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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옥 매각’ 대신증권,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

  • Editor. 천옥현 기자
  • 입력 2023.08.1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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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천옥현 기자] “2017년 대신의 모든 계열사는 흑자를 기록했다. 많은 대신인들은 공간의 힘이라고 말한다. 단독으로 땅을 구입해 대신의 철학을 담아 지어 올린 ‘Daishin343’은 대신 임직원 모두의 역량이 합쳐져 탄생한 아름다운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건물 안에서 대신파이낸셜그룹은 진정한 상생의 꽃을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

대신증권이 지난해 발간한 히스토리북에는 명동사옥 ‘Daishin343’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문장이 가득하다. 특히 Daishin343은 대신증권이 온전히 소유한 첫 건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러나 최근 대신증권이 본사 사옥 매각 본격화를 위해 이지스자산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애정이 가득 들어간 Daishin343 건물을 매각하면서 대신이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대신증권이 매각하는 'Daishin343' 전경 [사진=대신증권 제공]
대신증권이 매각하는 'Daishin343' 전경 [사진=대신증권 제공]

◆ 종투업 진입을 위한 포석

대신증권에 따르면 이번 사옥 매각은 대신증권이 종합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진입하기 위한 절차다. 대신증권은 연내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해 종투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정부가 2013년 국내 증권사를 신성장 동력기업 발굴과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 등을 지원하는 대형투자은행으로 육성하고자 도입한 제도다. 자기자본 3조원 등 일정요건이 필요하다. 제도 도입 당시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받았고, 이후 신한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키움증권이 추가로 종투사가 됐다.

종투사로 지정된 증권사는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헤지펀드에 자금을 대출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할 수 있다. 거기다 지난달부터 종투사에 대해서는 일반환전 업무도 허용됐다. 금융당국 정책 지원에 힘입어 규모를 키우기 좋은 환경이 추가로 주어지는 것이다.

지난 7일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이 발간한 ‘종투사 10년 평가 및 한국형 IB 발전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9개 종투사의 자기자본규모는 2012년 22.1조원에서 22년 말 54.8조원으로 148% 증가했다. 중소형 증권사 자기자본 규모가 12.9조원에서 22.5조원으로 73%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종투사 순영업수익도 2012년 0.6조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4.5조원을 기록하며 650% 성장했다.

이는 대신증권도 종투사에 진입하기만 하면 대형 증권사로 제2의 도약을 꿈꿀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사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신증권 자기자본규모는 업계 5위 안에 들었으나 금융사의 대규모 자본 유입 등으로 순위가 계속 밀려난 바 있다.

다만 대신증권에는 아직 자기자본 3조원 달성의 과제가 남았다. 지난 6월 기준 대신증권 자기자본은 2조1007억원이다. 대신증권은 사옥 매각 외에도 당기순이익 유보와 국내외 보유자산 재평가를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할 계획이다. 매각 금액은 6500억원에서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당국이 환전업무를 종투사에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과정을 보고, 종투사 추진이 앞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다행히 실적도 잘 나왔고, 투자부동산 등 자산재평가를 진행해 필요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리스크 관리는 기본, 시세차익은 덤

지난해 환갑을 넘긴 대신증권은 업계에서 ‘위기에 강한 형님’으로 통한다. 특히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경영권 변동 없이 살아남은 곳은 당시 5대 증권사 중 대신증권이 유일하다.

대신증권이 1997년 시작된 IMF에서 살아남을 수 있던 이유도 리스크 관리에 있었다. 대신증권은 1995년부터 상품 주식을 처분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2234억원에 이르던 단기차입금 규모를 1998년 3월 ‘0’으로 줄이면서 무차입 경영을 시현했다. 7월에는 장부가액 1130억원 대의 본사 및 영업점 사옥 건물과 토지 등에 대한 자산재평가를 통해 1170억원의 차액을 내면서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고비도 무사히 넘겼다. 대신증권은 2007년 가을부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까지 1년간 1016억원의 부동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했다. 부동산의 부실을 우려해 부동산 PF 투자를 억제했고, 기존 투자액도 7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전 회수한 바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당사가 수익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안정성이다. 호황 국면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위기 국면에서는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짜는 데 역점을 둔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기 상황이라는 판단이 들면,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고위험 자산에 대해서는 투자를 줄이는 등 선제적으로 대처한다.

이번 사옥 매각 또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행보로 분석된다.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부동산 부실 위험 등이 하반기에 부각될 수 있어 위험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이럴 땐 자금을 부동산으로 묶어두는 것보다 매각해 쥐고 있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예전부터 부동산 상황에 밝은 증권사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사옥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곤 했다.

게다가 이번 거래를 통해 대신증권이 얻을 양도차익도 상당하다. 대신증권은 2014년 약 14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해 공사비를 1000억원 가량 들여 건물을 지었다. 대신증권 사옥 매각금액이 6500억~7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됨에 따라 차익은 3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에 능통한 편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대신증권은 외환위기 시절을 무사히 넘긴 증권사로 리스크 관리에 능통한 편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 3세 경영 원년의 해

올해는 대신증권에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해다. 지난 3월 양홍석 대신파이낸셜그룹 부회장이 이어룡 회장으로부터 대신증권 이사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본격적으로 3세 경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양 부회장은 전 양회문 대신증권 회장과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양재봉 창업주의 3세다.

1981년생인 양 부회장은 2007년 대신증권에 입사해 사원부터 시작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0년 대신증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입사했지만 2년 만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런 양 부회장에게 대신증권 종투사 진입은 경영 능력을 선보일 기회다.

다행히 아직까지 분위기는 좋다. 상반기 증권업계가 PF대출과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이슈로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대신증권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대신증권의 상반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7% 증가한 1326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104.2% 증가한 1194억원이다. 1999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윤유동 NH증권 연구원은 “힘든 업황에서 양호한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 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라며 “사옥 매각을 통해 연내 자기자본 3조원 달성 계획이 있고, 이 경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사업가능 범위가 늘어나 추가적인 수익원을 확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성장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도 돋보인다. 최근 조각투자 전용 상품 계좌를 신설한 대신증권은 이를 다음달 6일부터 진행되는 카사 ‘압구정 커머스 빌딩’ 공모에 활용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국내 1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를 인수하면서 토큰증권(STO) 기반 신성장 동력을 찾고, 증권과 부동산 사업 간 시너지를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6월에는 신용거래융자 1~7일 이자율을 0%로 인하하는 정책을 펼쳤다. 업계에서 처음 시도한 일이다. 아울러 지난 1일부터는 주식 거래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추가하는 등 리테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CFD를 도입하지 않아 충당금이 발생하지 않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도 보수적으로 운용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며 “앞으로도 리스크관리는 기존처럼 철저하게 하되 신성장 동력을 계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의 재산을 취급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면에서 믿음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생각에 바탕을 두고, ‘믿음’을 더 ‘크게’ 받들고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이 결국은 큰 대 大 믿을 신 信 이라는 이름을 만들게 됐다.”

양재봉 창업주가 회사 이름을 ‘대신’이라고 지은 이유다. 그의 손자 양홍석 부회장이 시장 내 믿음을 키워 전성기 아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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