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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리뷰] 쓰론앤리버티, 엔씨 북미 시장 공략의 초석 될까?

  • Editor. 이수아 기자
  • 입력 2023.12.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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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수아 기자] 지난 7일 엔씨소프트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가 출시됐다. 엔씨가 11년 만에 출시한 신작 PC MMORPG인만큼,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이목이 집중됐다. 게이머 반응도 여러모로 뜨거웠다. 엔씨가 TL를 통해 이른바 ‘착한 BM(수익모델)’을 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쓰론 앤 리버티(TL) 튜토리얼 이후 컷씬. [사진출처=TL]
쓰론 앤 리버티(TL) 튜토리얼 이후 컷씬. [사진출처=TL]

엔씨소프트의 게임, 리니지로 대표되는 엔씨 게임에 대한 국내 게이머의 인식은 간단히 말해 ‘돈이 무척 많이 드는 게임’으로 통한다. 수억대 가격으로 유명한 PC 리니지의 집행검이나, 유료게임 순위에서 5등 이하로 내려온 일이 없다시피한 리니지m, 리니지2m의 성적이 이 인식을 키워왔다. 전쟁에 가까운 대규모 경쟁 pvp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독자적인 매력이 있지만, 그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자본을 포함한 많은 투자가 필요한, 힘든 게임이란 이미지다. 엔씨 게임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신규 유저 유입에 장애를 가져왔다. 랜덤박스 형식의 과금 방식을 싫어하고 콘솔에 익숙한 서구권 유저 공략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엔씨는 이미 한번 이 이미지를 깨려고 시도했다. 2021년 출시한 리니지W를 통해서였다. 엔씨는 리니지W를 통해 북미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BM과 콘솔 그리고 PC와 모바일을 포함한 멀티플랫폼 개발을 내세웠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리니지W는 그간의 리니지라이크 게임과 다를 게 없다는 평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착한 BM’을 외친 TL을 바라보는 게이머의 시선이 냉정한 건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베타 테스트를 통해 공개된 TL은 리니지라이크 게임이 가진 특성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저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엔씨는 자동사냥과 자동 이동을 삭제하는 등 리니지라이크 게임의 근간이 되는 게임성을 바꾸고 배틀패스 형식의 BM을 공개했지만 유저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정했다. 정식 출시를 앞두고 발표된 쇼케이스 영상에는 ‘엔씨를 믿을 바에 전청조를 믿겠다’, ‘제발 재미있게 나와서 뽑기 BM이 아니어도 성공하는 게임이 나오길 바란다’ 등 상반되는 댓글이 달렸다.

냉담한 시선과 혹시 하는 희망 속에서 직접 플레이해 본 TL은 스토리 전개와 세계관 몰입에 중점을 뒀다는 인상이 강했다. 새로운 지역을 개방하면 풍광과 함께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보여주는 컷씬이 펼쳐지고 지역 탐사 코덱스와 메인퀘스트 역시 설정에 충실히 이어져 이야기를 강화했다. 정신없이 플레이하는 중에도 메인퀘스트를 복기할 수 있도록 흘러나오는 내레이션과 한국어 풀 더빙은 스토리 몰입에 도움을 줬다.

TL 플레이 중 스토리 컷씬. [사진출처=TL]
TL 플레이 중 스토리 컷씬. [사진출처=TL]

최신게임다운 그래픽은 캐릭터의 모공과 주근깨까지 섬세하게 묘사했고, 장비 제작-강화 시스템이나 변신, 펫 기능을 하는 아미토이 등 시스템적으로 익숙한 요소가 많아 게이머라면 낯설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

전투는 베타 테스트와 달리 역동적으로 변했다. 이동 공격과 점프 공격이 가능해져 리니지처럼 제자리에서 서서 칼을 주고받는 정적인 전투 방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2개 무기를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전투 방식과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스탯은 유저가 선택 가능한 전투 방향성을 넓혔다는 느낌을 받았다.

TL 전투 장면과 UI. [사진출처=TL]
TL 전투 장면과 UI. [사진출처=TL]

과금상품은 배틀패스, 코스튬 정도로 엔씨의 약속대로였다.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고, 좀 더 빠른 성장을 원한다면 정액제를 구매하듯 배틀패스를 구매하는 것으로 넉넉한 성장 재화를 얻을 수 있었다. 게임 방향성을 이대로 유지한다면 시작 부담이 덜한, 진입장벽이 낮은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엔씨가 목표한 북미 시장을 노릴 수 있고, 국내에서도 경쟁 PVP 게임에 입문하는 유저를 늘릴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게임이 맹숭맹숭하단 느낌을 동시에 받았다. 익숙한 시스템, 잘 만든 그래픽과 스토리 설정으로 시작하긴 편했지만 새로운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은 받기는 쉽지 않았다. TL만의 장점이나 차별점이 될 만한 요소 역시 찾기 힘들었다. 

콘텐츠 부족으로 인해 성장이 막히는 부분도 존재했다. 사냥을 통해 얻는 경험치가 적어 주로 퀘스트와 탐사로 레벨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컨텐츠 부족으로 성장을 위한 경험치 수급이 어려워지는 구간이 존재했다. 만렙에 가까이 레벨을 올려야 pvp등 게임에 있는 요소를 전부 즐길 수 있는데, 레벨을 올릴 수 없으니 게임이 답답해졌다. 긴 퀘스트 동선도 답답함에 한몫했다.

UI 시인성에도 문제가 있다. 사냥과 전투보다는 퀘스트와 탐사로 레벨을 올리도록 설정돼 지도를 보고 찾아가야하는 일이 잦은데 지도에 지형이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아 길을 찾기 어려웠다. 내비게이션 기능 역시 존재하지 않아 길을 헤매는 게이머가 한둘이 아니었다. 

TL은 결과적으로 시간을 많이 들여 진득하게 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게이머 대부분이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이 있는 지금 게임 시장에서, TL은 이미 잘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 할 시간을 빼앗아TL에 쏟아 붓게 만들어야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레벨 제한에 도달한 이후에는 PVP 경쟁이 주된 콘텐츠를 이루는 만큼 언제든 리니지식 BM이 들어올 수도 있다는 불안도 있다. 유저 커뮤니티 반응 역시 엇갈린다. ‘엔씨가 이렇게도 만들 수 있구나’ 하는 희망적인 의견부터, ‘뻔하고 새롭지 않다, 굳이 시간 들여 플레이할 이유가 없는 게임’, ‘언제 뒤통수를 칠지 모른다’는 냉정한 목소리도 눈에 띈다. 

다만 이런 시선은 1020 게이머가 MMORPG를 썩 즐기지 않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의 얘기다. 엔씨가 목표로 삼은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는 희망적이다. TL의 과금 허들은 거의 없는 수준이니, 출시 후 발표한 프로듀서의 편지대로 성장 과정의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UI가 개선된다면, 리니지식 PVP의 재미를 북미에도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리니지식 전쟁 PVP의 재미는 한국과 대만에서 수차례 검증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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