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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이익 1등 조준’ 우리은행, 속도와 내실 모두 잡을까?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1.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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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당기순이익 1등을 위하여!”

우리은행의 장대한 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과연 순위표 최상단 점프와 함께 내실 있는 성장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일산 킨텍스에서 ‘2024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1등 은행 DNA’를 다시 일깨워 올해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조병규 은행장을 비롯해 국내외 임원, 지점장급 1200명이 참석해 ‘무브 퍼스트, 메이크 퓨처(MOVE FIRST, MAKE FUTURE)’라는 슬로건 아래 올해 사업 계획과 중장기 경영 계획 달성을 위한 전략 공유와 다짐의 시간을 가졌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올해 경영 전략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올해 경영 전략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 당기순이익은 2020년 1조3094억원, 2021년 2조1523억원, 2022년 2조5474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하지만 2022년 기준 하나은행 2조9859억원, KB국민은행 2조9082억원, 신한은행 2조6318억원과 비교하면 가장 낮다.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보더라도 4대 은행 중 꼴찌인 1조3165억원을 기록했다. 따라서 우리은행의 이번 발표는 실적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기순이익 1위로 방점을 찍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은 선택과 집중의 영업 전략을 통해 당기순이익 1위 목표에 도전할 계획이다. 조병규 은행장은 “올해는 우리은행이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면서 “1등 은행을 경험해 본 저력과 자부심을 발휘해 정말 놀라운, 가슴이 뛰는 우리의 해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도 ‘2024년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올해는 시장이 기대하는 수준 이상의 성과를 보여달라”고 속도전을 주문했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에 강점이 뚜렷하다. 과거 한일·상업은행부터 이어져 온 탄탄한 대기업 네트워크를 토대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했다. 물론 2022년 하반기 이후 타 은행에 비해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영업이 부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전략 발표 기자 간담회를 열었고, 이후 하반기에만 15조6000억원의 우량 자산을 늘리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영업력을 더욱 강화해 해당 목표를 조기에 완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선택과 집중에 따른 속도도 중요하지만 건전한 방향으로 성장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당국의 은행권 이자장사 비판이 거세지고 있고, 은행권은 한 발 더 나아가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사회적 역할 강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 올해 최우선 목표로 일제히 ‘상생금융’을 내걸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순이익만 늘리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사회공헌활동 비용에 소극적이기도 했다. 은행연합회의 ‘2022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2022년 사회공헌활동 금액은 1950억원으로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활동 비용은 한 자릿수대인 7.24%에 불과하다. 또 기업금융의 공격적 확대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는 중이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새해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 환경 속에서 본업 경쟁력 강화와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도 힘쓸 방침이다.

우선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일환으로 총 2758억원 규모의 지원을 신속히 이행할 전망이다. 공통 프로그램인 자영업자·소상공인 이자 캐시백에 1885억원을 지원하고, 자율 프로그램에 873억원을 활용해 중기·소상공인 대출 보증기관 출연 확대, 학자금 대출 이자 캐시백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어려운 시기에 고객들을 돕는 것은 은행이 당연히 해야 할 사회적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도 많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생금융 지원의 빠른 이행에 더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 사회공헌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은행은 큰 폭의 자산 성장에도 불구하고 부실 채권(NPL) 비율 등 건전성 지표도 양호하고, 자본적정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비율과 보통주자본비율도 모두 상승했다며 안정적으로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은행 BIS 비율은 2022년 15.60%에서 지난해 3분기 16.22%로 올랐고, 보통주자본비율 역시 같은 기간 12.68%에서 13.55%로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에서 비껴난 점을 고객 신뢰 회복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주요 은행들 판매 잔액이 2조~8조원 규모인 반면 우리은행은 400억원으로 만약 금융 당국 차원에서 일부 보상안이 결정되더라도 대규모 손실을 피할 수 있다. 고객 이익 중심의 자산관리(WM) 기조를 강조함으로써 영업 패러다임을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으로 바꾸는 등 신뢰 회복에 힘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밖에도 우리금융이 포스증권을 인수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지주사의 외연 확장이 예견된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내 자산운용·투자금융·글로벌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우리은행 제공]

“한 손에는 나침반을, 다른 한 손에는 스톱워치를 들고 목적지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 나가자.”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올해 그룹 경양전략워크숍에서 성장을 위한 속도와 방향을 강조한 얘기다. 우리은행도 나침반과 스톱워치를 적절히 활용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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