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갈림길에 선 연준, 물가잡기냐 성장유지냐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03.16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여지훈 기자] 미국 중앙은행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시작됐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과 각국 경제정책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회의니만큼, 모든 시장 참여자의 이목이 쏠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의는 15일과 16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쳐 진행되며, 회의가 끝난 뒤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3월 회의의 최대 화두는 단연 기준금리 인상이다. 지난해부터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며 그 대응책으로 금리 인상을 시사해왔다. 이에 시장 참여자들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3월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문제는 그 인상폭이다.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시장 참여자 다수는 연준의 3월 금리 인상폭을 50bp(1bp=0.01%)로 추정했다. 무엇보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기 때문인데,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4월 전년 같은 달 대비 4.2% 상승한 이래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12월 7%를 찍은 물가상승률은 급기야 지난달 7.9%를 기록하며 198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끝도 없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도 연준이 과감히 나서야만 한다고 많은 이들이 생각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문제는 지난달 24일 시작됐다. 전 세계의 규탄을 받으면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날이다. 그러자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이자 원자재 수출국인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미국을 위시한 세계 각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 제한 조치를 시행했고, 이에 러시아는 원자재 수출 금지라는 맞불로 대응했다. 그렇게 본격화된 에너지·원자재 수급난은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에 불을 붙이는 격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시장 참여자들은 한 달 전에 비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보다 완만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현재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3월 0.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1.7%에 불과하다. 반면 3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98.3%다.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 절대다수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될 경기둔화를 우려한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다만 시장은 연말까지 미국 기준금리가 1.75% 이상으로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0~0.25%임을 고려한다면 연중 적어도 1.5%포인트 이상 인상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연준으로서는 물가안정과 경제 성장유지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경기 침체와 고(高)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난제가 동시에 찾아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전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앞으로 연준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