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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유료방송사 간 송출수수료 갈등, 마지막 기로에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3.11.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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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CJ온스타일과 LG헬로비전 간 송출수수료 협상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송출수수료란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로, 매년 그 규모가 증가해 홈쇼핑사의 반발이 커지면서 갈등을 키워온 바 있다. TV 시청 인구가 줄면서 덩달아 업계 침체 분위기가 짙어지는 상황이라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갈등은 점차 심화하는 모양새다. CJ온스타일과 LG헬로비전도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업계는 시한일인 15일까지도 협상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점점 늘어나자 이들 업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홈쇼핑사가 유료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점점 늘어나자 이들 업체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저간의 사정은 이렇다. 지난 8월 CJ온스타일은 케이블TV 사업자 LG헬로비전에 프로그램 송출 재계약 협상 중단을 통보했다. 방송 송출 계약을 앞두고 갈등이 벌어졌던 롯데홈쇼핑과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 사례 이후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 간 또다시 불거진 충돌이었다. 

두 업계 사이에서 갈등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송출수수료다. 한국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송출수수료는 연평균 8%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홈쇼핑사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65.7%에 달했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천65억원으로, 2018년 1조4천30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3.3%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홈쇼핑업계는 계속해서 늘어나는 송출수수료 부담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의 출몰로 TV 시청 인구가 감소한 데 따른 업계 불황과 그로 인한  매출 감소라는 상황이 크게 맞물린 탓이다.

14일 한국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 법인 기준으로 전체 매출액 대비 홈쇼핑사의 영업이익 비율은 2018년 12.3%를 기록한 이후로 지속 감소했다.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한때 1.1%포인트가 증가해 영업이익 비율이 12.6%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2021년 다시 10.3%로 고꾸라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3분기도 부진은 계속됐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2천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3% 줄면서 80억원 영업 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했고, 현대홈쇼핑은 별도 기준 매출은 2천5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가 감소,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68.1%가 급감했다. GS홈쇼핑도 매출은 2천598억원, 영업이익은 213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10.2% 18.7%가 줄었다.

반면 CJ온스타일만 유일하게 실적 개선의 흐름을 보였다. 3분기 매출은 3천3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2.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23.2% 증가했다. 이에 대해 CJ온스타일은 “비수기 계절성에도 불구하고, 원플랫폼 전략을 통한 대형 협력사의 확대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강화 등의 상품 기획 전략을 고도화한 점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여행, 레저, 렌털 및 트렌디 TV 취급고(거래액)가 증가한 점도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이번 성과는 CJ온스타일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78% 이상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성장세가 아닌 안정화 과정이라는 것이다.

유료방송사 입장에서도 할 말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홈쇼핑 방송이 이뤄질 때 구매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방송을 통한 전화 구매와 모바일 구매가 그것”이라며 “방송을 통해 두 가지 구매 형태가 성사되는 만큼 이들 모두를 고려해 수수료를 책정하는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 협상 과정에서도 실제 KT스카이라이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른 모바일 판매 방송 상품 매출 등 구체적 자료를 홈쇼핑사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을 통한 구매일지라도 방송을 통해 매출이 발생한 만큼 이를 합산한 기준으로 전체 매출을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 유료방송사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모바일 구매를 통한 매출까지 고려해 책정한다면 전체 매출에서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도 지금처럼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로의 갈등이 ‘블랙아웃(송출 중단)’이라는 극단까지 치닫는 것은 방송 생태계 존속을 위해서라도 서로에게 좋지 않다. 방송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적극적 협상은 이어가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케이블TV와의 갈등에서 지난달 1일부로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었으나 극적 타결로 합의에 성공했다. NS홈쇼핑과 LG유플러스는 송출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대가검증협의체까지 등장해 갈등이 심화되는 듯 했지만, 합의에 다다르면서 협상이 종료됐다. 이어진 현대홈쇼핑과 KT스카이라이프 간 갈등에서는 현재 대가검증협의체 가동이 요청된 상황으로, 현대홈쇼핑이 예고한 블랙아웃 시한인 20일까지는 약 일주일이 남아 있다.

대가검증협의체 가동 시 홈쇼핑사와 유료방송사업자 간 계약 공정성을 살피기 위해 5~7명의 위원단이 직접 중재에 나서게 되지만, 업계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다분하다. 대가검증협의체 가동 신청 이후에도 협의체 구성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며, 중재가 시작되더라도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협상 시한까지 약 하루 남짓한 시간을 앞둔 CJ온스타일과 LG헬로비전 간 갈등도 극적 타결로 협상이 종료될 수 있을지 업계 시선이 모인다. 앞선 사례처럼 대가검증협의체가 나서게 되는 수준까지 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블랙아웃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는 상황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본지 취재진에게 현재 진행 중인 협상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르다 보니 쉽지는 않다. 15일은 되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헬로비전 관계자 역시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며, 이상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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