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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훈의 이야기力] 현시대 패러다임의 전환 3가지

  • Editor. 여지훈 기자
  • 입력 2022.10.19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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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시력, 청력, 근력, 정신력…. 사람이 지닌 힘의 종류는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그럼 여러분의 '이야기력'은 어떤가요? 이야기력은 '내가 지닌 이야기의 힘'을 뜻합니다. 내가 어떤 이야기를 쌓아왔고, 어떤 이야기를 꿈꾸며, 또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여지훈의 이야기力]은 “좋은 이야기가 좋은 세계를 만든다”는 믿음 아래, 차근하고도 꾸준히 좋은 이야기를 쌓고 나누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편집자 주>

‘패러다임의 전환’

어느 순간부터 ‘혁신’과 동의어처럼 쓰인 탓에 이제는 대중에도 널리 퍼져 친숙해진 말이다. 그러나 한평생을 살아가며 패러다임의 전환이라 할 만한 경험을 겪는 게 실제로 흔한 일은 아니다. 그만큼 패러다임이 갖는 수명은 상당히 긴 편이다.

패러다임이란 한 시대의 사고와 의식을 지배하는 이론적 틀 또는 개념의 집합체를 일컫는다. 일찍이 미국의 과학사학자이자 철학자였던 토머스 쿤이 그의 저서 ‘과학혁명의 구조’(1962)를 통해 과학의 발전 과정에서 패러다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부터 널리 알려졌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있고 지구를 비롯한 다른 천체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내용의 지동설은 그 이전 1000년이 넘도록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던 천동설, 즉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태양이나 다른 천체들이 지구를 돈다’는 이론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있고 지구를 비롯한 다른 천체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내용의 지동설은 그 이전 1000년이 넘도록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던 천동설, 즉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태양이나 다른 천체들이 지구를 돈다’는 이론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꼽는 예가 바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에 있고 지구를 비롯한 다른 천체들이 태양 주위를 돈다’는 내용의 지동설은 그 이전 1000년이 넘도록 사람들의 사고를 지배하던 천동설, 즉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있고 태양이나 다른 천체들이 지구를 돈다’는 이론에 완전히 반하는 것이었다.

물론 코페르니쿠스 이전에도 그와 유사한 주장을 한 이가 있었고 지동설이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좀 더 나중 일이지만, 지동설의 등장은 그동안 천동설을 기반으로 세계관을 형성하고 학문체계를 정립하며, 일상을 꾸려가던 이들에게는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사례로 스마트폰의 등장을 들어보자. 본래 핸드폰은 멀리 떨어진 사람들끼리도 언제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게 한 그 자체로 놀라운 과학기술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등장함에 따라 핸드폰은 단순한 통화 수단이라는 개념에서 탈피해 인터넷 서핑, 내비게이션, 전자결제, 문서 작성, 촬영, 음악 재생, 녹음, 계산,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만능툴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통화 수단보다는 휴대용 컴퓨터로 분류하는 게 더 적합한 스마트폰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불문하고 필수품의 하나로 자리 잡았고, 그 등장 이전과 이후 시대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상을 크게 바꾼 패러다임의 전환을 설명하는 또 하나의 상징물이 됐다.

인간이 언어로 소통하며 문명을 구축한 이래 어느 시대에건 그 시대에 통용되는 패러다임이 있었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동시대인들의 사고의 틀과 방향을 결정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그 맞고 틀림을 떠나 일상에서 관찰되는 많은 현상을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 사람들 간에 공통된 믿음에 근거해 원활히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으며, 풀어야 할 문제를 정해주고 명료화했고, 어떤 이론이나 주장의 옳고 그름을 평가할 기준을 제시해줬다.

이는 현대 들어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현대는 이전 시대보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훨씬 빠르고 세계가 긴밀히 연결됐다는 측면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나타나는 빈도나 그 파급력이 훨씬 크다는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현대에 만연한 통념, 즉 현대의 패러다임에는 어떤 게 있을까?

앞서 예로 든 스마트폰을 포함해 많은 것들이 있겠으나, 다음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첫째 인플레이션, 둘째 자유무역주의, 셋째 평화.

앞으로 이 세 가지 패러다임이 어떤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향후 어떤 식의 전환을 맞을 것인지에 대해 짤막이 논해보고자 한다.

그럼 우선 인플레이션부터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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