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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미칠 중국 리오프닝 효과, 기대도 우려도 '불확실성'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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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새달 1일부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가 해제되고, 인천공항이 아닌 다른 공항을 통해서도 한국땅을 밟을 수 있게 된다. 새해 들어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중단했던 한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한 데 이어 서해를 사이에 둔 방역 빗장을 사실상 모두 풀면서 중국발 여행 수요가 늘고 경제 교류가 다시 활발해지는 전환점을 맞게 됐다.

지구촌에서 ‘세계의 공장’ 중국 리오프닝(오프라인 경제활동 재개)이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글로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제 혹한기를 통과하는 우리나라에도 중국발 훈풍으로 불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2년 반 만에 마이너스(-0.4%)로 전환해 경기 침체의 그림자를 드리운 데는 반도체·대중국 수출 부진이 컸기 때문에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주목도는 더욱 높아진다.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이 55%를 점하는데, 이같은 '겹' 부진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살아나야 역대 최악의 무역적자도 다시 흑자로 돌아설 수 있고, 중국발 여행 수요 증가에 따른 내수 활력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의 한국 입국 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새달 1일 해제하기로 방침을 발표한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중국발 단기체류자 PCR검사 장소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의 한국 입국 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를 새달 1일 해제하기로 방침을 발표한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 중국발 단기체류자 PCR검사 장소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성장 눈높이를 가늠하는데 어느 때보다 중국 변수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한국은행도 23일 올해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전 예상치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 경기 회복 여부에 주목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7연속 인상했던 기준금리를 동결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 조정에 대해 “미국과 유럽의 연착륙 가능성, 중국의 경기 회복 등으로 11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p)정도 올릴 상향 조정 요인이 있었지만 IT 경기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 하향 조정 요인이 약 -0.3% 정도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요국의 통화정책, 중국 경제의 회복 상황, 국내 부동산 경기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것 또한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잠재성장률(2%)을 밑도는 성장이라도 일단 전망치대로 지켜내는 데는 중국 경기 회복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을 반영했지만 핵심적인 대내외 경기 변수의 하나로 우려 섞인 시각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올해 중국의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 때(4.5%)보다 0.5%나 높여 5.0%로 예상하면서 “조기 리오프닝으로 중국 경제의 본격 회복도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보다 이른 2분기부터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중국 내 이동성 지표가 반등하고 기업심리도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조치 해제와 정부 정책지원 등에 힘입어 향후 소비가 회복되면서 경기 회복세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한은은 이번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별도의 주요 현안점검 주제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경기 부진, 대외수요 둔화, 낮은 가계소비 여력, 청년실업률 상승 등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전체적으로 중국의 경제 활동이 빠르게 재개되는 추세임을 강조하면서 수출, 관광 부문에서 한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대중국 재화수출은 지난달 –31.4%(통관기준)까지 감소했지만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수경기에 민감한 품목(화공품 등) 위주로, 이후엔 IT(휴대폰, 반도체 등) 수출이 시차를 두고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IT경기 둔화, 중국의 높은 재고수준, 중간재 자급률 상승 등은 제약 변수로 꼽힌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이 해제되는 것을 기점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다음달부터 국내 서비스업 업황이 상당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관광지식정보시스템 집계로는 지난해 12월 기준 외국인 입국자 수 회복률이 2019년 12월 대비 37% 수준인데, 중국의 경우 5.4%에 불과하다. 2019년 34.4%로 가장 비중이 높았던 중국에서 관광 수요가 폭발한다면 그만큼 내수경기를 살려 국내 성장률도 일정 부분 높일 수 있다. 한은 분석으로는 중국 관광객 100만명 당 한국 경제성장률은 0.08%p 오르는 효과가 있다.

이같은 플러스 요인에도 중국 경제의 회복 경로와 한국행 관광객 규모 전망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우리나라 성장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아직은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총재는 “(한국이) 미국과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칩4’(동맹) 제약 하에서 반도체 수출의 55%가 중국으로 가고 있는 정치·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있는데, 중국 경제 회복이 과거와 달리 소비재 중심으로 되고 투자재 중심으로 되지 않으면 중간재를 많이 공급하는 우리나라가 예전만큼 효과를 볼 수 있겠느나 하는 걱정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중국 경제가 1% 올라가면 우리나라 성장률엔 0.2~0.25% 정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보수적으로 그것의 반 정도 효과를 미칠 것으로 내부 전망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관광 수요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한 600만명 정도 평균적으로 오던 중국 여행객 숫자가 지금 20만명으로 줄어들었다“고 지적하면서 여행객 회복 규모에 따라 성장률에 미치는 효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봤다.

한국의 국가별 총수출 기여도 추이와 한국 입둑자 수 국가별 회복률.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의 국가별 총수출 기여도 추이와 한국 입둑자 수 국가별 회복률.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이 큰 틀에서 대중국 수출과 관광 기여도에서 국내 경제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중국의 소비중심 회복, 재고누증,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효과가 과거 평균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봉쇄정책을 풀면서 ‘포스트 코로나’를 겨냥해 그간의 수출 주도형 경제구조에 내수라는 성장엔진을 추가 장착하는 ‘쌍순환’ 정책기조를 들고나온 만큼 경제 회복 방향이 수출이 아닌 내수에 치우치면 한국의 반사이익은 예상 외로 적을 수 있다. 국외 여행도 자국내 소비 진작책에 밀려 제한될 경우 우리나라 내수에 대한 파급효과도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기에 중국 리오프닝 경로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불어 중국 경제 회복이 불러올 부정적인 효과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이 빠르게 성장세를 되찾을 경우 수요를 높여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올라 국내 물가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이 수입물가를 끌어올려 소비자물가를 부추기는 지난해 물가상승 경로를 되밟는다면 물가 고통은 깊어질 수 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 소비를 위축시켜 우리나라의 경기 둔화는 더 길어지는 악순환을 부르게 된다.

한은은 ”중국 리오프닝의 실제 영향은 중국인 관광객 회복 정도, 글로벌 에너지 가격 파급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의 회복 속도와 경로를 아직 예단하기 어렵기에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 모두 불확실성에 갇혀있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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