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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윤종규’ 양종희, 리딩 금융그룹 수성을 위한 양손잡이 전략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9.13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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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양종희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가 윤종규 회장이 일군 ‘리딩 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까.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임기가 11월 만료되는 가운데, KB금융그룹은 양종희 그룹 부회장에게 그 바통을 넘겼다.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회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절차를 거쳐 11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양종희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 [사진=KB금융그룹 제공]

윤 회장은 2014년 KB금융 회장에 올랐다. 그가 취임하기 직전까지 전임 회장 다수가 중도 사퇴하거나 해임되고 내분에 휩싸이는 등 금융권에서 KB금융 상황은 최악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지배 구조를 안정시킨 점은 윤 회장의 임기 초반 최대의 공으로 평가된다.

진열을 정비한 윤 회장은 리딩 금융그룹 타이틀을 뺏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윤 회장이 수장에 오른 2014년까지만 해도 KB금융의 그룹 연간 지배기업지분순이익은 1조4007억원 가량에 불과했다. 당시 리딩 금융그룹 타이틀을 갖고 있던 신한금융그룹이 2조811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였다. 하지만 윤 회장의 임기를 거치며 KB금융은 2017년 국내 금융그룹 가운데 최초로 순이익 3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고속 성장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에만 순이익 2조9966억원을 기록하며 2조6262억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 KB금융 시선은 양종희 내정자가 이를 이어받아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 것인가로 향한다. 양 내정자는 오랜 기간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윤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한 뒤 곧바로 부회장직을 부활시켜 양 내정자를 부회장으로 임명한 만큼 사이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양 내정자의 특이점은 비은행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KB금융 역대 회장 중 1~3대 회장은 외부 출신이고, 유일한 내부 출신인 윤 회장의 경우 KB국민은행장을 거쳐 그룹 회장으로 올랐다. 따라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 3연임을 한 허인 KB금융그룹 부회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권에선 KB금융이 기존의 낡은 은행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결단을 내렸다고 해석했다. 즉 금융그룹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비은행 성장 부분에서 능력을 발휘할 인물이 차기 회장감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양 내정자는 2016~2020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해 회사 기틀을 잡았다. KB손해보험 대표를 맡아 LIG 손해보험을 인수해 안정적으로 통합했던 기여도를 인정받았고, KB금융 내부에선 양 후보자만큼 은행 및 비은행, 전략 부서 이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양 내정자는 1989년 국민은행 전신인 주택은행에 입사해 영업점 및 재무 관련 부서 등에서 20여년 간 근무한 ‘은행맨’이다. 하지만 비은행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은행뿐만 아니라 비은행 부문에서도 역량을 충분히 낼 수 있는 인물이라 꼽힌다.

실제 KB금융 내 비은행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수치로 증명된다. KB금융 순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6.4%에서 올 1분기 41%까지 올라왔다. 올 상반기에도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 금융에 오를 수 있었던 건 KB손해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 실적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구축한 기반에서 양 내정자는 그룹의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그는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 계획에 대해선 비금융사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밝혔다.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그룹 전체적인 포트폴리오가 갖춰진 만큼 기존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식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종희 KB금융그룹 차기 회장 내정자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1일 양 내정자는 출근길 기자들의 질문에 “M&A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면서 “그룹 기업 가치, 주주가 요구하는 밸류에이션 향상, 지속 가능한 가치를 두고 체크할 것이다. M&A 대상은 금융 기관뿐만 아니라 비금융 기관까지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어 이러한 측면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 산업 규제 완화 이후의 전략까지 내다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금융사의 비금융업 진출을 허용하는 금산분리가 현실화될 경우, 이와 관련된 신속한 행보도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윤종규 시대를 열 적임자로 선정된 양종희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자의 핵심 과제는 결국 수성과 개척이라는 단어로 요약될 전망이다. 은행과 비은행 경험을 두루 갖춘 양손잡이 경영자 양종희 내정자가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할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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