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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체감경기 하반기 첫 반등보다 4분기 첫달 전망이 주목받는 이유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3.09.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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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9월 기업 체감경기 지표가 소폭 상승했다. 하반기 들어 첫 반등으로 하반기 회복 시나리오 ‘상저하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지만 결코 개선세를 예단할 수는 없는 수준이다. 수출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정부가 예상하는 4분기의 첫달 업황 전망이 수출의 근간인 제조업에서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 산업 업황실적BSI는 전월보다 2p 상승한 73을 기록, 석 달 만에 반등했다.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들의 판단과 전망을 지수화한 BSI는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음을 뜻한다.

제조업 체감경기가 9월 소폭 개선됐지만 10월 업황 전망은 다시 나빠졌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제조업 체감경기가 9월 소폭 개선됐지만 10월 업황 전망은 다시 나빠졌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반도체 가격 회복이 계속 늦어지는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2p)의 감소에도 석유정제·코크스(+13p), 기타기계·장비(+6p) 등 일부 제조업 업황이 다소 회복되면서 제조업 업황실적 BSI는 전월(67)보다 1포인트(p) 상승한 68을 기록했다. 역시 7월(-1p), 8월(-5p) 연속 하락한 뒤 3개월 만의 반등이다. 지난달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뒤 상승했지만 그 오름 폭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개선 시그널로 해석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비제조업은 중국 단체관광 재개 영향 등으로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18p)을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개선되면서 업황 BSI는 77로 2p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문제는 마지막 분기를 시작하는 10월 전망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밝지 않다는 점이다. 다음달 전 산업 업황전망 BSI는 한 달 전과 같은 73으로 집계됐다. 비제조업은 전월 전망치 대비 1p 오른 77로 20년 장기평균 전망치와 같아졌지만, 제조업은 2p 하락한 67로 지난 4월(69) 이후 가장 낮아졌고 장기평균(81)과 격차는 14p로 더 벌어졌다.

더욱이 제조업 기업 규모와 형태별로 볼 때 대기업(-1p·69), 중소기업(-2p·65), 수출기업(-4p·62), 내수기업(-1p·70) 모두 전월 대비 눈높이가 낮아졌다. 특히 업종별로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7p, 상반기 반도체 부진을 그마나 상쇄해 왔던 자동차가 10p 하락해 경기 회복 동력이 여전히 떨어지는 상황이다. IT 경기 회복 지연과 고금리에 따른 신차 수요 감소 등의 여파가 4분기 초입에도 기업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비제조업에서 매출과 인력사정이 1p씩, 채산성과 자금사정이 2p씩 높아지는 등 4개 세부 전망BSI 모두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조업에선 악화된 지표들이 많았다.

제조업 매출 전망BSI는 전월보다 2p 떨어진 73으로 연중 최저치를 나타냈는데, 그중 수출은 9월 실적BSI(75)에 이어 10월 전망BSI(72)까지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11개월째 이어진 수출 감소세가 쉽게 개선되기 어렵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과 같은 78을 유지했지만 여전히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고, 신규수주 역시 2p 줄어든 73으로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 제조업 가동률(78), 채산성(75), 자금사정(78)은 각각 1p, 2p, 3p 떨어졌다. 원자재가격(114)은 5p나 상승하는 반면 제품가격(93)은 오히려 1p 뒷걸음질 칠 것이란 예상이 10월 전망BSI에 비관적으로 반영됐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한국은행의 기업경기실사지수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이처럼 어두운 경기 전망은 민간의 업황 BSI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전날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10월 BSI 전망치는 96으로 전월 대비 6.4p 떨어졌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7.1p 급락했던 2021년 8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제조업(88.1)과 비제조업(93.3) 모두 부정적인 전망으로 수렴하면서 전망지수가 19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제조업도 19개월 연속, 비제조업의 경우는 3개월 연속 100을 밑돌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 전 부문에 걸쳐 13개월째 부진이 깊어졌다. 채산성(90.3), 수출(94.1), 자금사정(94.1), 투자(95.4), 내수(96.5), 고용(97.6), 재고(104·과잉시 100 상회)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이 나타났는데, 내수·수출·투자 전망은 16개월 연속 동반 부진으로 이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전날 내놓은 업황경기전망지수(SBHI)에서도 10월 SBHI는 82.7로 전월보다 1.0%p 떨어져 석 달 만에 하락 전환했다.

기업 체감경기가 하반기 들어 처음 반등하고도 4분기 출발부터 다시 위축되는 이유는 불확실성 때문이다. 한은 BSI 조사에 참여한 2713개 기업이 가장 많이 꼽은 경영애로사항은 불확실한 경제상황이다. 비제조업의 경우 불확실성 요인 비중이 16.3%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장 높았지만, 제조업의 불확실성 주목도는 전월 19.1%에서 22.7%로 다시 높아졌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우리 경제는 산업 활력 저하, 소비심리 위축으로 생산·소비·투자의 트리플 약세(통계청 집계, 7월 기준)가 나타나는 등 하반기 경기 반등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규제혁신과 노동 개혁을 지속하고 물가 등 가격변수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으로 소비심리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해 글로벌 긴축 기조도 점차 완화되는 흐름이지만,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환율도 다시 변동성이 커지는 등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경기 둔화기를 어렵게 버티고 있는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경기 개선에 대한 확신도 옅어지게 되는 3,4분기 건널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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