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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음 또는 흐림, 여름휴가 업계 기상도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7.1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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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7말 8초. 휴가 극성수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휴가 계획을 짜느라 바쁘다. 오랜만의 휴가로 들뜬 사람도 있고, 장마 영향으로 휴가를 잠시 뒤로 미루는 사람도 있다. 업무가 바빠 휴가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입맛만 다실 수밖에 없다. 피서객 희비가 갈리는 가운데, 이들의 휴가 계획에 따라 각종 업계도 울고 웃으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이번 휴가철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전환 후 처음 맞는 휴가로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면서다. 이미 증가세는 뚜렷하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월 인천 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은 198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67만명 대비 7배 넘게 급증했다. 업계에선 본격 휴가철을 맞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때문에 항공업계는 웃고 있다. 여행객 증가가 눈에 띄게 늘어나며 항공사들은 신규 국제선 취항과 기존 노선 증편에 팔을 걷어붙이는 중이다. 경영난 등을 이유로 3년 동안 국제선 운항을 멈췄던 이스타항공은 김포~대만(송산) 노선을 시작으로 취항 노선의 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티웨이항공도 최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정기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제주항공 역시 여름 성수기를 본격 앞두고 국제선 주요 노선 증편을 통해 여행객 이동 편의 증대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국내 항공사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한 국내 항공주 주가는 6월 이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2만5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저점 2만1700원 대비 17.5% 상승했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CC) 약진이 두드러진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13일 각각 1만4730원, 1만6580원, 3380원에 장을 마감했는데, 이는 지난달 13일 대비 12.5%, 7.3%, 5.6%로 오른 수치다. 본격 휴가철인 7~8월 중에도 해외 여행객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인터파크트리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항공권 발권액은 57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1283억원보다 무려 351%나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가에선 3분기 휴가철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LCC 주력 노선에 집중된 여행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가 반등 기회까지 남아있다고 분석한다.

그런데 해외여행 인기에도 불구하고 고전하는 곳도 있다. 바로 여행사다. 국제선 항공 여객수는 코로나19 이전 4분의 3 수준을 회복했지만, 패키지 여행객수는 여전히 40~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달만 봐도 국제선 여객 수는 5% 증가한 반면, 국내 대표 여행사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패키지 송출객 증가율은 각각 2.5%, 0.8%에 그쳤다.

여행주는 대표적으로 코로나19 피해주이자 리오프닝 수혜주로 꼽혔다. 하지만 여행주 주가가 여전히 지지부진해 업계는 애만 태우는 형국이다.

13일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5만11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13일 종가 5만3500원과 비교하면 4.4% 떨어졌다. 다른 여행주들도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동기간 레드캡투어가 7.5%, 모두투어 6.7%, 참좋은여행 5.2%, 노랑풍선 4.0% 하락을 기록했다. 항공주와 비교했을 때 확연한 차이다.

여행주가 유독 부진한 건 최근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패키지가 아닌 개인 자유 여행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여기에 경쟁 심화까지 겹치며 시장 점유율 방어를 위한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선 비수기인 2분기에도 이전과 비교했을 땐 회복세를 보였고, 추석 연휴 등 중장년층의 패키지 여행 수요가 다시 증가하면 주가 반등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반면, 또 다른 한편에선 하드블록(여행사가 항공사로부터 대량으로 선매입하는 좌석)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데다 중장년층도 여행 정보가 많아지면서 굳이 패키지를 선택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주가 상승은 미지수라고 보는 곳도 많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항공주와 여행주는 단순히 비교 불가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여행 수요 회복은 진행형이다.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크다”면서 “항공사 입장에선 항공권 단가가 올라 수익성이 커졌다. 수익성에 있어선 빠르게 회복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여행사는 박리다매 형이라 수요가 많아져야만 수익성이 높아진다”고 밝히며 향후 회복을 기대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여행사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해외여행에 있어 항공사와 여행사 희비가 갈렸는데, 이번 휴가철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만 있는 건 아니다. 바로 ‘휴포족’, ‘홈캉스족(집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다. 온라인 조사 전문 기관 피엠아이가 설문제작 플랫폼 유니서베이를 통해 전국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여름 휴가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36.8%에 달했다.

휴가 계획을 잡지 않은 이유론 ‘일정 조율이 어려워서’가 35.4%를, ‘비용이 부담돼서’가 34.8%를 차지했다. 평택시에 거주하고 있는 A(31)씨는 “오래 전부터 휴가 기간 여행을 계획했는데, 워낙 물가가 높아서 조용히 집에서 보내려고 한다”면서 “국내 호텔도 1박에 수십만원씩 한다. 혼자라 그나마 부담이 덜 한 편이지만 가족이 한 번에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고 푸념했다. 이처럼 요즘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로 인해 가계 소비 여력이 줄면서 휴가를 포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외식업계는 소비자들이 멀리 떠나지 않고도 가성비 좋은 음식으로 휴가를 즐길 수 있도록 휴포족을 공략하고 있다. 아무리 휴포족이라 하더라도 집에서 쉬면서 맛있는 음식을 즐길 것이란 기대에서다.

CJ푸드빌 빕스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세대) 사이에서 힙한 현지 느낌을 살린 멕시칸 푸드 전문점이 인기를 끄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달 27일 ‘멕시칸 그릴·타코’를 콘셉트로 한 신메뉴를 선보였다. 프리미엄 분식 프랜차이즈 스쿨푸드 또한 지난 3월 선보인 ‘홀그레잇 타마고 샌드’를 통해 일본으로 떠나지 않고도 해외 미식 메뉴를 경험토록 했다. 더불어 지난 5월엔 제주 청귤을 활용한 ‘제주 청귤 냉우동’도 선보였다. 모두 해외나 여행지 맛집 레시피를 활용한 메뉴로 휴포족 입맛을 사로잡기엔 충분하다는 평가다.

스쿨푸드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홀그레잇 타마고 샌드의 경우 3월 출시 반응이 좋았고, 현재는 제주 청귤 냉우동이 더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청귤 냉우동의 경우 출시 이후 일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홀그레잇 타마고샌드 [사진=스쿨푸드 제공]
홀그레잇 타마고샌드 [사진=스쿨푸드 제공]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박에 ‘홈캉스’, ‘방캉스(방에서 휴가를 보내는 것)’ 관련 용품 매출도 증가 추세다. 이미 생활 가전 업계나 이커머스는 지난해 집에서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관련 제품 매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경험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대표 홈캉스 제품으로 꼽히는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등 콘솔 게임기와 빔 프로젝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25% 신장했다. G마켓도 지난해 한 달 기준 홈웨어 판매가 전달 대비 114%나 늘었고, 죽부인과 바디필로우 역시 각각 90%, 81% 증가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가 시작되면서 휴가 계획이 극과 극으로 나뉘는 만큼 각종 업계도 피서객 계획을 예의 주시하며 전략을 세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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