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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도 스마트하게, '스마트그리드'가 주목받는 이유

  • Editor. 강지용 기자
  • 입력 2022.08.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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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지용 기자] 지난 2월 24일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더불어 전 세계 산업 분야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전쟁 주도국이 에너지 대국 러시아였던 탓에 에너지 산업에 미치는 영향 역시 막대했다.

현재 자국과 대척점을 이루고 있는 서방국을 향한 러시아의 에너지 제재는 증가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27일 독일 에너지 운송업체 가스케이드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이 독일로 이어지는 가스관 노드스트림을 통해 유럽으로 공급해오던 가스량이 평소의 20%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노드스트림은 러시아에서 독일로 직접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커지고 있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적 에너지 위기가 커지고 있다. [사진출처=언스플래시]

이달 초에는 러시아 국영 송유관 업체인 트란스네프트가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드루즈바 송유관 석유 운송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약 25만 배럴의 석유가 공급되는 드루즈바 송유관이 중단되면서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이 당장 러시아산 석유 공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 이는 서방 제재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앙갚음’이라는 평가다.

이렇듯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생긴 유럽은 내년 3월 말까지 가스 사용량을 최근 5년 평균 소비량 대비 15% 줄이는 비상 계획을 수립했으며, 특히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도가 큰 독일은 연간 가스요금이 전년 대비 50% 이상 오를 것으로 추산되는 등 에너지 관련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유럽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수입처를 다변화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심화된 에너지 수급 경쟁은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극심한 이상기온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액화천연가스(LNG) 비축량이 부족해 올 겨울 블랙아웃 위기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물론 우리 정부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대란을 감안해 그에 적합한 에너지 정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에 대응하고자 공급 측면에서는 원전 활용도를 제고하는 등 정책 전환을 꾀하는 동시에 수요 측면에서는 에너지 수요를 효율화하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확보와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한 방편으로 스마트 그리드가 떠오르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 캡처]
에너지 확보와 지구 온난화 극복을 위한 방편으로 스마트그리드가 떠오르고 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 캡처]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에너지 수요 효율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고, 에너지 공급 부문의 3대 장애물로 일컬어지는 입지·계통·수용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안으로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해 수입을 감소시켜 무역 적자 해소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재혁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수요 효율화에 대한 구체적 방안으로 '스마트그리드'를 추천했다. 스마트그리드는 전력망에 전기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적용해 에너지 이용 효율을 최적화하는 첨단 전력네트워크 시스템을 뜻한다. 이를 통해 고품질의 전력 서비스를 제공하고 에너지 이용 효율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또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건 물론, 신·재생에너지에 바탕을 둔 분산 전원의 활성화를 통해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를 감소하고, 기존 발전 설비에 들어가는 화석연료 사용을 절감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소 효과도 볼 수 있다.

한국전력은 스마트그리드의 구축 효과로 △에너지 효율 최적화 △자발적 에너지 절약 유도 △설비투자 절감효과 △신·재생 녹색에너지 확대 △전기자동차 인프라 및 전력망 구축으로 환경·경제에 기여 △전력품질 및 신뢰도 향상 등을 꼽았다. 환경을 지키면서 현존하는 대부분의 산업과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그리드 생태계 조감도 [사진=하나증권 자료 캡처]

한전은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제주 구좌읍 일대에 국내 최초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시범단지인 ‘제주SG실증단지’를 조성했다. 해당 사업에는 12개 컨소시엄 168개사가 참여했으며 정부·한전·민간이 합심해 2465억원의 예산이 소요됐다.

더하여 정부는 스마트그리드 기반의 전력망 확산을 위해 일련의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되는 제2차 지능형 전력망 기본계획에 따르면 스마트그리드 산업에 누적 4조5000억원이 투자되며, 스마트그리드 서비스 체험단지를 통해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실증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달 모로코에 마이크로그리드(소규모 지역에서 전력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작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시스템) 보급을 실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 성장 예상. [사진=하나증권 자료 캡처]
글로벌 스마트그리드 시장 성장 예상. [사진=하나증권 자료 캡처]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해외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시장은 올해 40억달러(5조2120억원)에서 2026년 50억달러(6조515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활용 사례로는 2018년 미국의 오파워가 전 세계 6000만명의 소비자에게 실시간으로 수집한 전력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것을 들 수 있다. 또 독일의 넥스트 크래프트베르케는 창업 10년 만에 4.6GW의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모집해 전력을 거래하는 유럽 최대 전력중개사업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 아이다와 2월 한파 등으로 미국 내 정전이 빈번해지자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 전력망 강화 방안을 추가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스마트그리드를 위한 연구 개발과 송전선 건설 비용 등을 포함한 전력 인프라에 650억달러(84조6950억원)를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는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적절한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 한재혁 애널리스트는 “현재 사용하는 설비들을 스마트그리드 적용 모델로 교체하는 비용과 이에 따른 막대한 시간이 수반될 수 있다”면서 “ICT가 적용되는 산업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인 사이버 보안 문제도 염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단점 대비 장점의 경제적, 환경적 이점이 커 우리 사회가 도달해야하는 기술임에는 이견이 없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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