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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연속 역성장은 피하겠지만...'상저하고' 경로 밟을 수 있을까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4.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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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월례 서베이 결과 한국의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1%(중간값)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2분기 전망치는 0.5% 성장으로 변화가 없었지만, 1분기 성장률은 직전 설문조사 때의 0.3%보다 낮아졌다. 수출 부진과 원화가치의 하락 등으로 첫 분기 역성장을 면하는 수준이다.

국내 거시경제 전문가들의 1분기 전망치에서도 성장 부진이 반영됐다. 연합인포맥스가 전문가 11명의 전망을 종합해 20일 공개한 결과에서는 1분기 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34%로 나타났다. 예상 분포는 0.1~0.6%다. 연간 성장률 컨센서스는 1.26%로 집계돼 지난 1월 전망치보다 0.12%포인트 떨어졌다.

중국 제조업 회복이 더뎌 한국 수출에 미치는 리오프닝 파급효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제조업 회복이 더뎌 한국 수출에 미치는 리오프닝 파급효과는 아직 미미하지만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은 국내외 전망대로라면 지난해 4분기 2년 반 만에 성장이 뒷걸음질(-0.4%)했던 한국은 ‘기술적 의미의 침체(2분기 연속 역성장)’는 피하게 된다.

오는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GDP 성장률(속보치)에서 정부 공식진단으로 석 달째 ‘경기 둔화’ 국면에 빠져든 한국 경제의 ‘침체’ 전환 여부가 가려지게 되지만, 저성장 수준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부진한 첫 분기 출발이라면 과연 ‘상저하고(상반기 부진, 후반기 반등)’로 한국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까.

올해 고물가 속 경기 한파로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연간 GDP 성장률(1.6%)을 설정한 정부와 한국은행이 내다보는 이같은 성장 시나리오는 저성장 고착화를 막는 데 중요한 흐름이다. 한은이 지난 2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예상한 성장률은 상반기 1.1%, 하반기 2.0%다.

국내외 금융기구 가운데 가장 이른 지난해 12월 가장 낮은 수준(1.5%)으로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전망한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코노미스트의 견해는 여전히 보수적이지만 회복 경로만큼은 상저하고에 맞춰져 있어 시선을 모은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요띤 진자락 ADB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8일 필리핀 마닐라 소재 ADB 본부에서 한국기자단과 만나 주요 선진국들의 성장세 둔화에 따른 수요 약화가 올해 한국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한국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는 동의했다.

올해 미국과 유럽이 1% 미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그는 이같은 선진국들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둔화하는 만큼 수출 주도형 한국경제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진단했다. 그는 "선진국들의 수입이 한국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들 국가의 수요 감소가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을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최근 월별 데이터도 이러한 수출 약세를 반영하고 있고, 특히 한국의 주된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세계적인 수요 침체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37.9%(2021년)에 달하는 한국은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8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상하이 모터쇼 전시장 [사진=신화/연합뉴스]
상하이 모터쇼 전시장 [사진=신화/연합뉴스]

진자락 이코노미스트는 두 가지 측면에서 올해 초까지 약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경제의 회복이 하반기로 갈수록 긍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반도체 사이클 반등세를 타고 상고하저의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코로나19 봉쇄 빗장을 푼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점차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중국의 해제 정책이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돼 이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가 아직 올해 초 데이터에 반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 효과가 조만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뒤늦게나마 ‘위드코로나(코로나와의 공존) ’정책으로 급전환함에 따라 앞으로 한국 제조업 수출과 한국행 관광객이 증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1분기 GDP 성장률(4.5%)이 1년 만에 4%대로 순조롭게 출발한 요인이 서비스업 회복 등 내수 중심 성장이어서 아직은 대중국 수출이 20%가량을 차지하는 한국에는 파급효과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최종재를 만들어 소비하고 또 지구촌으로 수출해야 한국이 리오프닝 수혜를 얻게 되는 데 아직은 그 단계까지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중국이 제조업에서 활력을 찾고 지난달 6개월 만에 감소세를 탈출한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게 되는 것이 한국으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대중국 수출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그에 따라 중국과의 무역수지도 반년째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보수적으로 한국 경제를 바라봤던 이코노미스트가 하반기부터는 중국 제조업에서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만큼 더디지만 한국의 수출 부진 탈출에는 희망적인 진단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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