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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은행 도전장’ 현대해상, 강점 살린 차별화로 ‘3전 4기’ 이룰까

  • Editor. 김준철 기자
  • 입력 2024.02.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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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준철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 독과점 깨기 모색에 나선 상황에서 그 방안의 하나로 제4인터넷은행 설립이 탄력을 받고 있다. 여러 업종이 시장 진출에 도전장을 낸 가운데 현대해상화재보험이 보험사로는 유일하게 참여해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금까지 유뱅크, KCD뱅크, 소소뱅크가 컨소시엄으로 인터넷은행 설립 인가 추진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달 초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현대해상을 비롯해 온라인 투자연계 금융업체 렌딧, 세무·환급 플랫폼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 외환 전문 핀테크 기업 트래블월렛 등 5개 업체가 참여했다. 유뱅크는 주주 구성이 완료되면 금융위원회에 예비 인가를 신청할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이번 컨소시엄에 최대주주로 출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해상 본사 전경 [사진=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 본사 전경 [사진=현대해상 제공]

현대해상은 현재 제4인터넷은행을 추진하고 있는 컨소시엄 가운데 유일한 제도권 대형 금융사이자 보험사로 주목받는다. 그간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해 온 건 대체로 금융지주나 은행, 증권사가 다수였는데, 이번에 유일하게 보험사가 참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현대해상이 최근 포화 상태의 보험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는 것과 연관이 깊다고 보고 있다. 실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는 지난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흑자 가도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고착화된 비대면 거래 수혜를 입었고,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면서 외형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현대해상 입장에선 충분히 눈길을 돌릴 만한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특히 금융지주 우산 아래 있는 은행계 보험사들은 모회사 격인 시중은행을 통해 영업을 확장할 수 있지만, 현대해상과 같은 기업계 보험사는 판매 채널이 다소 제한적인 실정이다. 최근 전통 영업 방식의 보험 설계사 판매 채널이 하향세인 상황에서 이번 컨소시엄은 영업 채널 다각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주된 이유”라며 “보험업이 성장세가 큰 산업은 아니다. (금융소비자들이) 보험 1~2개씩 들고 있기 때문에 지속 성장에 대한 고민이 깊다”고 컨소시엄 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 현대해상의 인터넷은행 진출 도전은 처음이 아니다. 지금의 인터넷은행 형태와 차이가 있지만 2000년 대우증권과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이를 포함하면 이번이 네 번째 도전이다. 현대해상은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설립 법안이 통과되면서 설립에 재도전했다. 인터파크·웰컴저축은행·SK텔레콤·한국증권금융 등과 아이뱅크 컨소시엄을 설립, 예비인가를 신청했지만 심사에서 탈락했다. 2019년에는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가 최종적으로 불참을 결정했다. 당시 주주구성과 사업모델 등을 두고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신규 인가 기준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는 기존 인가 요건인 사업 계획, 자금 조달 방안, 자본금 요건, 주주 구성 계획 외에도 신용평가모델(CSS), 중금리 대출 계획 등을 추가 인가 요건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인가 조건이 빡빡해졌다. 일각에서는 현재 컨소시엄 후보자들이 개인사업자 고객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조건들을 더 꼼꼼하게 살펴볼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현대해상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 [사진=유뱅크 컨소시엄 제공]
렌딧, 루닛, 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 트래블월렛, 현대해상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유뱅크 컨소시엄 [사진=유뱅크 컨소시엄 제공]

따라서 현대해상이 이전 실패를 디딤돌 삼아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강점은 강점대로 살려 정밀하게 차별화 전략을 갖출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뱅크뿐만 아니라 경쟁 컨소시엄을 포함, 대형 금융회사는 현대해상이 유일하다는 점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신용이나 매출 변동 면에서 리스크가 있는 만큼 안정성을 갖춘 대형 금융사 참여도 필요했는데, 인터넷은행이 꼭 갖춰야 할 사업적·재무적 안정성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자본력은 물론이고 오랫동안 축적한 고객 데이터, 영업 능력을 보유한 만큼 인터넷은행 설립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컨소시엄 내 핀테크사들과 협력하게 된 점도 긍정적이다. 다양한 생애주기의 고객 데이터를 보유해 서비스 전반에 관한 것과 내부 통제·고객 보호 체계 등 안정성 전반에 대해 협업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기반으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만든 렌딧과 생성형 AI 기반의 업무 효율화 및 고객 응대 도구를 개발해 대출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다. 아울러 유뱅크 컨소시엄 자체도 고객군을 시니어, 소상공인·중소기업, 외국인으로 잡고, 이들을 포용하는 금융으로 차별화를 이루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보험 시장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는 현대해상이 금세기 들어서만 네 번째 도전에서 ‘3전 4기’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내 신성장 동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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