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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3연임, 몇 가지 걸림돌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3.09.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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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을 놓고 금융권 시선이 모이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은 오는 25일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첫 회의를 개최하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본격화한다. DGB금융은 정관상 회장 임기 만료 최소 6개월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하며 회추위는 승계 절차 개시 시점에 후보군을 대상으로 소극적 자격 요건 재검증을 통해 대상 후보군을 확정하게 된다. 통상 국내 금융권에서 지주 회장 승계 프로그램은 2개월 간 진행되고 있지만, DGB금융은 지배구조 개선 일환으로 그룹 회장 승계 기간을 6개월로 늘렸다.

차기 회장 선출이 도마에 오르자 김태오 회장 3연임 여부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는 모양새다. 김 회장은 내년 3월 두 번째 임기를 마친다.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일각에선 최근 실적만 놓고 보면 김 회장 3연임은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DGB금융을 이끄는 동안 연결 기준(지배주주지분) 당기순이익으로 2018년 3835억원, 2019년 3274억원, 2020년 3323억원, 2021년 5030억원, 지난해 4015억원을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냈다. 특히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5.4% 증가한 3097억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또 김 회장은 취임 이후 ‘미래로 도약하는 스마트 금융그룹’이라는 중기 목표를 발표하고 지방금융그룹 중 가장 적극적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집중했다고 평가받는다. 취임 직후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2021년 벤처창업투자회사인 하이투자파트너스, 플랫폼 기반 자산 관리 서비스 뉴지스탁 등을 인수했다.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김 회장 역할이 막중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7월 김 회장이 시중은행 전환을 공식화했고, 간담회 후 직접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 은행으로서 지역은행 본연의 역할은 지금보다 충실히 담당하겠다”면서 “전국 영업에 따른 이익과 자본을 지역 경제에 재투자해 국가 균형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태오 회장은 2019년 1월부터 2020년 말까지 대구은행장도 겸직해 은행 사정에 밝고, 시중은행 전환 의지도 강하다는 후문이다.

차기 리더 후보군 역시 제한적이다. DGB금융이 지난 4월 공시한 ‘2022년도 DGB금융 지배 구조 및 보수 체계 연차 보고서 추가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13차 이사회 기준 2명의 기본 후보군을 두고 있다. 현재 드러난 후보는 김태오 회장과 황병우 대구은행장 등 2명인데, 실제 업계에서도 김 회장과 황 은행장 외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황 은행장의 경우에도 올해 초 취임한 만큼 내년 바로 회장으로 선임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3연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변수들이 많다. 우선 김 회장 나이다. DGB금융 지배 구조 및 보수 체계 연차 보고서의 지배 구조 내부 규범 15조에 따르면 ‘회장은 만 67세가 초과되면 선임 또는 재선임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DGB금융 회장 연령 제한 조건은 2016년 처음 도입됐다. 현재 김태오 회장은 만 68세로 지주 규범대로라면 연임은 불가능하다. 물론 3연임을 시도하기 위해 규범을 바꾸는 방법이 있지만, 장기 집권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김 회장 개인으로서도, 조직으로서도 부담이 크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 회장이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에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불법 계좌 개설 문제가 발생한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대구은행 일부 임직원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약 1000개의 고객 계좌를 무단으로 개설한 정확을 포착해 지난달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지난 1일까지였던 대구은행 검사 기한을 연장하고 내부 통제에 대한 고강도 검사를 진행했다.

또한 김태오 회장 사법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회장은 2020년 대구은행장 겸직 당시 캄보디아 법인에 대한 상업은행 인가를 위해 현지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관련 임직원들과 함께 이듬해 검찰 기소됐다.

더불어 최근 금융그룹 최고 경영자(CEO) 장기 집권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업계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3월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지난 1월 이석준 NH농협금융그룹 회장, 3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이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특히 조용병 신한금융 전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전 회장은 3연임이 유력시됐으나 용퇴했다. 11월 임기 만료인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일찌감치 용퇴 의사를 밝히고 최근 후임 회장 인선을 마무리했다.

DG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DGB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DGB금융그룹 제공]

김태오 회장이 취임 이후 지배 구조를 개선하고 CEO 육성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는 점도 용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초기부터 인재 육성을 강조해 온 김 회장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2019년 행장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DGB금융은 임성훈, 황병우 대구은행장을 선임하는 결과를 냈고, 최근엔 회장 경영 승계 프로그램에 대한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 3연임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DGB금융의 정확한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어 그의 거취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사무국에 따르면 지배 구조 연차 보고서 내부 규범에 (회장 나이 제한은) 만 67세로 명시돼 있다”면서 “하지만 김 회장 연임 관련해선 공식적으로 답변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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