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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드론시대' 성공리에 열린 DX KOREA 2022 (上)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9.2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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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한국의 군사 장비는 미국산보다 저렴하면서도 위력이 매우 강력한 대안.”

지난달 미국 언론매체 CNN은 군사매체 워 온 더 락(War on the Rocks)에 실린 호주 시드니대학교 미국연구센터의 피터 리, 톰 코번 연구원의 기고문을 소개했다. 기고문에서 두 연구원은 한국산 무기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더불어 “폴란드, 호주 등과 무기 계약을 통해 ‘K-방산’은 이미 ‘방산 메이저리그’에 진입했다”고 호평했다.

최근 방위산업(방산) 시장의 성장세와 한국산 무기에 대한 세계 시장의 호평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이에 기자 역시 방산 분야를 흥미롭게 주시하던 바, 마침 지난 21일부터 '대한민국방위산업전 2022(DX Korea 2022)'가 개막했다는 소식을 듣고 설렘 반 호기심 반의 마음으로 경기도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으로 향했다.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이달 21일부터 25일까지 개최된 DX KOREA 2022 입구 [사진=강지용 기자]

점심 무렵 예상치 못한 소나기로 혼을 빼놓더니,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오후 들어 높고 화창한 하늘을 드러내며 가을 날씨를 뽐내던 23일 오후, 행사가 개최되던 킨텍스 제2전시장에는 군 행사답게 일단의 군인 무리와 군 관계자가 많이 보였다.

2014년부터 열린 박람회에 대해 어렴풋이 알고 있었으나 전문지식이 부족했던 만큼 방문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간 방산 분야는 소위 밀리터리 덕후들이 즐기는 그들만의 리그로 여겼고, 어떤 무기가 있는지, 무기 가치는 어떤지, 국내 무기 수준이 얼만큼 성장했는지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기자에게 이번 킨텍스 행은 여러 의미로 색다른 도전, 그 자체였다.

그래서 공항에서 짐 검사하듯 입구에서 소지품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살짝 두려움도 없진 않았다.  그러나 전시장에 들어서면서 두려움은 일시적인 기우에 그쳤다.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던 것이다.

30여 개국, 350개 기업, 1350부스가 입점한 이번 DX KOREA 2022는 2년 만에 열린데다, 최근 정세와 방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외 군 관계자를 비롯한 관람객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30여개국, 350개 기업, 1350부스가 입점한 이번 DX KOREA 2022는 2년 만에 열린데다, 최근 정세와 방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국내외 군 관계자를 비롯한 관람객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사진=강지용 기자]

각자 박람회장 한 자리씩을 차지한 채 위용을 뽐내는 무기들과, 다양한 방산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들의 부스, 수많은 다국적 군 관계자 및 관람객들의 열띤 관심, 이 모든 것이 그 넓은 킨텍스 전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2014년부터 정부의 방산 수출정책을 홍보·지원하기 위해 격년제로 진행되는 DX Korea는 육군협회가 주최하고 MBC 등이 주관하며,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등이 후원하는 행사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축소 개최됐으나 올해는 30여개국에서 350개 기업 1350부스가량의 규모로 2년 전 대비 확대돼 돌아왔다. 또, 행사를 통해 DX Korea가 아시아 최고의 방산교류 플랫폼으로 알려지면서 올해는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였다.

행사 기간 루마니아·슬로베니아·파키스탄 국방장관이 방문했고, 사우디아라비아 방산청장을 비롯해 40여개국에서 합참의장·육군참모총장 등 각국 군 고위관계자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이번 박람회에선 △무기체계 △전력지원체계 △유·무인복합체계 △대테러 및 경호·보안 시스템 등 다양한 방산 제품과 기술들을 선보인데다 방산 트렌드도 파악하고, 업계 종사자 및 각국 군 관계자들의 비즈니스 장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자리로 꾸며졌다.

방산기업 KOVICO가 개발한 보안 사물인터넷(IoT)망 탑재 폭발물 방호차량 [사진=강지용 기자]
방산기업 KOVICO가 개발한 보안 사물인터넷(IoT)망 탑재 폭발물 방호차량 [사진=강지용 기자]

박람회장에 들어서면서 먼저 눈에 들어온 곳은 해외 방산기업 부스였다. 스웨덴의 사브(SAAB)를 비롯해 튀르키예 방산기업 로켓산(Roketsan), 세계 3대 방산기업으로 알려진 영국의 배 시스템즈(BAE SYSTMES) 등은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거의 들어본 적 없는 생소한 기업들이었으나, 관계자들의 분주한 모습과 관람객의 체험 과정을 지켜보니 큰 활력이 느껴졌다.

특히, 튀르키예의 Roketsan이 중거리 공대지 미사일 사업에 참여한 쏨(SOM) 미사일이나 ATMACA 대함 미사일 등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미래모빌리티관에 들어서면서 문득 “이제 드론은 빠지는 곳이 없구나”라는 혼잣말이 절로 나왔다. 타 부스에서도 심심찮게 드론을 활용한 무기를 살펴볼 수 있었으나, 꼭 무기가 아니더라도 향후 우리 실생활에 드론이 얼마나 활용될 지, 그 현재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닌가 싶었다.

