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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정상화’ 본격 시동 건 KT의 멀고도 험한 길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04.1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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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필두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는 KT가 1분기에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경영 공백 리스크로 인한 난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4734억원, 영업이익 556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2%포인트 상승이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11.2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KT가 1분기에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경영 공백 리스크로 인한 난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KT가 1분기에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부진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경영 공백 리스크로 인한 난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반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순탄한 성장이 기대된다.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매출 4조4044억원, 영업이익 4619억원을,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155억원, 영업이익 2839억원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2%포인트, 8.68%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전체 5G 가입자 수가 2900만명을 넘어섰고, KT의 5G 이용자 수는 2월 기준 874만2744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7만5147명 늘었지만, 시장에서는 실적 부진은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부분은 바로 경영 공백 장기화다. 앞서 KT는 지난해 말부터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진행했지만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앞세운 정부·여당의 압박에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 등이 잇따라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이사회가 와해되는 등 큰 진통을 겪었다. 1분기 내내 회사를 이끌어갈 리더가 정해지지 않았고, 정상적으로 사업을 수행하는 데 치명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2분기도 리더 부재 리스크가 이어질 것이란 문제도 제기된다. 박종욱 대표직무대행이 비상경영체제를 이끌고 있지만, 구현모 전 대표처럼 전반적인 사업을 주도적 공격적으로 이끌기에는 직무대행 꼬리표를 갖고선 동력이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 [사진=KT 제공]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 [사진=KT 제공]

현재 KT는 경영 공백에 위기를 느끼고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지난 5일부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뉴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오는 8월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뉴거버넌스 구축 TF는 KT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을 점검하고 지배구조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KT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지분율 1% 이상의 국내외 주요 주주에게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를 추천받아 구성됐다. 이를 통해 사실상 해체된 이사회 구성과 신임 대표 선출에 더 이상 잡음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KT의 구상이다.

KT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넘어선 국내 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를 구축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뗐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 특히 주주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주요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비상경영체제 기간이 너무 길다는 불평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KT 전직 임원 출신들로 구성된 ‘K-비즈니스 연구포럼’이 5개월간의 KT 비상경영체제를 납득할 수 없다며, 단축을 요구하는 성명을 지난 3일 발표했다. K-비즈니스포럼 의장인 한영도 상명대 교수는 성명을 통해 “대표이사 선임 건으로 회사 경영을 10개월 동안 방치할 것인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표했다. 포럼은 남중수 전 사장, 이석채 전 회장의 연임 실패에 대해 과거 사례를 들며, 차기 대표이사를 빠르게 선임해 경영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권 외풍에 의한 최고경영자(CEO) 잔혹사는 반복됐지만, 수습 기간은 빨랐다는 게 요지다.

포럼은 “KT 지배구조는 규정 등 제도문제가 아니라 정당성이 결여된 이해관계자의 지배와 운영에 문제가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은 얼마나 독립성, 다양성과 전문성을 갖춰 투명하게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으며, 비상경영체제 5개월은 어떠한 이유와 설명으로도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KT 소액주주들도 경영 정상화까지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며 목소리를 더했다.

한 KT 소액주주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대표가 5개월간 공석이면 다른 통신사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영 공백으로 인해 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으므로 빨리 경영 정상화를 통해 안정시켰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외풍에 대표이사 잔혹사가 계속되는 KT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볼멘소리를 잠재우며 이른 시일 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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