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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더불어 하락'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2.12.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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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격랑이 밀려들어 복합위기를 키운 임인년 세밑에도 한국 경제의 혹한기를 예고하는 알람이 울렸다. 현재와 향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 지표들이 동반 하락하면서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가 5개월 연속 하강한 가운데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마저 7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소비가 석 달 연속 내림세를 타면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하락 폭은 30개월 만에 최대로 커졌기에 경기 악화 흐름이 강해지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두 경기 지표의 동시 하락으로 정부가 이달까지 그린북(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7개월째 진단한 ‘경기 둔화 우려’가 침체국면 초입 진입 가능성을 키우는 모양새다.

부산항에 쌓인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부산항에 쌓인 컨테이너. [사진=연합뉴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전체 산업 생산 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5개월 만에 소폭 반등했지만 10월 생산이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력산업인 반도체 생산은 글로벌 경제 침체 우려로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11%나 감소했고, 가동률도 12% 급감했다.

10,11월 연속 감소세로 꺾인 수출 부진 속에 그나마 버텨주던 내수 시장의 먹구름은 점점 짙어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0.6% 줄며 3개월째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자영업자 체감 경기와 연결되는 숙박·음식점 생산이 4%나 급감, 지난해 12월(-10.9%)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도 1.8% 줄며 3개월 연속 뒷걸음질쳤다. 5개월 연속 감소한 뒤 지난 8월(4.4%)에만 반짝 반등했을 뿐 추세적인 침체 구간에 갇힌 것으로 해석된다.

수출 여건 악화로 제조업 생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서비스업과 소매 판매가 일제히 내림세를 타면서 현실화하는 소비 위축까지 경기지표로 확인된다.

현재 어떤 경기 국면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7으로 지난달 0.7포인트(p) 떨어지며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내림 폭은 코로나19 쇼크가 본격적으로 밀려들던 2020년 5월(-0.8p)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치다.

동행지수를 구성하는 7개 지표 중에서 건설기성액(2.1%)만 빼고 광공업생산지수(-1.7%), 내수출하지수(-1.4%), 소매판매지수(-1.3%), 서비스업생산지수(-0.5%) 등 나머지 지표가 모두 플러스(+) 흐름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경기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커진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에서 한 달 하락으로 판단하는 데 선을 그으면서도 "경기 둔화 우려가 증대하는 상황에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하락 전환한 것은 '경기가 변곡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고 해석할 여지가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생산지표 부진으로 현재 경기 상황의 지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 경제 심리 위축으로 향후 경기 예고 지표도 지속 하락했다. 두 지표 하락이 맞물려 경기 한파가 깊어지는 신호라는 분석이 힘을 얻게 됐다,

3~6개월 뒤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0으로, 0.2p 떨어져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향후 일어날 경제 현상을 미리 알려주는 7개 지표의 움직임을 망라해 작성하는 지수에서 추세변동분을 뺀 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인데, 향후 경기 국면 및 전환점 단기 예측에 활용된다. 지난달 재고순환지표(출하증가율-재고증가율,0.3%p), 기계류내수출하지수(0.7%)만 빼고 거래 절벽과 경기 침체 우려 상황을 반영해 건설수주액(-9.7%), 경제심리지수(-2.6p), 코스피(-0.9%) 순으로 감소 폭이 컸다.

특히 대표적인 선행지표로 꼽히는 코스피, 경제심리지수(ESI) 가 하반기 내내 마이너스 기조를 탈출하지 못한 것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세밑에 업데이트된 데이터까지 살펴보면 선행지수는 추세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경기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경기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 추이 [자료=통계청 제공]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등락률은 주요 20개국(G20)의 주요 증시 지표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40.40%)만 아래에 두고 사실상 꼴찌인 19위에 그쳤다. 올해 첫 거래일과 지난 20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대체적으로 지수와 동행하는 반도체 산업의 불황 등으로 연초보다 21.9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위 일본(니케이225,-9.33%), 13위 유로존(유로STOXX50 –10.19%), 14위 미국(다우 –10.21%)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방역봉쇄정책으로 주가가 요동친 중국(상해종합, -19.25%)에도 한 계단 밀려났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경기 선행지표인 코스피가 이렇듯 올해 들어 가장 크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지속해서 경기 침체 단서를 선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해 경기판단의 정보로 활용되는 경제심리지수 순환변동치는 12월 93.2로 13개월째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8월부터는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는 지수로 달마다 1.4p씩 뚝뚝 떨어지고 있는 점을 볼 때 경제 심리 위축이 심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에 경기 동행지수·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더불어 하락한 적은 이번에 세 번째다. 2020년 2월부터 넉 달 동안 동반 내림세를 보였는데 코로나 초기 쇼크가 일시에 경기를 위축시킨 시기였다. 지난해 7월부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개월 간 2.2p 떨어지는 과정에서는 지난 3,4월 두 달만 어두운 그림자가 겹쳤다.

이번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다시 7개월 만에 5개월째 하락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다시 어깨동무했다. 1,2차 동반 하락기는 각각 코로나19 백신 도입, 비대면 경제 특수로 비교적 단기간에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었다. 반면 이번 고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심화하는 수출, 생산, 내수 등의 전방위 부진에 경제 심리까지 꽁꽁 얼어붙고 있는 형국이다. 팬데믹 시기 경기 동행·선행지표의 3차 동반 하락이 위태로워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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