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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기업은] 인사로 분주한 아모레퍼시픽, 도전은 멈출 수 없다!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2.08.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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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인에게 삶의 이야기가 있듯, 기업에도 탄생부터 지금까지 일궈온 역사와 앞으로 만들어갈 스토리가 있습니다. 기업은 멀리 떨어진 주체가 아닌, 우리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동반자입니다. 우리 중 누군가는 기업에 몸담고 있고, 다수는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죠. [지금 우리 기업은]은 그런 기업의 이야기, 이모저모를 듣고자 마련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축을 떠받치는 이들 이웃의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편집자주>

[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인사이동으로 분주하다. 아모레가 경영주기를 종전 1월에서 7월로 바꾸면서 8월 1일 자로 대규모 인사이동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이동에서 아모레퍼시픽 내 백화점 디비전은 각 브랜드 산하 조직으로 이관했다. 채널이 아닌 브랜드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다. 국내와 해외 면세사업부도 하나로 합쳐졌다. 각 지역의 영업팀을 본사 영업사업부와 통합해 영업기능을 일원화한다.

계열사 대표들도 교체됐다. 이니스프리, 에스쁘아, 코스비전 대표로 각각 최민정, 이연정, 유승철 대표가 선임됐다. 세 대표는 모두 아모레퍼시픽 출신으로 1970년대생이다. 80년대생 젊은 팀장들도 대거 가세했다. 경영주기 변경과 조직개편은 아모레로서는 과감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럼 이렇게 과감한 혁신을 꾀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보통 인사이동을 하는 연말 기간이 화장품 업계에서는 중요한 기간이기 때문에 해당 시기를 피하고자 경영주기를 바꿨다”며 “또 브랜드 전략을 공고히 하고, 급변하는 국내외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거기다가 최근 부진한 실적도 조직개편 결정에 한몫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경영주기와 조직개편을 통해 적자전환이라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 CI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 CI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아모레퍼시픽은 지금 체질 개선 중

올해 2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은 10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2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3% 감소했다. 주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도 2분기 195억원 영업 손실을 냈다.

아모레의 판매 경로별 매출 비중은 1분기 기준 국내 48%, 면세 15%, 해외법인 및 수출 36% 수준으로 면세와 수출 비중이 전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판매가 부진할 경우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 의존도는 30%를 넘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이후 중국시장 상황은 악화됐으며 특히 이번 분기의 경우 상해 봉쇄 여파로 더 힘겨웠다. 2분기 중국법인 매출은 127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가량 감소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내 애국 소비 열풍인 궈차오에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초부터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애국주의 교육을 시행해왔다. 당시 교육을 받고 자란 청소년이 주 소비층이 됐고, 로컬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업계 전반에 나타났다. 이는 중국 브랜드가 급격하게 성장한 요인이면서 중국시장 내 한국 화장품 소비 둔화 요인으로 꼽힌다.

또 중국이 세제를 개편하거나 해외 기업에 대한 정책을 바꾸면 직격탄을 맞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아모레퍼시픽의 중국시장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시장을 다각화해야 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중국시장을 놓아버릴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고가 브랜드의 경우 프리미엄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고, 이니스프리 같은 브랜드는 임대료가 많이 드는 매장은 철수하고 대신 이커머스 채널 위주로 전략을 짜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트폴리오 효율화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아모레퍼시픽은 북미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북미시장은 젊은 고객층을 중심으로 스킨케어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미국 시장에서 K-뷰티 점유율이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미국 화장품 수입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 13.3%로 전년 대비 1%가량 증가했다. 프랑스, 캐나다에 이어 미국의 3대 화장품 수입국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와 라네즈를 중심으로 이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아마존 유료 서비스 회원을 대상으로 열리는 ‘아마존 프라임 데이’에서 역대 최대 성과를 거뒀으며, 특히 라네즈는 뷰티&퍼스널 케어 카테고리에서 브랜드 랭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번 2분기 북미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성장한 360억원을 기록했다.

신년사를 하는 서경백 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신년사를 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 사업 다각화를 향한 발빠른 움직임

“우리가 선보일 뉴 뷰티는 모든 존재가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중시하며 그 잠재력에 주목하는 아름다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전통적 뷰티의 영역을 넘어 일상 전반을 포괄하는 ‘라이프 뷰티(Life Beauty)’로 업(業)을 확장하고, ‘디지털’ 기술로 개개인에 맞춘 최적의 아름다움을 찾아 나가자.”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제시한 비전과 같이 웰니스와 디지털 기술 활용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기도 하다. 웰니스는 웰빙과 행복, 건강의 합성어로 신체와 정신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당사가 개발한 ‘L-글루탐산발효 가바분말’을 수면 질 개선에 도움을 주는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증받았다. 우리 뇌 조직에 존재하는 수면 관련 물질인 ‘가바’를 외부에서 보충할 경우 수면 효율, 수면 시간 등 7가지 수면 관련 지표에서 유의적 개선을 확인한 것. 아모레퍼시픽 이너뷰티 브랜드 바이탈뷰티는 이달 중 해당 원료를 활용한 수면 관련 건강식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아모레는 맞춤형 화장품 분야에서도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초 ‘커스텀미 플러스’ 애플리케이션도 리뉴얼해 선보였다. 해당 앱은 피부부터 일상까지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얼굴 사진을 찍고 질문에 답변하면 모바일 인공지능(AI)이 피부를 분석해준다. 결과를 바탕으로 1:1 전담 매니저 서비스로부터 최적화된 루틴도 추천받을 수 있다. 출시 이후 3만명이 넘는 고객이 경험했다는 설명이다.

2022년 CES(세계가전전시회)에서는 고객 맞춤형 기술을 선보이며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뇌파로 감정을 분석해 입욕제를 제조해주는 ‘마인드 링크드 배스봇’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피부 진단을 통해 화장품을 처방해주는 ‘마이스킨 리커버리 플렛폼’이 그것이다. 맞춤형 화장품과 스마트 뷰티 기술 개발 성과를 전 세계에서 인정받은 사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웰니스도 하나의 뷰티 영역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수면 건강식품 등 브랜드를 활성화할 예정이고,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초개인화 기술 개발도 지속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몸집이 비대한 대기업일수록, 그리고 업력이 오래된 ‘올드’ 기업일수록 새로운 시도를 하긴 어렵다. 하지만 기업이 영속하려면 끊임없이 도전과 실험을 거듭해야 한다. 기업이나 제품도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생애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모레퍼시픽이 보여주는 도전과 시도들은 충분히 주목할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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