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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시대, 현대차그룹이 테슬라를 잡기 위해 풀어야할 핵심 과제

  • Editor. 조근우 기자
  • 입력 2023.02.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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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근우 기자] 지난해 전체 차량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량이 10%를 돌파하며 전기차 시대가 본격 도래했음을 알렸다. 전기차가 각광받는 이유는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탄소배출량도 적으며, 배터리로 인한 무게중심이 바닥에 깔려있어 태생적으로 달리기에도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자동차업계에 전기차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되는 전기차 선두주자다. 지난해 전체 전기차 판매량 780만대 중 17%가량을 테슬라가 차지했다.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절대강자가 없다고 평가되며 글로벌 회사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취임하며 현대차그룹을 첨단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고, 전동화에 박차를 가했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오닉5와 EV6라는 걸출한 전기차를 생산하며 전기차시대의 ‘퍼스트 무버’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는 기존에 잘 하던 실내 공간의 고급스러움 등을 살리며, 주행거리 등 전동화 기술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완전히 퍼스트 무버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아직 풀어야 할 몇 가지 과제가 남아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차와 테슬라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와 테슬라 [사진=연합뉴스]

■ ‘전기차’ 영업이익률, 개선 가능할까?

테슬라는 지난해 매출 814억6200만달러(100조1086억원), 영업이익 138억3200만달러(16조9981억원)로 영업이익률이 17%에 달한다. 완성차업체 중 영업이익률 1,2위를 다투는 BMW그룹이나 벤츠의 모회사 다임러 그룹의 영업이익률이 통상적으로 10%대 초반을 기록하는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차량부문만 본다면 더 놀랍다. 로이터통신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테슬라의 차량 대당 매출 총 이익은 1만5653달러(1972만원)로 현대보다 3배가량 높았다. 또한 아직까지 순수 전기차로 내연기관만큼 마진을 내는 회사는 거의 없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탄소배출량 규제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어쩔 수 없이 판매하는 경우도 상당수였다.

반면 테슬라는 지난해 131만대 차량을 인도했는데, 모두 순수 전기차다. 전기차시대의 떠오르는 강자로 불리는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도 지난해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12만대 가량이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비슷한 가격에 전기차를 판매함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비결에는 제조공정의 혁신이 있다. 테슬라의 공장 기가팩토리는 차량을 만들 때 기가프레스 공법을 사용하는데, 기존 차 공장에서 작은 패널을 용접해 큰 차체 부품을 만드는 것과 달리 이 공법은 차체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낸다. 이렇게 하면 생산 단가와 속도에서 많은 이점이 있고, 강도도 올라간다. 테슬라에 따르면 기가프레스 공법이 적용된 부위의 제조비용은 40%, 무게는 30% 줄었다. 또한 용접로봇의 수도 3분의 1로 줄어든다.

현재 베를린 공장에서 기가프레스 공법을 활용해 생산되는 차량은 프런트 언더바디와 리어 언더바디를 한 번에 찍어내는데, 이렇게 되면 차량의 골격은 프런트 언더바디, 배터리팩, 리어 언더바디 3개 부품이면 끝이다.

단순화된 공법 덕분에 공장 당 생산량도 압도적이다. 내연기관차 기반의 자동차공장은 보통 대규모 생산이라 해도 연산 25만~30만대가 표준으로, 이보다 생산을 더 늘린다면 공장을 추가로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지난해 테슬라 상하이공장과 프리몬트 공장 생산량은 평균 60만대를 넘었고, 오스틴 공장과 베를린 공장도 50만대 생산 달성은 어렵지 않다고 분석된다.

첨단화된 생산 공법 덕분에 가격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테슬라는 지난달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20%가량 내렸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며 판매량이 급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1월 들어 회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주문이 몰려들고 있다”며 “현재 주문량이 생산 속도의 두 배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배터리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자동화 기술 등이 잘 돼 있어 영업이익률은 다른 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이라며 “테슬라는 제조업으로 시작한 회사가 아닌 만큼 시작이 달랐고, 자동차 회사들이 기존 공장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는 건 불가능한 만큼 다른 업체들이 따라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웨이모 [사진=연합뉴스]
구글 웨이모 [사진=연합뉴스]

■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상용화 가능할까?

테슬라의 또 다른 강점은 주행보조 소프트웨어다.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에 자율주행이라는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된다.

자율주행의 경우 2010년대에 들어서 인공지능(AI)기술을 이용한 딥러닝 연구가 급진전되기 시작했다. 딥러닝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 양인데, 테슬라가 가진 그것은 2021년 기준 80억km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다른 모든 자동차회사가 가진 양을 합친 것 보다 많은 수치다.

데이터 확보 등 자율주행 개발에는 상당한 비용이 드는데, 포기하는 회사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포드는 자율주행회사 '아르고AI'에 대한 투자를 멈췄고 애플도 자율주행차 '애플카' 로드맵을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폭스바겐이 자율주행 프로젝트 '아르테미스'를 폐기한다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또 자율주행 문제는 상용화인데, 자율주행 장비의 비용적 측면에서 상용화에 가장 가까워졌다고 평가받는 회사가 테슬라다. 자율주행 선두주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의 경우 자율주행을 위해 차량에 부착되는 장비만 2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회사들의 주행보조 시스템에도 레이더나 라이다(LiDAR)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라이다와 레이다, 카메라를 3가지 중 2가지를 사용하는 센서퓨전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테슬라의 경우 2021년 생산차량부터 기존에 달려있던 레이더도 빼며 AI기술을 활용해 카메라만으로 자율주행을 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테슬라 차량 안전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을 사용한 경우 626만마일(1007만km) 당 한 건의 충돌사고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약 65만2000마일(104만km)마다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다. 오토파일럿을 활성화한 경우는 통상적으로 고속도로 주행과 같이 특수한 환경인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도 놀라운 수치다.

한 테슬라 차주는 “여러 차를 타 봤지만, 테슬라만큼 완성도 높은 주행보조 시스템을 가진 차량은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며 “같은 레벨3 주행보조라고 하더라도 테슬라 시스템은 믿을만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단 테슬라의 주행보조 소프트웨어가 아직까지 미숙한 수준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이라고 주장하지만, 아직까지 레벨3 수준의 주행보조로 레벨4와는 큰 격차가 있다. 레벨4는 2030년 가량 되야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레벨3의 주행보조를 가장 잘하는 상용차 브랜드는 벤츠”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도 상당히 빠르게 올라와 이제는 외국과 비교해도 1년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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