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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호텔, 국민혈세 먹는 하마 될 가능성

용산에 30층짜리 군 간부용 호텔 건립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4.11.1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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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이 서울 용산역 부근의 '용사의 집' 부지에 군 간부용 30층 호텔을 건립할 방침을 밝혀 국민혈세 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용사의 집'은 1969년에 지어졌고 2012년 건물 안전도 검사에서 C등급을 받아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육군은 그 자리에 1300억원을 들여 지상 30층, 지하 7층, 연면적 4만1709㎡의 건물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곳에 거액을 들여 군호텔을 건립해야 하는 타당성이 적고 운영전망도 매우 어둡다는 것.

육군이 밝힌 호텔의 용도를 보면 전체 객실 196실 중 간부용은 177실, 일반병사용 객실은 19실(10.3%)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군 간부용 편의시설이다.

17일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용산에 육군호텔을 지으면 병사들은 숙박시설 전체를 쓸 수 있고 3개 층은 병사 전용이라 장병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병사들의 호텔 이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병사가 간부용 객실을 이용하려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하고, 주로 간부들이 사용하는 객실을 병사들이 이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일반 병사가 모든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결국 군인복지를 증진한다면서 거액을 들여 군 간부 및 예비역을 위한 대규모 시설을 세운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수익성도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30층 높이의 고층 건물이라면 수익성을 예측해 층별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수요 및 수익 예측이 탁상공론에 그치는 형국이다.

 육군에 따르면 내년 착공해 2017년 완공할 예정인 이 호텔에는 객실(196실), 연회장(6곳), 웨딩홀(3곳)에 컨벤션센터와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1~2층에는 로비와 판매시설, 3~4층 웨딩홀, 5~10층 연회장과 컨벤션홀,11층 건물 관리업무 시설이 들어선다. 12~14층에는 숙박비 1만원의 병사전용 객실(19실) 및 편의시설이, 15층부터 29층까지는 장교와 간부, 예비역 등이 사용하는 객실(177)이 들어선다. 30층은 스카이라운지다.

육군호텔 건립비용은 육군이 10년간 적립한 군인복지기금 1297억원으로 충당한다. 군인복지기금은 군 골프장 이용 수익과 복지시설 수익금 등을 통해 마련됐다.

문제는 호텔 건립의 타당성과 수익성이 매우 희박해 보인다는 점. 전문가들은 이미 인근 용산관광버스터미널 부지에 대우건설이 지상 39층 1730실 규모의 초대형 호텔을 건립 중에 있어 177실의 육군호텔은 민간인까지 사용을 허용해도 수익을 내기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하고 있다. 웨딩홀과 컨벤션센터 등의 시설도, 반경 2㎞ 내에 국방컨벤션센터의 예식장과 연회장이 있어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30층 높이의 건물은 근본적으로 어마어마한 관리비가 들어가는데 걸맞은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해마다 막대한 운영비용을 국민혈세로 메워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호텔 운영수익을 내기 위한 최소 객실은 300실인데 그보다 적으면 구조적으로 운영 이익보다 관리비가 더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는 육군이 운영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에서 호텔건립을 밀어붙일 경우 유지비는 고스란히 국민세금으로 충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렇지 않아도 서민경제가 어려운 판국에 고액의 연금으로 남부럽지 않은 은퇴생활을 누리는 예비역 및 현역간부들의 편익을 위해 혈세를 퍼붓는 부조리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내의 한 유명호텔 개발·운영업체 고위 관계자는 "4만1709㎡ 규모 호텔이라면 서울 시내의 경우 연 매출이 500~600억원이고 그중 70~75%가 운영비로 나간다. 순이익은 많아야 10% 수준에 불과하다"며 "(육군호텔의 경우) 연회장과 웨딩홀, 컨벤션센터 등 부대시설이 다수여서 적자 위험이 매우 크다. 호텔이 중심이 아니라 부대시설을 짓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군인들만 저렴하게 이용할 경우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위험이 있고, 웨딩홀과 연회장도 위험을 감수하기는 마찬가지라고 풀이했다.

 이에 대해 육군 측은 "KDIA에 의뢰해 사전 사업타당성 조사를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벌인 결과 비용대비 편익(B/C)이 1.09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민간 전문가와 군 관계자들로 자문단을 꾸려 건물사용 계획과 객실용도 등 구체적인 운영 방침들을 결정할 계획"이라며 "아직 사업승인도 받지 않은 만큼 사병들의 복지를 위한 내용들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국방위원회 소속)은 병사들 복지 확충에 역점을 두지 않을 경우 예산편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군을 압박했다. 김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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