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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깜짝 실적, 사업 다각화·글로벌 진출로 하반기도 우상향?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8.1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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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올 상반기 증권업계엔 악재가 잔뜩 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와 차액결제거래(CFD) 이슈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고, 국내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각 증권사는 여전히 속앓이를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투자증권은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기업금융(IB), 자산 관리(AM), 위탁 매매(BK) 등 부문별로 분전하는 등 견조한 성과를 달성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한국투자증권 올 2분기 당기순이익이 1689억9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741억2800만원 대비 127.9%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2% 증가한 1595억9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주력 자회사 한국투자증권 실적 호조로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 수익성도 개선됐다. 올 2분기 당기순이익 2200억500만원과 영업이익 2256억60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1%, 52.7% 증가했다.

호실적과 함께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4만8850원으로 마감한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시작과 동시에 5만800원으로 회복하더니, 지난 7일 종가 기준 5만2700원으로 5거래일 동안 7.8%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한국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 IMA·일반 사모펀드 운용업으로 사업 발판 넓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실적 상승세를 잇기 위해 신사업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실적과 주가 동반 상승 속에 자본 규모까지 늘어나 신사업 진출 조건을 충족하면서 더욱 더 주목받는 상황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6일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2분기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 규모가 8조1000억까지 늘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기자본 8조가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종합투자계좌(IMA) 관리 업무가 가능하다. IMA는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할 수 있는 통합 계좌로, 증권사가 고객 예탁금을 통합해 기업 대출과 회사채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금융 투자 상품을 의미한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IMA 사업을 하는 곳은 미래에셋증권뿐이라고 알려져 있다.

업계에선 이르면 내년부터 IMA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IMA는 발행 어음 한도에 제약이 없어 효과적 자금 조달이 쉬워 자본 효율성 제고 등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익 채널을 다각화하기 위해 일반인 대상 사모펀드 운용 사업에 진출했다. 금융투자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에 일반 사모 집합 투자업 인가 등록을 마쳤다.

그간 사모펀드 운용은 통상 자산운용사가 담당했다. 국내 증권사 사모펀드 운용 자산 규모는 전체 사모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에서 극히 일부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지주 역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사모펀드 운용업 자격을 갖춘 계열사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사모펀드 관리 이슈에 투명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운영업 인가 등록시켰다. 앞서 2017년 NH투자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사모펀드 운용 사업에 진출했으나, 2019년 관련 사업부를 NH헤지자산운용으로 분리·독립시켰다. 이로써 국내 5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일반 사모펀드 운용 자격을 갖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존 손익차등형 펀드와 시너지까지 노린다는 복안이다. 지난달 17일 고객이 선순위로,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가 후순위로 투자하는 손익차등형 펀드 ‘한국투자 글로벌 신성장 펀드’를 선보인 바 있다. 특히 손익차등형 펀드는 후순위 투자자가 손실을 먼저 책임지는 구조인데, 과거 사모펀드 시장에서 주로 운용된 만큼 자본력과 고유 자산 관리 측면에서 안정성을 더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이다.

이밖에도 토큰증권(ST) 사업을 지속 준비하는 등 새 먹거리 비중 늘리기에도 한창이다. 지난 3월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토스뱅크와 손잡고 ST 협의체 ‘한국투자 ST 프렌즈’를 출범했다. 이후 펀더풀, 밸류맵 등 다양한 콘텐츠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발행 분산원장 시스템 개발과 상품을 공급하며 ST 상품화에 공들여 왔다. 대형 증권사들이 ST 사업에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투자증권도 하반기 금융 및 IT 분야 유망 업체와 손잡고 ST 사업을 준비할 방침이다.

■ 동남아·일본 찍고 미국까지

신사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해외 사업 역량을 강화하겠단 계획이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와 비교해 큰 폭의 이익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은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왔던 해외 사업 성과가 반영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과 홍콩 해외 현지 법인 실적이 충당금을 상쇄했고, 연결 대상 해외 펀드 평가 이익 발생도 실적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은 한국투자증권이 공들이는 시장 중 하나다.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인수 금융 및 사모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 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사 SF 크레딧 파트너스는는 지난 1월 출범했고,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인가 라이선스를 취득해 다양한 비즈니스를 추진 중이다. SF 크레딧 파트너스는 오는 2028년까지 자본금 약 2억달러(2628억원) 규모로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 공동 거래 발굴에도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달 14일엔 200억엔(1833억) 사무라이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무라이 채권은 일본 채권 시장에서 외국 기업과 정부가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을 의미한다. 사무라이 채권 발행도 국내 증권사 최초로 성공적인 공모 발행과 함께 달러 이외 외화 채권을 발행한 유일한 증권사라는 타이틀까지 획득했다. 조달한 자금은 일본 현지 투자에 활용된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일본 시장에 우수한 수익성과 회사 안정성 및 경쟁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정일문 사장도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직접 싱가포르에 방문해 ‘인베스트 K-파이낸스:싱가포르 IR 2023’을 개최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기회를 의논했다. 더불어 정 사장은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를 비롯한 현지 기관과 금융 상품 및 제도 개선에 대한 협업을 진행했고, 인도네시아 그룹사 시나르마스, 핀타르 등과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 협업 기획을 모색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에서 제일 많이 (해외) 진출해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로 국가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진출해 있는 현지 법인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 하반기 실적도 대박?

업계에선 증권사의 하반기 전망이 그리 밝진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해외 부동산 관련 손실과 부동산 PF 익스포저 등 증권사 발목을 잡는 이슈는 하반기에도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7일 리포트에서 “지난해 4분기 이후 충당금 적립을 통해 불확실성을 축소하고 있고, 적극적인 자본 재배치를 통한 IB 확대 전략이 하반기 IB 실적 회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신사업 추진과 글로벌 진출에 힘입어 하반기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선제적 위기관리를 위한 리스크 관리 문화를 정착하고, 시장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정일문 사장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는 해”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속에서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고 하반기에도 실적 신바람을 낼 수 있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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