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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출항 ‘KT 김영섭 號’...대규모 조직 개편에 대한 평가는?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12.04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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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올해 초 경영 공백으로 외풍을 겪은 KT가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의 첫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하며 의욕적인 출항을 알렸다. 최고경영자(CEO) 권한 강화와 상무보 이상 임원 20% 축소, 외부 인재 영입이 주 골자다. 그러나 조직개편 발표와 동시에 KT새노조가 본사만 물갈이된 ‘반쪽 개혁’이라고 평가절하하고,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들의 낙하산 의혹을 제기하면서 첫 시작부터 순탄치 않아 보인다.

KT는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이번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조직·인사를 합리적으로 쇄신해 기업의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회복과 함께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지난 8월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지난 8월 경기 성남 KT 분당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준법경영 강화, 기술혁신부문 신설, 외부 전문가 영입이 키워드

우선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기업 이미지 개선에 나선다. 객관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법무, 윤리(감사), 경영지원 부서장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하고 그룹사의 경영·사업리스크에 대한 관리 및 조정 기능을 강화했다.

본사 스태프 조직인 CSO(최고전략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등을 CEO 직속으로 편제하고 경영지원 기능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직화했다. 아울러 역할이 중복되는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해체하는 등 기능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CSO는 커스터머 전략부서를 리딩하고 있는 박효일 전무가 맡았고, CFO에는 그룹 내 재무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장민 전무가, CHO에는 인사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가 각각 보임됐다. 이들 세 명은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기존의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한 ‘기술혁신부문’도 신설했다. 연구 단계에서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개발 전 과정의 혁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AI(인공지능) 사업을 본격화하고 AI 거버넌스를 수립하기 위해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했다. 기존 AI2X랩과 외에도 AI 테크 랩을 추가로 신설해 AI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기술혁신부문 산하에는 클라우드, AI, IT 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해 고품질 과업수행을 담보하고 B2B(기업간거래) 시장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임원 규모도 축소됐다. 고객 지향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축소한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규모를 대폭 줄였다. KT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KT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기존 관행을 폐지,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할 계획이다.

부사장과 전무 등 4명의 주요 임원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신설된 기술혁신부문장(CTO)으로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커머셜을 거친 IT전문가로, KT그룹의 IT·AI 거버넌스 체계 수립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장에는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정 전무는 삼성SDS,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등을 거친 디지털 클라우드 기술 컨설팅 전문가로, KT그룹 내 클라우드, AI, IT분야의 기술 컨설팅 조직을 이끈다.

경영지원부문장으로는 신문방송학 교수 경력 및 미디어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임현규 부사장을 영입했다. 임 부사장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KT의 경영지원 고도화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법무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인 이용복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1992년 3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검사로 재직했다. 향후 KT의 다양한 법적 이슈 조정과 대응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주요 보직에 내부 인재를 보임한 점도 눈에 띈다. 커스터머부문장에는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B2C(소비자간거래) 마케팅총괄 역할을 맡게 됐다. 이 부사장은 단말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디바이스본부장과 충남·충북광역본부장을 역임하며 마케팅 트렌드 및 시장 전략 분석에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부사장은 B2C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네트워크 전문가인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해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보임됐다. 안 부사장은 광역본부장 재임 시 B2C-B2B-네트워크 조직을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조직 운영 리더십이 탁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네트워크 운용 전문성을 토대로 B2B 사업의 창의적인 디지털 혁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왼쪽부터) 이현석 부사장, 안창용 부사장, 오승필 부사장, 임현규 부사장, 이용복 부사장, 정우진 전무. [사진=KT 제공]
(왼쪽부터) 이현석 부사장, 안창용 부사장, 오승필 부사장, 임현규 부사장, 이용복 부사장, 정우진 전무. [사진=KT 제공]

‘반쪽짜리 개혁’ vs ‘이번 인사는 성공적’

KT새노조는 구현모 전 대표 당시 범죄, 부실 경영책임이 있는 전무급 이상을 대폭 물갈이 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광역본부 유지, 과도한 상무보 유지 등 현장 조직은 거의 변동이 없어 반쪽짜리 개혁이라고 평가하며 아쉬움을 표했다. 지난달 30일 발표한 KT새노조의 입장문에 따르면 “현장 조직에 변화가 없는 건 매우 유감”이라며 “광역본부를 폐지하고 상무보를 없애고, 일하는 현장으로 체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KT새노조는 김 대표에게 공문을 보내 외부 영입인사 낙하산 의혹에 대한 배경 설명을 요청하기도 했다. KT새노조는 김영섭 대표에게 보낸 공문에서 “외부 영입인사 명단을 보면 과거 KT의 정권 낙하산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며 “법무실장 이용복은 대통령 관련 인물로 논란이 예상되고, 경영지원부문장 임현규는 MB특보 출신으로 정권 코드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컨설팅그룹장 정우진은 LG CNS 출신으로 대표이사 지인 영입 논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외부영입 예정으로 공석인 경영진에 대해서도 낙하산 논란이 없도록 철저한 검증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반대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됐던 사법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하고 기업 이미지 개선에 긍정적이었다는 평이다. 전문성 강화 및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실었기에 앞으로의 경영 방향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번 KT 인사개편을 통해 기존에 있었던 경영 문제점에 대한 우려를 조금이나마 덜어낸 것 같다”며 “역할이 중복되던 사업 부문을 해체하고,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해 신사업에 힘을 실은 것도 앞으로의 경영에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조직개편과 인사 쇄신을 통해 김영섭 號가 본격 출항을 알렸다. 거친 외풍과 파고를 넘어 순풍에 돛단 듯 순항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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