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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 기대감’ 정유업계, 여전히 변수는 있다?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3.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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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지난해 부진을 기록한 정유업계에 실적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지난해 4분기 대비 3배 정도 상승했고,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연장에 따른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동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요소가 지속되고 있어 정유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분위기다.

2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5.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배럴당 최고 15.3달러까지 치솟으면서 지난해 4분기 평균인 4.1달러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정제마진,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제마진, 국제유가 상승으로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 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정제 시설 운영 비용, 원유 구매 비용 가격, 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보통 정제마진 4~5달러를 정유사의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이번 달 전통적인 계절 비수기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지난 1월 평균 배럴당 7.8달러, 지난달 8달러를 기록했던 수치와 비교해 상승세가 꺾였으나 여전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있고, 1분기 내내 정제마진이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정유사 실적 전망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 제한과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 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영향에 4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우는 중이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종가는 82.72달러로 전날 종가 대비 2.1% 상승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날 종가대비 1.55달러(1.8%) 오른 배럴당 86.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상승으로 WTI는 지난해 10월 31일 이후, 브렌트유는 지난해 10월 27일 이후 각각 4개월여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공급 측면에서 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생산국인 이라크가 향후 몇 달간 원유 수출을 하루 330만 배럴로 제한하겠다고 밝혔고,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원유 수출이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 1월에도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주말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도 공급 축소 우려를 낳았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회복으로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기대도 오름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0%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5.0%)를 웃돌았다.

정제마진·국제 유가 상승에 힘입어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들의 실적 회복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을 4599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동기(3750억원) 대비 22.6%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인 726억원에 비하면 6.3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에쓰오일은 1분기 47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동기(5157억원) 대비해서는 감소한 수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76억원)에 비하면 훨씬 높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올해 1분기 실적회복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 루비마르호가 홍해에서 침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 루비마르호가 홍해에서 침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정유사들은 중동지역 리스크를 고려해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미국·영국-예멘 후티 반군 간 전쟁으로 중동산 원유 수입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 작전이 벌어지며 공급망이 불안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급망이 불안해지면 해상 운송 가격 상승으로 기업 부담이 늘어나고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이 장기화 될 경우 원유 구입비용이 증가하는 점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국제 유가 상승은 석유 제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돼 단기적으로 정유사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하지만, 원유 구입비용이 일정 수준을 넘어가게 되면 영업이익을 상쇄시킬 수 있기 때문에 유가 안정 및 수요 증가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부분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반토막 나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올해 초부터 정제마진·국제 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전반기 내내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지역 리스크로 공급망에 문제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국제 유가의 안정세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국제 유가 안정세와 수요 정상화가 정유업계 실적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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