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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 경영권 확보, 그 의미와 전망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3.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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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소녀시대, 엑소, 레드벨벳 등 K팝 스타들을 대거 육성한 한국 대표 연예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카카오와 하이브가 12일 전격 합의 내용을 발표함에 따라 한 달여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의미와 전망을 살펴보자.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카카오와 하이브가 12일 전격 합의 내용을 발표함에 따라 한 달여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연합뉴스]

인수전의 서막...카카오+SM 경영진 vs 하이브+이수만

이번 인수전은 SM엔터의 현 경영진이 지난달 3일 ‘SM 3.0’ 경영 전략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SM 3.0’은 이수만의 단일 총괄 프로듀서 체계에서 벗어나 멀티 제작센터와 레이블 구축이 골자다. 이후 7일 카카오는 SM엔터와 사업 협력 계약 체결 및 SM 지분 9.05%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이수만에 이어 2대 주주로 부상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SM엔터 이사회는 카카오에 제3자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수만이 다음 날 서울동부지법에 SM을 상대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맞대응했다. 아울러 하이브와 손잡고 자신이 보유한 SM엔터 지분의 14.8%를 4228억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하이브는 이수만과의 계약과 동시에 소액 주주가 보유한 SM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서며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참가했다.

하이브가 참전하며 경영권 확보를 위해 폭로·경고 등 진흙탕 싸움이 이어졌다.

지난달 16일 하이브가 SM엔터 이사 후보 명단을 공개하고 지배구조 개선안을 내놓은 날에 맞춰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이수만을 겨냥한 폭로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역외탈세 의혹, ‘나무 심기’ 관련 가사 요구, 에스파의 컴백 연기 배경 등 이수만과 관련한 의혹과 폭로를 담고 있었다.

이에 하이브는 역외탈세 의혹에 대해 반박문을 공개하며 “하이브의 SM 인수 후에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선을 그었다. SM 측은 하이브의 인수 시도가 ‘적대적 M&A’라며 대립각을 세웠고, 하이브는 SM의 문제 제기는 의미가 없다며 맞받아쳤다.

양사 모두 여론전 외에도 이달 말 있을 정기 주주총회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했다.

하이브는 이수만에게서 사들인 14.8%의 지분과 이수만에게 풋옵션이 걸린 채 남은 지분 3.65%, 공개매수를 통해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사들인 지분 약 0.98%까지 약 19.5%의 SM엔터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달 3일 서울동부지법이 이수만이 SM을 상대로 낸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하이브가 인수전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카카오가 지난 7일 주식 공개 매수 계획을 발표하며 인수전은 다시 혼전에 빠졌다. 카카오는 SM엔터 주식의 35%에 해당하는 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매수한다고 밝혔다.

“경영권은 카카오, 플랫폼은 협력”...극적인 양 사 합의

카카오와 하이브가 공개 매수 계획을 밝힐 때마다 SM엔터 주가가 요동치며 일각에서는 양사 모두 인수전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름으로써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9만원을 밑돌던 SM엔터 주가가 하이브의 주당 12만원 공개 매수 계획을 발표한 후 계속 12만원을 웃돌았다. 결국 하이브는 갤럭시아에스엠을 제외하고 공개매수에서 고작 4주의 주식만 사들였다. 카카오 또한 이달 7일 주당 15만원에 공개 매수를 시작했다. 그러나 주가가 16만1200원까지 오르는 등 주식 매수에 난항을 겪었다.

인수전이 과열됨에 따라 카카오와 하이브는 SM엔터를 품에 안더라도 기업 가치를 훨씬 초과한 인수 금액에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과 시장 과열, 주주 피해 등을 우려해 하이브가 카카오에 경영권을 양보하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플랫폼 관련 협업하는 방향으로 길었던 인수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하이브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하이브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경쟁 구도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SM엔터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하이브, SM엔터와 상호 긍정적 영향을 주고받는 파트너로서 K팝을 비롯한 K컬처의 글로벌 위상 제고를 위해 다양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합의 사실을 밝혔다. 이어 “26일까지 예정된 공개 매수를 계획대로 진행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하이브와 SM엔터와의 사업 협력을 구체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과열되는 와중 하이브가 카카오에 경영권을 양보하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플랫폼 관련 협업하는 방향으로 길었던 인수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과열되는 와중 하이브가 카카오에 경영권을 양보하고 하이브와 카카오의 플랫폼 관련 협업하는 방향으로 길었던 인수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의 경영권 확보 이유...‘미래 생존과 발전’

이처럼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를 위해 고비마다 강력한 추진력을 보이며 끝내 SM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이유에는 미래 생존과 발전이라는 목표가 있었다.

K팝은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로 추산되는 시장 규모를 갖춰 업계에서 주요 글로벌 콘텐츠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그러나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영상·배우 매니지먼트사와 북미 웹툰 서비스 ‘타파스’와 웹소설 서비스 ‘래디쉬’를 비롯한 웹툰·웹소설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면서 다른 대형 기획사들에 비해 K팝 지분은 빈약했다. 미래 성장 전략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로 사업 확장하기 위해서는 SM엔터의 막강한 K팝 IP(지적재산)가 절실했다.

이번 경영권 확보로 인해 카카오는 앞으로 SM엔터의 아티스트·팬덤 IP의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IP 사업을 확장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앞으로 SM엔터의 아티스트·팬덤 IP의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연예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는 앞으로 SM엔터의 아티스트·팬덤 IP의 시너지를 통해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연예 사업을 확장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연합뉴스]

업계...“카카오가 K콘텐츠 업계 강자로 등극할 것”

증권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SM 경영권 인수를 통해 카카오엔터 목표인 기업공개(IPO)에 더욱 속도를 내고, 초거대 엔터테인먼트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엔터는 내부적으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며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에서 유치한 1조15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활용한 SM엔터 인수로 기업 가치를 크게 키워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SM엔터 인수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상장은 가시화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카카오엔터는 올해 1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에 투자를 유치한 만큼 상장에 대한 부담이 존재했으며, 이번 인수를 통해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에스엠 경영권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격상시킬 것”이라며 “이들의 음반 판매량 규모 총합 등을 고려하면 업계 내에서 1위에 버금가는 위치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의 통화에서 “우회 상장 관련 내용은 사실 무근이고,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26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에 집중하고, 좋은 결과가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M엔터를 품은 카카오가 K팝을 등에 업고 미래 성장 시장인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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