존이 눈에 들어왔다.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하이엔드 럭셔리 제품들로 구성한 이 공간은 푹신한 다인용 소파를 중앙에 배치해 마치 리조트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자아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벽난로 앞에 있는 가방 디스플레이였다. 하나당 100만원을 호가하는 상품이라고 보기엔 다소 너저분하게(?) 상품이 널려있었다.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재미있는 요소를 가미하기 위한 발란의 노력이었다. 벽난로 영상 앞에 있는 가방은 명품을 불태워서 플렉스(FLEX)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메종 발란존 [사진=천옥현 기자]
메종 발란존 [사진=천옥현 기자]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의 가장 큰 차별점은 현금이나 카드 결제가 없다는 부분이었다. 매장에서 상품을 보고 직원을 통해 결제하는 시스템이 아닌 앱을 통해서만 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의 가격 경쟁력과 편리함을 오프라인 경험으로 완성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명품매장에 오픈런 할 필요 없이 온라인에서 재고를 확인하고 방문해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결제가 완료된 상품은 바로 가져갈 수도 있지만 ‘발란 익스프레스’를 통해 원하는 곳으로 배송받을 수도 있다. 구매한 상품을 번거롭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물론 배송비는 무료다.

매장 안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 휴대폰으로 옷 안에 달린 QR코드를 스캔하니 상품페이지로 이동됐다. 가격이나 정보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구매 후기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상품을 피팅리스트에 담고 직원에게 발란이 이번에 선보인 ‘스마트 피팅룸’ 이용을 요청했다. 직원이 발란 앱에 있는 ‘나의 발란 QR’을 태깅하자 매장 중앙 기둥에 QR코드가 나타났다. 직원들은 디바이스로 코드를 찍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확인하고 준비한다. QR코드가 기둥에 나타나는 과정은 발란이 준비한 일종의 퍼포먼스다.

상품이 준비됐다는 알림을 받고 스마트 피팅룸으로 들어갔다. 파란색 타일과 금색 변기 등으로 디자인한 공간에는 골랐던 옷가지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벽 한 면을 차지한 ‘스마트 미러’에서는 웰컴 메시지가 나왔다. 스마트 미러는 발란 계정과 연동된 정보를 띄워주는 기술로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만약 옷을 시착하다가 사이즈를 변경하고 싶을 땐 화면에 표시된 옵션만 변경하면 직원이 상품을 가져다준다. 피팅룸에서 나가 가져올 필요 없다는 건 스마트 피팅룸의 장점이다.

“쿨톤이신가요, 웜톤이신가요?”

스마트 피팅룸을 설명해주던 직원이 피부 톤을 묻더니 스마트 미러 양쪽에 달린 조명색을 바꿔줬다. 스마트 미러는 의상색이나 피부 톤에 맞게 3가지 조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화면을 돌아다니는 해시태그 스티커는 인증샷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을 반영했다. 넓은 피팅룸도 고객 인터뷰를 통해 불편한 점을 개선하고자 한 결과며,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였다는 게 발란 측의 설명이다.

다만 스마트 피팅룸이 소비자에게 익숙한 프로세스는 아니다. 구매 프로세스도 마찬가지여서 직원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은 하나의 우려 요소였다. 발란은 해당 매장에 직원을 40명 정도 투입할 예정이다.

발란 스마트 피팅룸 [사진=발란 제공]
발란 스마트 피팅룸 [사진=발란 제공]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의 주 타깃 층은 여의도 2040 직장인들이다. 금융, 정치, 산업의 중심지인 여의도에서 전문직 종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매장 분위기는 신선했다. 매장을 도는 내내 빠른 비트의 전자음악이 흘러나왔고, 직원들은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긴 양말을 신고 있었다. 고상한 음악이 나오고 직원들이 정장을 차려입고 응대하는 기존 명품매장과는 달랐다. 하지만 기존 매장에 익숙한 30·40대에겐 생소한 환경일 수도 있다. 일장일단이 있을 수 있다는 반응이다.

평소 명품매장을 즐겨 방문한다는 30대 직장인 A씨는 “편안함과 가벼움은 분명 다른데, 발란 매장은 후자에 가까운 느낌이다. 고가 의류를 팔지만, 기존의 그런 분위기는 아니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며 “기존 명품매장보다 심리적 부담감이 훨씬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발란은 커넥티드 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매장에서 1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발란이 제작한 한정판 미니 크로스백을 선착순 증정한다. 또 29일부터 3일간 신한카드로 결제하는 고객에게는 최대 10% 즉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구매를 원하는 고객은 매장에 비치된 키오스크에서 현장 예약을 통해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최형록 발란 대표는 “스마트해진 럭셔리 고객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 짓지 않고 경계 없이 쇼핑을 즐긴다”며 “커넥티드 스토어는 발란의 핵심가치인 △다양한 상품 △낮은 가격 △빠른 배송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 경험 혁신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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