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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다시 꿈틀대는데...우유·맥주 가격 인상의 속사정

  • Editor. 이수아 기자
  • 입력 2023.10.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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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수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3.7% 오르며 두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 물가 오름세가 5개월 만에 커진 가운데 먹거리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서민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유제품 가격 인상에 이어 맥주 가격 인상도 예고됐다. 올해 안에 음식점 가격표에서 맥줏값 7000원을 보게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맥주 가격을 평균 6.9% 올린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류비도 올라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오비맥주의 국산 맥주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맥주 가격을 평균 6.9% 올린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맥주 가격을 평균 6.9% 올린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식당가의 맥주 가격은 5000~6000원 선으로 지난해 하이트진로가 소주 출고가를 7.9% 올리자 식당가에선 병당 1000원이 올랐던 것을 돌이켜보면 맥주 한 병 7000원 시대는 멀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업계에선 이번 인상으로 업소들까지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다른 주류업체도 제품 출고가를 따라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도 오비맥주가 국산 맥줏값을 인상하자 경쟁업체들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일단 가격 인상에 대해 주류업체들의 분위기는 신중한 편이다. 맥주 제품 인상 요인은 많지만 아직은 인상을 논의하지 않는 기류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주정, 맥아, 홉 등 맥주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고, 뿐만 아니라 캔 생산을 위한 알루미늄 등 부자재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1년 사이 맥아 수입가격은 30% 이상 올랐고, 알루미늄 등 포장재 가격도 전년 대비 40% 올랐다.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부자재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도 인상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오비맥주 외 다른 업체들은 가격 인상에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클라우드를 생산하는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선 논의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테라를 생산하는 하이트진로 관계자 역시 “아직 가격 인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유업계에선 이미 ‘도미노’ 인상이 시작됐다. 원유(原乳) 가격 인상 여파로 이달부터 유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 올해 흰 우유 및 유제품의 원자재인 원유 가격은 2013년 가격책정 방법이 바뀐 이래 가장 크게 올랐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한 사룟값과 인건비 상승이 인상 배경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자 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업체는 제품 가격을 각각 인상했다. 흰 우유 제품 가격은 대형마트에선 1리터 기준 3000원에 근접했고, 편의점에선 3000원을 넘었다.

아이스크림 등 유제품 가격도 줄줄이 올라 ‘밀크플레이션(우유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매일우유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해 “최소폭으로 조정했다”고 입장을 밝히며 원유뿐만 아니라 제품 패키징에 필요한 우유갑, 설탕, 인건비 등 원·부자재 중 가격이 오르지 않은 게 없다고 설명했다.

빙그레는 6일부터 아이스크림 투게더의 가격을 편의점 외 유통채널을 통해 6000원에서 65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빙그레 관계자는 “원유 등 원부자재부터 임금, 물류비 등 전반적으로 원가가 올랐다. 빙그레에서 생산하는 아이스크림 제품 중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은 전부 국내산 원유를 쓰고 있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태아이스크림에서도 소매점 가격 기준 호두마루, 체리마루 등 원형대형컵 제품을 기존 5000원에서 500원 인상한다. 해태아이스 관계자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임금, 유류대 상승 등, 더이상 원가부담을 견디기 어려워 가격을 최소한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부담인 것은 사실이지만, 다시 꿈틀대는 물가 상승에 예민해진 소비자 동향을 살피며 상승 폭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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