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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시즌2'를 앞둔 카드사의 미묘한 온도차

  • Editor. 현명희 기자
  • 입력 2023.12.0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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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현명희 기자] 지난달 은행권을 시작으로 한 금융 당국의 상생금융 주문에 보험, 카드, 캐피탈 등 제2금융권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 수장들은 은행권에 이어 곧바로 보험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으로, ‘상생 압박’은 카드사 등에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카드사의 경우 지속된 업황 부진 영향이 커 ‘상생금융 시즌2’에 맞춰 추가적인 상생안을 내놓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드사 업황 부진으로 최근 금융권에서 논의 중인 ‘상생금융 시즌2‘는 카드사에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 업황 부진으로 최근 금융권에서 논의 중인 ‘상생금융 시즌2‘는 카드사에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금융권 상생금융 시즌1에 이어 지난 10월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을 계기로 지난달 은행권에서 먼저 ‘상생금융’ 방안 논의가 시작되자, 제2금융권에도 상생금융 주문이 곧 시작될 것이란 예측이 주를 이뤘다.

스타트는 보험사가 끊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보험사 CEO들과 만나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와의 간담회가 기정사실로 되자 카드사와 증권사도 금융 당국과 상생금융 방안을 위한 일정을 논의 중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카드사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최근 지속된 실적 악화로 업계가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4천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고, 총자산이익률도 1.41%로 전년 동기 대비 0.14%포인트 하락했다.

연체율도 증가세다. 전업 카드사 평균 연체율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67%로, 전 분기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금융 당국 요청으로 카드업계에선 이미 한 차례 상생금융 방안도 나온 바 있다. 지난 6월 우리카드가 카드업계선 최초로 총 22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냈고, △현대카드(6000억원, 현대커머셜 포함) △신한카드(4000억원) △롯데카드(3100억원) △하나카드(3000억원) △KB국민카드(3857억원) △BC카드(2800억원) 등이 뒤를 따랐다. 규모로만 모두 2조원 가량이다.

그러나 금융 당국으로서도 상생 압박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겨진다. 고금리와 고물가로 서민 자금난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빚을 빚으로 돌려막는 카드론 대환대출도 실제로 잔액이 1년 새 50% 가까이 증가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신용카드 9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은 1조4천90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년 동기(1조101억원) 대비 47.5% 증가한 수치였다.

서민 자금난이 심화되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50%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서민 자금난이 심화되자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50% 가까이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카드사는 추가적인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업계는 악화한 업황 영향으로 카드사가 새 상생안을 내놓기 보다는 기존안에 ‘내실화’를 더해갈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카드의 기존 상생안은 취약차주 채무정상화 프로그램 운영 및 저소득 고객 대상 신규 대출 지원, 영세∙중소가맹점 카드 이용대금 캐시백 지원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취약계층 대상 금융 대출 지원과 소상공인 토털 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을, 하나카드는 소상공인 매출 대금 조기 지급 프로그램과 신용대출 금리우대 프로그램 등을 기존 안으로 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추가 상생금용 방안을 마련하게 될 경우 이 범위 내에서 추가적 지원을 검토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아직까지 카드사 자체적인 상생금융 방안의 방향성이나 금융 당국과의 논의 일정은 구체적으로 나온 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업다운뉴스 취재진에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방향성조차도 구체적으로 나온 바는 없다”고 말했고, 신한카드 관계자 역시 “카드사 업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상생금융 방안 관련한 금융 당국 요청은 아직 전달된 적 없다. 간담회 일정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금융 당국에서 추가적인 상생안 주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에 카드사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2위인 삼성카드는 상반기 카드사들의 상생 행렬 동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자체적인 상생안을 마련하지 않아 비판을 받기도 했을 만큼 카드업계 내에서도 상생금융 지원책은 이슈로 떠올랐다. 

업황 부진으로 카드사 낯빛은 밝지 않은 가운데, 상생금융 시즌2를 앞둔 카드사 향배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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