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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사업 한계 부딪힌 석화업계, 위기극복 카드는?

  • Editor. 박대연 기자
  • 입력 2024.03.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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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박대연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중국발 범용 화학제품 과잉생산 등으로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 석화 기업들이 수익성이 낮은 석화 제품 생산 설비 매각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공장 가동률을 낮추는 등 자구책을 수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통 산업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혔다는 위기감에 가격 경쟁력을 잃은 사업은 축소하고 미래 성장 사업에 집중해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은 수익성이 낮아진 석화 제품 생산 설비들을 매각하거나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며 스페셜티, 친환경 등 고부가가치 사업 위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국내 석화기업들이 길어지는 업계 불황에 국내외 생산 설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석화기업들이 길어지는 업계 불황에 국내외 생산 설비 매각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LG화학은 전남 여수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을 포함해 석유화학 사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사업 축소설이 돌았다.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업스트림 부문을 분할한 후 올해 안으로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석유화학 사업 NCC 매각설에 대해 “핵심은 매각이 아니고 원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매각이라는 것은 적당한 표현이 아닌 것 같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LG화학은 석유화학 원료인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여수 SM공장의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에틸렌옥시드(EO), 에틸렌글리콜(EG) 등 범용 제품 생산 중단도 고려 중이다. 지난해에는 IT 소재 사업부 필름 사업 중 편광판 및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업체에 매각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내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매각했고, 중국 허페이법인과 폴란드 판매법인, 계열사 케이피켐텍 등을 청산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의 대규모 생산 기지인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 매각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 제품 원료인 에틸렌,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는 LC 타이탄은 지난 한 해 612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구체적인 사항은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달 말 중국 현지 기업과 설립한 합작공장 지분을 정리했다. 지난 2월 지분 50%를 보유한 중국 일조금호금마화학유한공사의 지분을 현지 파트너인 르자오진마그룹에 전량 매각했다. 해당 공장은 제지용 코팅 원료와 카펫, 아스팔트 개질제, 타이어코드 제조 등에 쓰이는 스티렌부타디엔(SB)-라텍스를 생산해왔다.

최근 4~5년간 중국이 신·증설을 통해 석유화학 제품을 싼값에 공급한 것이 석화 업황 부진의 원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석유 기반 원료 의존성이 높은 국내 석화 제품의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글로벌 에틸렌 생산설비 규모는 지난 2013년 대비 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의 중국 자급률은 지난 2020년 100% 넘어섰으며, 지난해 기준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115%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로 3년 전인 2020년 42.9%에 비해 6.6%p(포인트) 떨어졌다.

LG화학 여수 NCC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 여수 NCC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이처럼 글로벌 경쟁으로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자 국내 석화기업들은 한계사업 정리와 함께 친환경·바이오·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이를 중심으로 설비 투자를 확대한다. 롯데케미칼 역시 핵심 신사업인 배터리 소재와 수소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다. 금호석유화학은 기존 주력사업에 더해 탄소나노튜브(CNT),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CCUS) 등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중국의 과도한 설비 증설로 인해 석유화학 전통사업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됐다”며 “업계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아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성장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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