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고문이 결국 연초에 곧 탄생할 당으로 이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동영의 진보정치는 확고한 의지로 굳어졌다. 현재까지의 새정치민주연합이 보인 행태로는 더 이상의 정치 발전이나 야권의 대권 창출이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 정동영의 신당행 결심을 키우는 계기가 된 듯하다. 사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은 신당으로 갈까 말까를 놓고 저울질만 하는 상태였다.
그가 신당 참여를 고려한다고 운을 떼기만 했을 때는 말 그대로 현 야당과 잔류나 이별이냐의 확률이 반반으로 보였다. 그러나 27일 정동영을 지지하는 인사 200여명과 허심탄회하게 토론을 벌인 결과 아무래도 그의 거취는 ‘국민모임’에 들어가 모종의 역할을 하는 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이다.
정동영 고문의 새 둥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신당은 새해 정초에 발기 작업을 시작해 참신하고 온건한 진보적 색채를 띤 서민정당으로 탄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고문이 2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이후로 신당 참여를 노크하는 안도 제기됐으나 그런 의견이 많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걸 내려놓고 0에서 시작하겠다는 정동영 고문의 결정은 해가 바뀐 뒤 바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만약 정동영 고문이 박지원 의원 등의 만류를 뿌리치고 단호하게 신당의 중심으로 들어갈 경우 그의 뜻과 야망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동반 이동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현재 문희상 박지원 등 의원들은 정동영 고문의 거취에 대해 겉으로는 눈 깜짝하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보이지만 속내 마냥 편할 수는 없는 노릇. 정동영의 비중이 당내에서 아무리 크지 않았다 하더라도 통일부장관을 지내며 대북관계에 대한 깊은 철학과 청렴한 성격, 서민을 챙기는 정치철학 등 강점이 있어 절대적 추종세력이 일정 수준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정동영 고문이 신당에 몸을 담을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의 파이가 다소는 갉아먹힐 공산이 있는 까닭이다.
누리꾼들은 “진정한 서민정당이 시급하다.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부자와 기업들만 잘살게 하는 정책에 제동을 거는 정당에서 정동영이 역할을 해준다면 그의 확실한 팬이 되리라”, “정동영 고문 님, 야권 분열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여당 알바들이 색깔론 들먹이며 입에 걸레물고 헐뜯는 거 신경 쓰지 마시고 힘내서 멋진 정당 만드세요. 서민은 화려한 구호보다 행동을 원합니다” 등으로 응원했다. 김민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