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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첫 0.6명대 합계출산율이 키우는 '인구쇼크'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2.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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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까지 떨어지면서 인구감소 시계가 더 빨라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연간 0.7명대를 유지했지만, 하락 속도로 볼 때 올해 심리적 저항선 붕괴가 예상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도 역대 최저치인 23만명대로 급락하면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추월하는 ‘인구 데드크로스’는 4년째 이어졌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전년(24만9200명) 대비 1만9200명(7.7%) 감소, 역대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2만200명(5.4%) 감소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12만2800명 앞지르면서 첫 자연감소로 돌아선 2020년(3만2600명)보다 격차는 크게 늘었다. 4년 연속 자연감소가 깊어진 것이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에 진입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에 진입했다. [사진=연합뉴스]

연간 출생아 수는 2017년(35만7800명) 40만명 선이 무너진 뒤 2020년(27만2300명)부터 20만명대에서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2년 연속 4%대 감소율로 '인구쇼크'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2020년(-10.0%) 이후 감소 기울기가 최대로 가팔라졌다. 2013년(43만6500명)과 견줘 10년 새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것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전년보다 0.4명 감소한 4.5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10년 전(8.6명)에 비해 반토막 난 수준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돠는 인구지표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한국의 초저출산에 따른 인구소멸을 예고하는 합계출산율은 더 악화됐다. 2022년 0.78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0.06명 줄며 지난해 0.72명으로 다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015년(1.24명)을 정점으로 2018년(0.98명) 1명선 붕괴를 포함해 8년째 내림세다. 2021·2022년 각각 0.03명이었던 내림 폭도 지난해 두 배 커지면서 하락 속도가 빨라지는 흐름이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5명 감소하며 0.70명선이 깨진 하락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적으로도 전국 17개 시도 전부 0명대 출산율 시대를 맞았다. 2022년 광역시도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1명대(1.12명)를 유지했던 세종시마저 지난해 0.97명으로 하락하면서다.

합계출산율로는 자녀세대의 인구절벽을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인구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추정된다. 남녀 한쌍이 평균 2.1명의 아이를 가지면 인구는 줄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유일한 0명대로 만년 꼴찌다. 2021년 기준 OECD 평균 출산율(1.58명)과 가장 큰 격차를 보인다.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저조한 스페인(1.19명)과의 격차도 상당히 크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의 심각성은 계산으로 풀어보면 체감할 수 있다. 남녀 한쌍에서 0.72명이 태어나기 때문에 결국 성인 한명에게서 나오는 아이는 0.36명 수준으로 떨어진다. 자녀세대의 인구가 부모세대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다는 얘기다. 합계출산율을 절반으로 뚝 잘라서 100을 곱하면 현재와 비교한 미래세대의 인구 규모(비율)를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으로 볼 때 권위있는 인구학자인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지난해 12월 칼럼에서 한국이 초저출산이 깊어지면 '1호 인구소멸국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대로 소멸시계는 빨라지고 위기감은 커지게 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로 볼 때 합계출산율이 1.34명(고위추계)으로 늘어나야 2060년 출생아 수는 23만5000명으로 그나마 지난해와 비슷해질 수 있는데, 현재보다 두 배 넘게 출산율이 급등해야 가능한 장밋빛 시나리오다. 각종 저출산 대응으로 합계출산율을 10년 전과 비슷한 0.82명(저위추계)으로 되돌린다 하더라도 2060년 출생아 수는 9만8000명으로 줄어드는 암울한 시나리오와 맞딱뜨리게 된다.

합계출산율 추이와 비교 [자료=통계청 제공]
합계출산율 추이와 비교 [자료=통계청 제공]

어머니의 나이도 중요한 잣대다. 산모의 평균 연령은 33.6세로 0.1세 높아졌다. 첫째아기 33.0세, 둘째아 34.4세, 셋째아 35.6세로 전년보다 0.1~0.2세 상승했다. 첫째 출산 연령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나이다. 35세 이상 고령산모 비중은 36.3%로 0.6%포인트(p) 증가했다.

출산 나이가 늦춰지는 것은 다자녀 비중 급락으로 이어지면서 저출산 현상은 더욱 깊어진다. 지난해 첫째아이는 13만8300명으로 4.6%(6700명) 줄었지만, 둘째는 11.4%(9500명), 셋째 이상은 14.5%(2900명)로 두 자릿수 감소 폭을 보였다. 둘째·셋째아가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첫째아 비중은 1.9%p 상승한 60.1%로 집계됐다. 아이 하나 갖는 것도 어려운 실정인데, 다자녀 낳기는 더욱 주저하고 있는 현상이 드러나는 대목으로 읽힌다.

정부는 올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도 내림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망 경로대로 연간 출산율이 0.6명대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이후 혼인 건수가 계속 줄어왔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지난해도 0.7명대가 됐고, 올해도 그 영향이 조금 더 있을 것”이라며 “작년 장래인구추계 전망으로 봤을 때도 올해 합계출산율 예상은 0.68명이었는데, 그에 약간 수렴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구 쇼크’ 지표가 발표되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수요자 중심 저출산 대응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저고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저출산은 고용·주거·양육 부담과 경쟁압력 등 다양한 사회구조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나타난 결과”라며 “중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순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실증 분석을 바탕으로 기존 저출산 정책 과제를 평가해 정책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대책 중심으로 재구조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전하면서 “양육부담의 완화와 일·가정 양립의 실질적 정착은 물론 일자리와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과 인식 전환 노력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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