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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우리은행 인도 지점 개설, 왜 인디아 러시인가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1.1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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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새해부터 은행권의 인디아 러시가 활발하다. 은행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시장 대신 글로벌시장에서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선 가운데 인도를 선택한 은행들의 전략과 목표에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0월 인도 금융당국의 인가 심사를 받고 첸나이와 푸네에 지점 설립을 목표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첸나이와 푸네는 지점 개설을 위해 각각 1명의 개설준비위원장과 2명의 개설위원 등 총 6명이 발령 난 상태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아마다바드와 푸네 지점 신설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개설 인력들을 인도로 보냈다. 우선 발령받은 지점장과 인원들이 지점 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제공]
KB국민은행 본점 전경 [사진=KB국민은행 제공]

국민은행은 2019년 2월 인도 구루그람에 첫 지점을 열었다. 이후 첸나이와 푸네 지점을 신설해 인도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추가 지점 개설 시기가 연기돼 왔다.

우리은행은 새해 첫 글로벌 전략으로 인도 영업 확대를 선택했다. 아마다바드와 푸네 지점이 개설되면 첸나이와 구루그람, 뭄바이를 포함해 인도 전역에 총 5개 지점망을 구축하게 된다.

두 은행이 인도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유엔인구기금(UNFPA)의 세계 인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14억 인도 인구는 중국을 근소하게 앞서 세계 1위로 올라섰고, 인도 평균 연령은 28세로 중국보다 10세 정도 젊다.

또한 미국의 중국 견제로 세계공장 역할이 중국에서 인도로 넘어가려는 조짐도 보인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최대교역국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한국도 인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대(對)인도 수출은 189억달러로 2021년의 최대 수출액(156억달러)을 경신했다.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장으로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철강 완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잠정집계로 지난해 실적은 180억달러 수준이다.

이로 인해 아마다바드와 첸나이, 푸네에도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다. 아마다바드는 세계 최대 석유화학단지이자 인도 수출 점유율 1위 항만 지역이다. 대형 산업단지 224개와 경제자유구역(SEZ) 26곳이 존재한다. 벵골만과 접한 남인도 최대 도시 첸나이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현대글로비스, 롯데제과 등 국내 대기업이 여럿 진출해 있고, 서부 해안 도시 뭄바이와 동일 경제권을 형성하는 푸네는 LG전자와 기아 등 약 50개 기업이 공장과 유통 기지를 두고 있다. 현지 우량 기업들이 두 은행에서 노리는 잠재 고객들인 셈이다. 이들 지점은 개설과 인력 채용을 마무리하는 대로 기업들의 금융 수요에 맞춰 활발한 영업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제 준비하는 단계”라며 “인도 시장 미래를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에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이유로는 글로벌 비중이 꼽힌다. 국민은행의 인도 지점 추가 개설에 KB금융그룹은 현재 한 자릿수인 해외 사업 순이익 비중을 2030년 30%, 2040년까지 4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에 한 발짝 다가설 계획이다. 우리은행의 개설도 지난해 10월 발표한 우리금융그룹 ‘글로벌 중장기 사업계획’ 일환이다. 당시 우리금융이 설정한 중장기 목표는 2030년 글로벌 수익비중 25% 달성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기업금융(IB)과 기업투자금융(CIB) 강화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인수 금융 주선 역량을 활용해 인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신규 딜을 발굴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고, 인도 내 영업망 확대나 리테일 시장에 집중해 현지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더불어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리기에도 용이하다. 우리은행은 2018년 뭄바이 지점 내 IB 데스크를 설치했는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한창인 만큼 장기적으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영역 확대에 대한 뜻을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인도는 서남아시아 경제권 허브이기 때문에 인도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주변 국가로 진출하기도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

인도시장 공략에 나선 금융사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뿐만이 아니다. 현재 인도에는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6곳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하나은행도 2곳의 지점을 두고 있다. NH농협은행 또한 지난해 노이다 지점을 개설해 인도 진출에 첫 발을 내딛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인도 현지 증권사 쉐어칸 리미티드를 인수했고, 신한투자증권도 지난해 9월 사내 직원으로 구성된 ‘인디아 원정대’를 꾸려 뭄바이와 뱅갈루루 답사에 나서는 등 인도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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