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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가 승승장구하는 몇 가지 원동력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3.02.0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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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이랜드 패션사업 부문이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7일 패션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이랜드월드가 지난해 27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전년도 누적 영업이익을 이미 넘어선 패션사업부는 겨울철 아우터 판매로 객단가와 이익이 크게 오르면서 최대 실적을 거두게 됐다.

그룹 관계자는 “이랜드월드가 지난해 1조6000억원 외형매출에 27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는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160% 이상 성장하는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월드 가산 사옥 [사진=이랜드 제공]
이랜드월드 가산 사옥 [사진=이랜드 제공]

◆ ‘근본 신발’…든든한 뉴발란스

이런 성장의 중심에는 이랜드의 ‘빅브랜드’가 있었다. 특히 이랜드 패션사업부의 유일한 라이선스 브랜드인 뉴발란스가 한몫했다. 뉴발란스는 1906년 미국 보스턴에서 경찰과 소방관, 우체부 등 종일 서 있는 사람을 위한 편한 신발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에 출시됐다.

국내에는 2008년 이랜드월드가 라이선스권을 획득해 들여왔다. 당시 뉴발란스는 연매출 250억원 수준으로 ‘아는 사람만 아는’ 브랜드였다. 하지만 이랜드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지난해 7000억원까지 매출이 올라왔다. 30배에 가까운 성장이다.

뉴발란스는 패션 시장에서 ‘근본 신발’로 통용된다. 캐주얼 복장뿐 아니라 슬랙스 등 비즈니스룩에도 잘 어울리고 크게 유행을 안 탄다는 평이 많다.

덕분에 코로나 기간에도 992시리즈나 530시리즈 등이 사랑을 받았다. 4년 만에 복각되어 출시한 992시리즈는 국내 발매 5분 만에 동났고, 홍대·강남 등 매장에서 오픈 전부터 줄을 서야만 구매가 가능했다. 992 시리즈는 미국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편하게 신는 대표적인 신발로 스티브잡스가 신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530 시리즈는 지난해 누적 판매 100만족을 달성한 스테디셀러다. 특히 530과 2002시리즈의 경우 이랜드월드가 국내 트렌드를 캐치해 글로벌 본사에 역으로 출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뉴발란스는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명품 매장 한복판에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마케팅을 활발하게 진행했다. 또 아웃도어와 언더웨어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한 단계 더 도약을 꿈꾸고 있다.

■ 스파오가 도입한 ‘2일-5일 생산시스템’

SPA 브랜드 스파오도 큰 성장세를 보였다. 2009년 국내 론칭한 최초 SPA 브랜드인 스파오 영업이익은 재작년 대비 700% 성장한 350억원을 돌파했다.

스파오의 ‘2일-5일 생산시스템’이 빛을 발했다고 이랜드월드는 설명했다. ‘2일 생산’은 한가지 상품을 발주, 생산, 매장에 입고하기까지 전 과정을 48시간 안에 끝내는 생산 기법으로 이랜드가 SPA브랜드로는 최초로 도입했다. 스파오는 이를 위해 지난 2월 서울 성동구 답십리에 국내 생산 오피스인 ‘이랜드 오피스’를 열었다.

‘이랜드 오피스’에서 2일 만에 생산한 제품은 스파오 거점 매장에서 주말 간 판매에 들어간다. 이때 히트 상품 조짐이 보이고 고객 반응이 나타나면 바로 이랜드가 보유한 해외 생산 기지로 이어 붙인다. 해외 생산 프로세스도 5일이면 기획부터 매장 진열까지 빠르게 완성된다.

이랜드 관계자는 “2일-5일 생산 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50% 수준이었던 봄·여름 정판율이 80% 가까이 달하며 재고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며 “정판율 80%는 재고관리를 가장 잘하기로 유명한 글로벌 SPA ‘자라’가 내세우던 세계 최고 수준의 수치”라고 설명했다.

정판율은 총 매출액 중 정상가격으로 판매된 매출액 비율을 알려주는 지표다. 정판율을 높이는 건 최근 패션 기업들 사이에 문제가 되는 재고 문제를 줄일 뿐 아니라 기업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등 경제적 이점을 갖는다. 이랜드월드는 스파오의 ‘2일-5일 생산 시스템’ 성공에 힘입어 전 브랜드에 시스템을 확산하고 있다.

2일 생산이 진행되는 답십리 스피드 오피스 [사진=이랜드 홈페이지 캡처]
2일 생산이 진행되는 답십리 스피드 오피스 [사진=이랜드 홈페이지 캡처]

■ 온라인 전환도 성공적, 매출 비중도 30%까지 늘어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는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체질개선한 것도 기회가 됐다. 그 노력의 결과 지난해 패션 부문 온라인 매출 비중은 30%까지 확대됐다.

이랜드월드는 2020년 8월부터 뉴발란스, 스파오, 미쏘, 로엠 등 대표 패션 브랜드의 단독 온라인몰을 열며 온라인 전환을 준비해왔다. 특히 단순한 판매 중심 플랫폼이 아닌 직접적인 소통 플랫폼으로서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방문하게 하고, 가치 있는 디지털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집중했다.

뉴발란스는 ‘마이엔비(MY NB)’라는 새로운 멤버십형 공식 온라인몰을 만들었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브랜드 성격에 맞게 러닝 클럽이나 필라테스 등 정보를 나눌 수 있고, 관련 콘텐츠들을 선보인다. 소비자들이 뉴발란스가 제안한 콘텐츠를 즐기고, 이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높이려는 목적이다.

로엠닷컴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체형별 맞춤 사이즈를 제안하는 ‘마이핏사이즈(MY FIT SIZE)’ 서비스와 ‘고객 사이즈별 맞춤 리뷰 필터링’ 등 강화된 큐레이션 서비스와 편리한 온라인 쇼핑 환경을 구축했다. MY FIT SIZE 서비스는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입력하면 기존 구매 고객들의 빅데이터와 구매내역을 바탕으로 적정 사이즈와 함께 매치하면 좋은 상품을 추천한다.

2020년 8월 ‘스파오닷컴’이라는 이름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단장한 스파오는 ‘스냅’ 탭을 만들었다. 해당 탭에서는 스파오가 보유한 인플루언서 300명이 자신만의 스타일로 스파오 의류를 소화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AI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디자인, 착용감, 라인(핏), 소재 측면에서 베스트아이템을 실시간으로 추천하는 기능도 확장했다.

이랜드월드 관계자는 “스파오, 뉴발란스 외에도 미쏘, 로엠 등 여성복 브랜드와 후아유 등 캐주얼 브랜드가 고르게 실적이 상승한 것이 지난해 호실적을 올린 이유”라며 “해외와 국내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산시스템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획하는 트렌드 적중력이 높아졌고, 경쟁력을 강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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