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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행 가스관 차단' 러시아, 에너지 냉전 가속화되나?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9.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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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지난 3일, 러시아가 독일로 향하는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1’에서 점검 중 기름이 유출됐다는 이유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 내 가스 가격 인상과 더불어 에너지 냉전이 점차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는 자국을 압박하는 서방 경제 제재에 맞서 자원을 활용한 보복 차원의 움직임으로 끊임없이 대응해왔다.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유럽 전역에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비롯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천연가스관 노드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서 유럽 전역에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비롯한 우려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례로 지난 7월 27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노드스트림-1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하던 천연가스를 평소의 20% 수준으로 축소했고,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지 보수 명목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 업체인 트란스네프트 역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석유 운송을 중단하며 체코를 비롯한 중부 유럽에 에너지 압박을 가했다.

이에 주요 7개국(G7)의 재무장관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에 따르면, 오는 12월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제재가 본격화됨에 따라 가격상한제가 시행될 방침이다. 또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거래 금지를 위한 공동 목표를 재확인하고 제재에 대한 동참국들의 협조와 실천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G7의 이번 조치는 원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을 활용해 러시아가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방침으로, ‘에너지 무기화’를 표방하는 러시아를 향한 서방 국가의 공감대가 형성된 부분이 적지 않다.

다만 이번 가격상한제 도입에 뚜렷한 동참국이 설정되지 않은 점과, 중국과 인도의 참여 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러시아의 노드스트림-1 가스관 운영 중단이 현실화되면서 EU를 위시한 유럽 각국의 움직임은 바빠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파올로 젠틸로니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EU는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극단적으로 사용하는 데 대응할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피력했으며, 앞서 올라프 슐츠 독일 총리도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원활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겨울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독일의 에너지 담당 부처는 자국 내 가스 저장고가 이미 내달 초 목표치인 85% 가까이 충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기준이 되는 네덜란드 유럽 벤치마크 천연가스(TTF) 선물 가격은 지난달 26일 최고 가격인 ㎿h당 341유로(46만3000원)에서 40% 하락한 200유로(27만1500원)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번 러시아의 가스관 중단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에너지 조사업체 애스펙츠와 금융 전문 기업 인베스트텍도 EU와 영국의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화정책 등으로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힌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유화정책 등으로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힌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 [사진=EPA/연합뉴스]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저지하지 못한 서방 국가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4일(현지시간) 러시아를 향한 서방의 유화 정책, 메르켈 전 총리 시절 독일 정부가 앞장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막은 결정 등을 비판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번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에 대해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로 모든 유럽인의 일상을 파괴하려 한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유럽이 더 강하게 단결하고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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