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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의 베트남 진출, 그 겉과 속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12.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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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양국 관계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됐다. 이는 양국의 노력 및 신뢰의 결실이며 한국은 베트남이 최고로 존경하는 파트너들 중 하나다.”

윤석열 대통령 초청으로 내한한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국가주석이 지난 5일 저녁 대통령 영빈관 국빈 만찬에서 밝힌 소감 중 일부다. 수교 30주년을 맞아 현 정부 첫 국빈으로 내한한 푹 주석은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의 협력을 위해 더욱 힘을 모으자는 각오를 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 방한 국빈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노력에 발맞춰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과의 협력에 공을 들이는 가운데, 건설업계 또한 베트남과의 스킨십을 공고히 다지고 있다. 사실 국내 건설사의 베트남 진출은 양국 수교 전부터 이뤄졌다. 1991년 김우중 전 회장의 지휘 아래 대우건설이 수도 하노이에 지사를 설립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대우건설 진출을 효시로 국내 건설업계의 베트남 진출은 줄을 잇게 됐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업계가 생각하는 베트남 진출의 매력은 무엇일까?

한 종합건설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지만 중국처럼 개방을 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1억이 넘는 인구로 내수가 풍부한데다 저렴한 인건비 등이 매력”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을 비롯해 해외로 나가려는 이유는 국내 원자재 가격과 임금 상승 영향도 있다”며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규 대출도 중단되는 상황에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 보니 경기가 좋은 베트남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성준 재 베트남 한국건설협회 회장은 지난 6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 건설 시장 규모는 2020년 403조동(22조38억원)에서 2024년 633조동(30조4561억원)으로 약 57% 이상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동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11.9%로 다른 분야에 비해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더불어 올해 베트남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로 내다본 국제통화기금(IMF)의 발표 역시 국내 건설업계의 적극적인 사업 진출 및 확대를 촉진시킨 요인이기도 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상반기 국내 건설사가 베트남에서 체결한 수주 계약은 28건으로 단일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누적 수주액은 460억달러(60조2370억원)에 이른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가운데 왼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이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가운데 왼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이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베트남 정부의 경제 다각화 정책이 활발하게 추진됨에 따라 국내 건설사가 중심이 된 인프라 개발 사업 역시 눈에 띄는 진행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대우건설이 첫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으로 개발하고 있는 스타레이크 시티 사업은 수도 하노이 북서쪽 210만㎡ 규모의 신도시 조성 프로젝트로 아파트와 상업·업무시설 등이 건축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22억달러(2조8853억원) 수준이며 대우건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THT법인이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GS건설 역시 베트남 시장에서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에 진출해 건설자재 제조설비, 도로, 철도, 교량 및 주택과 신도시, 환경 수처리설비 등 산업 인프라 구축 작업에 한 축을 담당하며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면서 개발 중인 신도시 프로젝트 자이트가이스트 개발에 대해 설명했다. 이 사업은 베트남 주요 도시인 호찌민 남쪽 5km 나베 현에 여의도의 1.2배 크기인 350만㎡ 부지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푹 주석은 윤 대통령과의 국빈 만찬에 앞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베트남 내 활발한 사업 추진 중인 대우건설과 GS건설 최고 경영진을 만나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대우건설 대주주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푹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대우건설은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사업 외에도 다수의 신도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스마트시티 오픈플랫폼 구축 등으로 베트남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가스, 오일은 물론 스마트 시티를 적용한 신도시 개발, 녹색성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베트남과 긴밀하게 협력하고자 한다”고 투자 확대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왼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허명수 GS건설 상임고문(왼쪽)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국가주석이 5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면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에 푹 주석은 “대우건설은 베트남에 최초로 투자한 한국 기업으로 대우건설의 성공과 투자확대를 기대하며, 외국 기업의 성공을 위해 투자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화답했다. 또한 “베트남의 인구수가 1억 명을 돌파해 중산층과 노년층의 의료수요가 증가될 것이 전망되기 때문에 병원 등 의료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도 희망한다”고 밝혔다.

GS건설 역시 임병용 대표이사 부회장, 허명수 상임고문, 허윤홍 사장 겸 신사업부문대표, 김태진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최고경영진이 푹 주석과 면담을 갖고 베트남 사업에 대한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면담에서 GS건설은 현재 추진 중인 베트남 사업과 향후 신규 사업에 대한 베트남 중앙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으며, 푹 주석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GS건설의 여러 사업들에 대해 정부 차원의 관심을 표명하며 앞으로도 GS건설의 베트남 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다만 베트남 시장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건설단체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베트남 건설 시장에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 오히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기업들은 수익이 떨어지는 도급 사업 대신 민관합작투자(PPP)로 진행되는 투자 개발형 사업 참여를 모색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은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경쟁력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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