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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평생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15.04.0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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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암고, 아름다워야 할 학창 시절의 기억이? 충암고가 인터넷상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식의 스포트라이트라면 절대 사양이다. 제 아무리 교사라 한들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에게 식판을 빼앗을 자격이 어디 있으며, 가난으로 급식비를 미납한 학생이 밥 먹을 권리를 빼앗길 이유가 어디 있을까. 충암고가 연출한 참담한 장면에 보는 이들도 기가 턱턱 막혔다. 대학생들이 존경하는 언론인 1위에 이름을 올린 손석희도 학창시절 찢어지게 가난했음을 고백한 바 있다. 충암고 논란을 보면서 절로 떠오르는 사연이다.

철모르던 초등학교 3학년 시절, 반 아이들의 도시락 반찬을 ‘공유’했던 40대의 여교사는 손석희로 하여금 ‘선생에게 매일 불려나가 도시락을 함께 먹는 아이, 가끔씩 불려나가 함께 먹는 아이, 한 번도 부름을 받지 못한 아이’로 친구를 암묵적으로 분류하게 했다. 물론 손석희는 한 번도 교사의 부름을 받지 못한 아이였다. 손석희에게 비로소 가난을 알게 한 여교사, 그녀가 충암고 교감과 뭐가 다를까. 손석희는 자신을 이유 없이 미워했던 물상 선생에게 야단을 맞고 주말동안 이를 악물고 물상을 ‘독파’했다고도 했다. 학창시절, 교사가 학생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충암고 교감은 이러한 손석희의 학창시절을 들어나 봤을까. 아름다워야 마땅할 누군가의 학창시절이 충암고 교감으로 인해 가난으로 얼룩진 우울한 시절로 기억될까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노력이 가상하다 해야 할까, 극성이라 해야 할까. 급식실 앞을 막은 충암고 교감과 이로 인해 즐거운 점심시간을 망친 충암고 학생들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안겨준다. ‘돈 내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며 엄포를 놓은 충암고 교감, 이 참담한 소식에 대한민국 사회는 시끌벅적하다. 귀를 의심케 하는 충암고 교감의 호통에 부모에게 급식비 납입 여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아이들, 생각지 못한 자녀의 문자 한통에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을 충암고 학부모다.

한편 충암고 교감은 지난 7일 충암고 홈페이지에 해명의 글을 올려 눈길을 모았다. 충암고 교감은 "지난 4월 2일 중식시간에 급식비 미납학생(국민기초생활수급자, 학부모가정, 시설수급자 등 급식비 면제 대상자 제외) 들에 대한 급식비 미납 납부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학생,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급식비 미납 납부를 지도하게 된 배경과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5년 2월 졸업생들의 급식비 미납액이 39,084,510원(최근 걷지 못한 급식비가 약 8,200여만원)이 되었고, 지난 3월 급식비 미납액이 약 600여만원이 되는 가운데 매년 쌓여가는 미납액이 학교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서 마침, 학급수 감축으로 인하여 6개 교실을 식당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금년 3월부터는 2,3학년을 식당(1학년을 교실 배식)에서 배식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암고 교감은 "급식비 납부지도를 하기 위하여 3월중에 부장협의회에서 급식비 미납학생들에 대한 협의를 하였고, 생활지도부에서는 1.2.3학년 담임선생님들께 부탁하여 급식비 미납학생들에 대한 납부지도 협조를 부탁드렸고, 가정통신문을 통하여 학부모님의 협조를 구하였습니다. 또한 3월달 개최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급식비 미납현황과 식당배식으로 인하여 급식지도를 하겠다는 자문을 받는 등의 주의를 기울였습니다"라고 밝힌 뒤 "4월 2일 점심시간에 급식 미납학생들의 확인 지도는 학생이 반과 이름을 알려주면 저가 급식 배급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신속하게 미납학생 명단을 확인하여 미납된 장부를 보여주며 '빠른 시일 내에 납부하라고 했습니다' 일부 언론의 기사에서 '급식비 안냈으면 밥 먹지마' '내일부터는 오지 말라' '밥 먹지 마라' '꺼져라' 이러한 말은 저는 하지 않았으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충암고 교감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서 좀 더 학생, 학부모님들의 심정을 헤아려서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게 지도하였어야 하였는데, 충분히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오며, 죄송합니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일들이 교육현장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성심껏 학생들의 복지를 위하여 더욱더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교육의 현장에서 일어났음을 알려온 충암고 논란,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은 “충암고, 가난이 어디 아이들의 잘못인가. 생각할수록 충암고 교감의 행동이 괘씸하네. 선생이란 사람이 그렇게 생각이 없어서 어쩌려고”, “충암고, 한창 예민할 시기에 어떤 식으로든 상처를 준 교사들은 수십 년이 지나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는다더라. 충암고 교감은 이날 적어도 몇 명의 아이들한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거다”, “교육청은 철저히 진상 조사해서 충암고 교감한테 적절한 징계를 내려야 한다. 충암고, 아무리 교사라도 가난을 이유로 학생의 인권을 침해할 권리는 없다”등 분분한 반응을 쏟아냈다. 정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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