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경기 하강기의 취업자 증가 30만명대 '안착'...올해 고용 기상도 '흐림' 이유는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1.10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30만명 이상 늘어났다. 3년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지만, 경기 하강기에 우려됐던 취업시장의 냉각은 막는 수준이었다. 

연간 고용률이 62.6%로 역대 최고치를 찍으면서 지표상 고용 호조세가 이어졌지만, 고령층, 보건·복지서비스업에서 취업자가 늘어난 반면 청년층과 40대, 제조업에서는 쪼그라드는 등 연령별·산업별 양극화가 뚜렷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1.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28만5000명(1.0%) 늘어 전월(27만7000명)보다 증가 폭을 키우며 연간 30만명대 ’안착‘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32만7000명 증가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10일 한 구직자가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32만7000명 증가했다는 통계청 발표가 나온 10일 한 구직자가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경기 둔화가 깊어진 것에 비하면서 예상 밖의 고용 호조다. 2022년 말만 해도 고용시장 전망은 어두웠다. 기획재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취업자 수 증가 수준을 10만명으로 제시했고, 한국은행은 2023년 경제전망을 통해 9만명 증가를 예상했다. 수출 감소세가 길어지고 고물가·고금리 기조 아래 경기가 얼어붙을 것을 반영해 고용시장의 급랭을 내다본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첫달부터 전년 동월 100만명대 급증의 기저효과에도 40만명대 증가를 기록하자 고용 눈높이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22년 만에 최대 증가(82만명)로 과열됐던 2022년의 고용열기가 식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판단 아래 한은은 지난해 2월 13만명으로 전망치를 수정하더니 8월에는 29만명으로 다시 높였다. 기재부도 7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32만명으로 상향 조정했고, 끝내 정부의 예상치 수준으로 수렴했다. 달력을 바꾸기 전의 전망치보다 20만명 넘게 늘어난 셈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감소(-21만8000명) 이후 3년 만의 최저 증가 폭이지만, 2021년 증가(36만9000명)와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는 회복했다.

연간 고용지표도 호조세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6%로 전년 대비 0.5%포인트(p) 올라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0.7%p 상승한 69.2%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실업자 수(78만7000명)는 4만6000명 줄었는데, 그에 따라 실업률도 2.7%로 0.2%p 떨어졌다. 비경제활동인구(1620만4000명)은 13만4000명 감소했다.

취업자 증감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36만6000명, 50대에서 5만9000명, 30대에서 5만4000명 각각 늘어난 반면 ’사회초년생‘ 20대(-8만2000명), ’경제허리‘ 40대(-5만4000명)는 감소했다. 지난해 늘어난 전체 일자리 중 고령층 취업자를 제외하면 오히려 3만9000명 뒷걸음질 친 셈이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새 9만8000명 줄어 2020년(-18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청년층 고용률(46.5%)은 0.1%p 떨어져 전 연령층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1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 전환한 40대 취업자의 감소 폭은 2020년(-15만8000명) 이후 가장 컸다.

산업별로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14만3000명), 숙박·음식점업(11만4000명),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만명), 정보통신업(5만7000명) 등이 5%대 증가율로 늘어났다. 인구 고령화로 늘어난 돌봄 수요와 정부의 노인 일자리사업, 엔데믹(풍토병화) 전환 이후 대면활동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양질의 일자리로 대표되는 제조업 취업자는 4만3000명(-0.9%) 줄어 2020년(-5만3000명)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도매·소매업(-3만7000명), 부동산업(-1만8000명), 건설업(-9000명)도 각각 1.1%, 3.3%, 0.4% 감소했다. 지난해 10월에야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내수 부진이 더해지면서 내외수 성장의 주축이 되는 산업군에서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2022년 13만5000명 늘어났던 제조업 취업자는 1년 만에 감소 전환했는데, 마이너스 폭은 2020년(-5만3000명) 이후 가장 컸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브리핑에서 “제조업은 경기적인 영향, 수출이라든가 국내 경기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군”이라며 “자동차나 의료 관련해서는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전자부품, 화학물질, 전기장비 쪽에서 지속해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산업별 취업자 수 증감 추이 [자료=기획재정부 제공]

지난해 4분기 들어 수출 플러스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경기 회복세가 다져지고 있지만, 국내 소비와 건설 경기 침체로 올해 고용 기상도는 ’흐림‘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경기 후행지표로 고용이 내외수의 경기 회복 속도차를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23만명으로 제시했다. 한은의 전망치는 24만명으로 이보다 다소 높지만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상치는 21만명으로 더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개선되겠지만 내수 부문의 위축으로 취업자 수 증가율이 소폭 둔화할 것이라는 데 대체로 전망이 수렴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을 포함해 월간 취업자 수 증감을 보면 추세를 다소 가늠해 볼 수 있다. 제조업에서 12월 취업자 수가 1만명 늘어 2022년 12월(8만6000명)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은 고무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연중 최대 감소 폭(-7만7000명)을 보였지만 이후 수출 개선세가 반영되면서 11월(-1만1000명) 감소 폭 둔화를 신호로 회복세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내수의 한 축인 건설·부동산 부문에서는 고용 회복의 온도차가 있다. 건설업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고리를 끊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 연속 취업자 수 증가세를 이어간 끝에 12월에 7만1000명 증가를 기록했다. 2022년 5월(7만2000명)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반면 부동산업은 8개월째 취업자 수가 뒷걸음질했다. 4분기엔 2만명대에서 3만명대로 감소 폭이 커졌다.

내수 지표의 하나인 도매·소매업에서 취업자 수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53개월 만의 증가 전환으로 고용 개선 기대감이 싹텄지만 11월(-7000명), 12월(보합)으로 다시 내림세를 탄 만큼 당분간 소비 침체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숙박·음식점업에서도 11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늘어나던 취업자 수가 지난해 9월(6만6000명)부터 꺾이더니 12월엔 1만7000명 증가에 그쳤다.

기재부는 연간 고용동향 분석을 통해 “2년간 장기 추세를 큰 폭 상회했던 고용 흐름이 추세 수준으로 복귀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돌봄수요 지속 증가, 여성·고령층 중심 노동공급 확대 등에 힘입어 보건복지·공공행정 서비스업 고용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관광수요 회복 흐름 등은 긍정적이나, 기저효과 등에 따른 숙박음식업 등의 고용 둔화 가능성, 건설경기 부진전망 등은 제약요인”이라고 관측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