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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상승·저가공세’ 이중고에 빠진 철강업계, 내년 상반기 전망은?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3.12.15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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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 일본산 철강 수입 증가로 인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4분기와 내년에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지며 철강업계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중국산 철광석 수입 가격은 전날 기준으로 1t(톤)당 135.90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초(1월 3일) 기준 t당 117.65달러 대비 15.5% 증가했다.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으로 연간 철강 생산 한도를 해제하면서 중국의 철광석 수요가 급증하자 가격이 뛰어오른 것이다. 철광석과 더불어 철강 제품을 만들 때의 핵심 원료인 제철용 원료탄(호주산)도 1t당 333.5달러까지 올랐다. 올해 초(1월 3일) 기준 t당 294.5달러 대비 13.2% 오른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 일본산 철강 수입 증가로 국내 철강업계 전망이 밝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원자재 가격 급등과 중국, 일본산 철강 수입 증가로 국내 철강업계 전망이 밝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공급과잉...“제품 가격 내려야 할 판”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철강업계들은 제품가격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외 건설 경기가 얼어붙는 등 수요가 부진한데, 국산보다 저렴한 중국과 일본 제품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된 철강재는 1439만5000톤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95만7000톤) 대비 11.1%(143만8000톤) 늘어난 수치다. 연말까지 수입 철강재는 1500만톤을 넘어서며 코로나 이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별로는 중국산 철강재는 807만3000톤이 수입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31.2% 급증했다.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519만6000톤으로 지난해 대비 4.2% 늘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부동산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초과 생산분을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하고 있고, 일본은 엔화가치가 33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는 엔저 현상으로 인해 철강재 수입이 늘어나고 있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저렴한 중국산, 일본산 철강재를 사용하게 되면서 철강사들은 오히려 제품 가격을 낮추라는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연합뉴스]
포스코 포항제철소. [사진=연합뉴스]

후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후판은 선박에 사용하는 두께 6mm 이상 철판이다. 후판 가격을 놓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는 매년 상·하반기 각각 가격 협상을 벌이는데, 당초 11월에 협상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6개월 넘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철광석, 전기료 인상 등으로 원자재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에 판매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중국·일본산 제품과 가격 차이가 크다며 제품 가격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급 논리를 앞세운 조선사의 가격 인하 주장이 받아들여지며, 하반기 후판 가격이 t당 90만원 중반대로 소폭 인하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는 90만원 후반~100만원이던 상반기 대비 소폭 인하된 가격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도 후판 가격을 오히려 낮추게 된 철강사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4분기·내년 실적 전망도 ‘흐림’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4분기·내년 실적 전망도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0대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 등과 진행한 ‘2024년 산업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철강 분야는 ‘흐림’으로 예보됐다. 국내 전방산업의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내년까지 수입산 철강의 국내 유입이 지속되고, 높은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인도, 아세안 지역에 경쟁국들의 수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시장의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고 전망했다.

철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설업은 조사 대상 10개 산업 중 유일하게 ‘비’(매우 부정적)로 예보됐다.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민간 건축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철근의 최대 수요처인 건설업계도 전망이 밝지 않기에 철강사의 실적 반등은 다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제철 포항공장. [사진=연합뉴스]

철강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후판 가격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가절감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지만 철근 소비가 많은 건설 시장도 힘들기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과 일본의 수입 철강재가 계속 공급이 된다면 국내 철강사들은 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 재건 사업 수요가 늘고, 중국 내수 경기가 회복한다면 철강 업황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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