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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인플레 감축법'에 대응한 현지화 전략?…혼다와 미국 합작법인 설립

  • Editor. 류정운 기자
  • 입력 2022.08.30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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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류정운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이번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은 LG에너지솔루션이 설립 후 2027년까지 18억달러(2조4000억원)를 현금 출자해 지분 51%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국내 배터리업체와 일본 완성차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인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업체와 일본 완성차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인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캡처]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완성차업체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국내 배터리업체와 일본 완성차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 사례인 만큼 업계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홈페이지 캡처]

양사는 29일 LG에너지솔루션 본사인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 미베 토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하고, 총 44억달러(5조10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40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이는 60kWH 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순수전기차(BEV) 66만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이다.

공장 부지는 현재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 착공을 시작해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과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와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 전기차 모델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 협력과 관련해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자국계 중심으로 폐쇄적인 공급망관리(SCM)를 구축 중이었던 일본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향 벤더 진입이 인상적"이라면서 "미·중 분쟁 격화에 따라 현지 진출이 어려워진 중국 업체들이나 소극적인 현지 투자를 펼치는 일본 업체들과 비교해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전기차 가치사슬 구축 협력 파트너로서 사실상 유일한 대안으로 대두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북미 내 수입산 전기차 차량 모두가 보조금 혜택 대상에서 제외되며, 이에 따른 현지 전기차 가치사슬 구축의 시급성을 인지한 판단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이 말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지난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법안으로, 전기차 보급 촉진을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되, 중국산 핵심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는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일정 비율 이상 북미산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만 혜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적극 확장해온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현지 소재 공급도 중요한 만큼, 협력사들의 공급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특히 양극재의 경우 기존 일본계 벤더보다 LG에너지솔루션 가치사슬을 중심으로 채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 연구원은 "배터리 캐파 40GWh는 하이니켈 기준 연간 6만8000톤의 양극재를 소요할 것"이라면서 "이는 북미 현지에 진출 가능한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 기존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벤더들의 수주 기대감을 확대할 것"으로 관측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혼다향 배터리는 LG화학, 포스코케미칼의 NCM712 양극재가 사용될 것으로 보이며, 음극재(포스코케미칼), 전해액(솔브레인), 동박(SKC, 일진머티리얼즈) 등에 대한 스펙 및 공급사도 추후 확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양사의 이번 협력은 최근 급성장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전기차 생산 확대와 배터리의 적시 공급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기술을 중시하는 일본 완성차업체에 글로벌 수준의 품질과 기술력을 갖춘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공급함으로써 고객가치 혁신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향후 고객 포트폴리오 및 북미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미래 경쟁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수익성도 높일 수 있는 또 다른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혼다 미베 토시히로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혼다 미베 토시히로 CEO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구축한 혼다와의 이번 합작은 북미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전동화에 앞장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도 “혼다는 2050년까지 모든 제품과 기업활동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할 것”이라며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제품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글로벌 배터리 선도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구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세계 상위 10개 완성차업체 중 8곳(폭스바겐, 르노닛산, 현대기아, 스텔란티스, GM, 포드, BMW, 혼다)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또 제네럴모터스와 3개, 스텔란티스와 1개의 합작공장 건설을 비롯해 미국 미시간 단독공장 증설을 진행 중이며, 애리조나 원통형 공장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는 미국 내 12곳의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며, 북미 자동차 시장 점유율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30개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연 200만대 판매를 위해 총 48조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전동화 전략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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