드론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인천에 연구소를 두고 있는 인투스카이 측 부스 관계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관계자는 “사람이 조종하지 않고, 목적지에서 목적지까지 장애물을 피해 가는 특징을 가졌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까지는 아니고 법령 추진 단계에 있다”면서 대부분 개발 과정이라고 밝혔다. 드론 1대에 3000만원에 이른다는 설명에는 입이 떡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도심항공교통(UAM)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래모빌리티관 역시 UAM 관련 전시나 설명이 주를 이루는 편이었다. 도심의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드론 택시를 비롯해 운송수단으로 각광받을 드론의 윤곽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자리가 아닌가 싶었다.

드론 전문 기업 인투스카이 부스에 전시된 미시판 운송용 드론. 1대 당 3000만원이다. [사진=강지용 기자]
드론 전문 기업 인투스카이 부스에 전시된 미시판 운송용 드론. 1대당 3000만원이다. [사진=강지용 기자]

이번 박람회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지는 차원에서 주한미군 측도 참가했다. M109A6 팔라딘 자주포, M2A2 브래들리 장갑차 등을 비롯해 8km 고도까지 상승해 최대 400km의 작전 반경을 가진 그레이 이글(ER)의 성능 및 제원을 소개하는 자리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활발히 이어졌다. 특히 현직 주한미군이 설명하는 만큼 현실감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지루해하는 일부 미군의 모습에서 '군대란 어디나 비슷하구나' 싶어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국내외 방산기업들의 다채로운 무기 전시에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은 당연했지만, 아무래도 우리나라 군은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궁금해 동선을 무시하고 가장 먼저 찾았다. 대한민국 육군 부스에서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스마트부대에 대한 소개였다.

△지휘통제 △부대방호 △군수지원 △교육훈련 △재난관리 등의 목표를 두고 지난해부터 인공지능(AI) 기반 체제를 구축 중인 스마트부대는 지능형 경계 체계 구축, AI 기반 영상 판독 지원 체계 구축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인구절벽에 따른 병력 감축 및 복무기관 단축, 혁신적인 변화가 큰 안보 환경으로 부상하며 '첨단과학기술군' 건설의 일환으로 AI 기술을 추진하게 된 육군의 의지가 돋보였다.

향후 대한민국 군이 표방할 스마트부대에 대한 안내 메뉴얼 [사진=강지용 기자]
향후 대한민국 군이 표방할 스마트부대에 대한 안내 메뉴얼 [사진=강지용 기자]

부스에서 만난 육군 관계자는 “선진화된 미래 군의 모습을 표방하기 위해 육군은 ‘아미타이거(Army TIGER)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아미타이거 정책은 향후 육군이 추구할 미래형 전투체계로, 각종 전투 플랫폼에 AI 등 4차산업 신기술을 적용해 전투원의 생존 확률과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개념이다.

이어 관계자는 “인명 경시를 피하고 생명존중 사상에 입각해 정책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아미타이거는 차륜형장갑차와 소형전술차량 등 기동플랫폼을 활용한 ‘기동화’, 전투원과 드론봇 전투체계, 워리어플랫폼 등 여러 전투체계를 망라한 '네트워크화‘, 또 AI 기반 의사결정체계가 상황 판단을 지원하는 '지능화'를 바탕으로 전투 체계를 갖춰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육군은 지난 6월 경기도 양주 25사단에서 아미타이거 시범여단 전투단 선포식과 신규 무기체계 명명식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육군의 다양한 첨단 전력을 공개하고 미래 육군의 전투 수행 모습을 구현한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전투 시연도 진행한 바 있다.

미래모빌리티관에서 본 것과 다른 형태의 드론에 대해 묻자 이른바 ‘드론봇’에 대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관계자는 “드론봇은 드론과 로봇의 합성어로 정찰·공격·지원의 역할로 활용되며, 탄약 또는 식량 운반을 위해 수송용으로도 지원된다”고 밝혔다.

2018년 9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지상정보단 산하 드론봇전투단이 개설되는 등 우리 군은 드론을 활용한 군사 체계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첨단전투체계 도입 △전투 효율성 극대화 △인명피해 최소화 등의 목표로 미래형 전투체계 구축에 힘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 육군 부스
대한민국 육군 부스에 전시된 드론봇 전투체계 [사진=강지용 기자]

이외에도 부스 옆에서는 워리어 플랫폼 시연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워리어 플랫폼은 아미타이거의 일환으로 갖춰진 차세대 개인장비 체계로서, 피복·장구·장비 개선(1단계), 통합형(2단계), 일체형(3단계)으로 진화돼 전투원의 기동성, 생존성, 임무지속성, 치명성 및 지휘통제·상황인식능력을 극대화시킨다는 이점이 있다.

미래형 전투에 대비하기 위한 군의 노력과, 한층 진보된 모습으로 적의 도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자신감, 흥미롭게 관람하는 관람객들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색다른 체험의 장을 즐길 수 있어 연신 뿌듯함이 느껴진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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