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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마사회 말박물관의 ‘이야기 속 말(馬)’을 좇는 여정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3.05.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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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부터 삼국지 속 적토마까지. 고대부터 말은 인간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를 가진 신비롭고 경이로운 존재였다. 신과 가까운 존재로 여겨진 말은 수많은 이야기들을 낳았다. 한국마사회는 이야기 속 말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말과 교감하는 시간을 선사하기 위해 전시회를 개최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 위치한 말박물관은 26일 제16회 정기 특별전 ‘이야기 속 말’을 개최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부터 한반도의 건국 신화 동화와 소설, 그림, 사진, 만화, 영화까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말 관련 자료 70여점을 소개한다. 전시는 오는 7월 2일까지 진행된다.

말박물관에서 인터렉션 콘텐츠를 즐기는 방문객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말박물관에서 인터렉션 콘텐츠를 즐기는 방문객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이야기에서 말은 신비로운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리스 신화에는 날개 달린 페가수스,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가 있고, 켈트족 신화에는 유니콘이 나온다. 고구려의 주몽과 신라의 박혁거세 이야기 속의 말 그리고 삼국지 속 적토마는 영웅을 빛낸 신비로운 조력자였다. 

소설 속에서도 말은 다양한 모습으로 연출된다. 소설 조너선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서는 말이 인간보다 훨씬 지성을 갖춘 종족, ‘후이넘’으로 그려진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는 충직하다 못해 바보 같을 정도로 우직하게 일만 하는 수말 ‘복서’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현대의 이야기 속 말은 한층 더 인간에게 가까워졌다. 일본 원작의 만화로 경주마 생산과 육성을 다룬 ‘그루밍 업’, 경주마와 기수의 성장을 담은 ‘바람의 질주’는 경마를 친근하게 그려냈다. 비교적 최근에 나왔으며 국내 최다 연승 기록 경주마에 대한 책 ‘미스터파크’, 꼴찌말 별명이 붙은 ‘차밍걸’에 대한 ‘101번의 아름다운 도전’은 감동적인 실화를 전한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과의 ‘소통’을 위해 그림책, 소설책, 만화책 등 전시품 대부분을 진열장 밖으로 꺼내 직접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다 읽기에 시간이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서 중요한 문구를 붙여둔 것도 눈여겨 볼만한다. 

마사회에 따르면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말박물관 최초로 도입한 터치 인터랙션 콘텐츠인 ‘태조 이성계의 여덟 마리 말’이다. 역사 속 팔준(八駿)은 이성계를 도와 외적을 물리치고 조선 건국을 도운 일등 공신으로 표현돼 있다. 

영상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콘텐츠는 전쟁이 끝난 후 제주의 한 목장에서 여유롭게 쉬고 있는 팔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관람자가 벽면에 투사된 말을 터치하면 자기 이름을 말하며 인사하고, 뛰어 오르거나 고개를 흔들고 몸을 뒤집어 바닥에 등을 긁는 등 여러 가지 동작을 보여준다. 풀을 먹다가 몸무게를 알려주기도 하고 1000m를 1분에 달리는 말의 속도에 대해 귀띔하기도 한다. 

말박물관 관계자는 “전시를 통해 고대부터 말이 인간에게 불어넣은 인문학적 상상력에 놀라고, 여전히 도전과 성취의 아이콘으로 다양한 작품 속에 재탄생하는 것을 확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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