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삼성·키움증권, 악재 뚫고 1조 클럽 탈환의 의미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8.24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일부 대형 증권사가 ‘1조 클럽’ 가입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비우호적인 업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들이 악재를 딛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000억원을 넘긴 증권사는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56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404억원 대비 67.3% 늘어 국내 10대 증권사 중 1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은 54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949억원에 비해 37.2% 증가했다. 이어 NH투자증권이 4719억원, KB증권이 4582억원 등을 시현했다.

하반기 실적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에 가입하는 증권사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는데, 단연 유력한 곳은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이다. 지난해 1조 클럽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 유일했다.

삼성증권 본사 전경 [사진=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 본사 전경 [사진=삼성증권 제공]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그려지는 건 아니다. 여전히 시장 전반적으로 불안이 남아 있어 증권사들은 하반기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가장 큰 우려할 점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손실 우려다. 연합인포맥스의 ‘단기자금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신용 공여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증권사 부동산 PF 신용 공여 규모는 21조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말 21조5791억원 대비 4898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전체 규모 대비 2%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그나마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부동산 PF 비중이 적고, 건전성도 상대적으로 좋지만 전반적인 시장 침체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뜨겁게 달아올랐던 증시도 다시 식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15거래일 간 국내 증시 거래 대금은 355조834억원으로 일 평균 거래 대금은 23조6722억원이다. 지난달 일 평균 거래 대금 27조214억원을 넘겼던 것과 달라진 분위기다. 여기에 긴축 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와 물가 하락 국면 속 부동산 금융업계의 연쇄 채무 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불거진 중국 경제 등 외부 변수가 미칠 영향마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주요 증권사들은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지속되는 금융투자업계 리스크 증대와 영업 환경 악화로 인력 감축까지 택하고 있는 것.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589명과 909명이었으나, 올 2분기 기준 2582명과 903명으로 소폭 줄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삼성증권 9283억원, 키움증권 9806억원으로 집계하며 1조 클럽 탄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양사는 2021년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해 증시 침체에 따른 거래 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떨어져 2년 연속 달성엔 실패했지만, 이미 상반기 5000억원을 넘긴 상황에서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볼 만한 상황이다. 또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은 올 상반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각각 6.2%, 8.6%로 지난해 상반기 기준 1.4%포인트, 2.9%포인트 증가해 수익성 개선도 뚜렷하다.

특히 두 증권사는 적지 않은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큰 리테일 성과를 거뒀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증권의 경우 충당금 500억원을 적립했으나, 올 상반기 위탁 매매(브로커리지) 순수수료손익은 28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738억원대비 4.2% 늘었다. 키움증권 역시 CFD 관련 충당금 800억원을 쌓았는데,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국내 주식 약정 기준 브로커리지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증권사들마다 거래 지원금 지급부터 수수료 우대, 우량주 증정 등 크고 작은 이벤트 및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리테일 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관련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점유율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리테일 부문은 여전히 호조인 상황”이라며 “3분기 증시 일 평균 거래 대금이 지난 분기 대비 20% 이상 증가해 키움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20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호재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추가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없을 것이라는 전제에서 이익 추정치는 계속 상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적립한 충당금이 오히려 환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부동산 PF 위기가 어디까지 번질지 알 수 없지만, 나름대로 리스크 관리를 착실하게 하고 있다”면서 “부동산 PF 관련해선 국내 중에서도 수도권으로 물량이 집중돼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이라는 것이 편차가 커 예단하긴 어렵고, 급하게 1조 클럽에 대해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잘하자는 분위기다. 최근 서울보증보험 기업공개(IPO) 주관사가 됐다.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다. IB와 리테일 쪽에서도 수익이 안정적으로 난다면 하반기 기대할 부분이 있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제공]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제공]

업계에서도 삼성증권과 키움증권의 1조 클럽 탈환이 마냥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몇몇 연구원은 “금융 상품 잔고 반등세 등을 고려하면 리테일 부문 위주로 3분기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면서 “유가 증권 시장 대비 코스닥 시장 거래 대금 비중이 높아진 상황을 감안할 때 일부 거래 대금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시장 일 평균 거래 대금은 올 2분기 수치인 21조원 이상을 지키며 기존 추정치 대비 양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2년 만에 1조 클럽 탈환을 노리는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하반기 실적에 업계 시선이 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