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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산업활동지표 역대급 감소, 제조업 회복에도 내수 부진으로 '온도차'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1.3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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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제조업(-3.9%)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3.8%), 25년 만에 최대 감소 △소매판매(-1.4%), 20년 만에 최대 감소 △설비투자(-5.5%), 4년 만에 최대 감소

지난해 경기 하강기를 관통하는 산업활동 성적표는 이같이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역대급 감소 폭을 기록했다. 반도체 불황 영향으로 제조업 생산이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크게 악화하고,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도 동반 위축됐다. 연말로 갈수록 수출 회복세로 산업생산이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 부진의 골은 깊어지는 양상이다.

지난해 산업활동 지표가 역대급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에도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등 내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산업활동 지표가 역대급 감소를 기록한 가운데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에도 서비스업생산, 소매판매 등 내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全)산업 생산지수(농림어업 제외)는 전년 대비 0.7% 증가한 반면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4%, 설비투자지수는 5.5% 각각 감소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 부문에서 광공업이 감소했으나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늘면서 전산업생산이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비내구재·준내구재 판매가 줄어서,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에서 줄어들면서 각각 감소해 지출 부문에서는 증가와 감소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난해 4분기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생산 및 수출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지난해 마지막달로만 보면 생산과 투자는 전월 대비 0.3%, 5.5% 각각 늘었지만, 소매판매는 0.8% 줄었다.

생산 부문에서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보다 지체되면서 연간 지표에 제조업 부진 여파가 크게 반영됐다. 전산업생산지수는 2021년(5.3%)부터 3년째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오름 폭은 2022년(4.6%)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생산은 1년 전보다 3.8% 감소했는데, 외환위기 때인 1998년(-6.4%) 이후 25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자동차 등에서 늘었지만 반도체, 전자부품 등에서 크게 감소했다. 광공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도 3.9% 줄었는데, 이 또한 1998년(-6.5%) 이후 가장 크게 줄었다. 반도체 생산이 5.3% 줄며 2001년(-15.3%)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전환한 영향이 컸다.

그나마 서비스업이 연간 산업생산 플러스를 지탱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 등에서 줄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창고 등에서 늘어 2.9%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증가 폭은 2022년(6.9%)에 비하면 절반 이상으로 쪼그라들었고, 4분기에는 감소 전환하며 내수 부진을 반영했다.

연말로 갈수록 제조업 회복과 서비스업 위축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8.5%)를 앞세운 제조업(0.6%) 반등세로 전월 대비 0.6% 증가, 11월(3.6%)에 이어 플러스 기조를 다졌다. 공 심의관은 “2023년에는 상반기 때 반도체나 전자부품 쪽에서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연간으로는 감소이기는 한데, 지난해 4분기를 보면 반도체 수출도 호황이고 반도체지수 자체도 역대 최대로 높기 때문에 그 흐름은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생산은 D램, 실리콘웨이퍼 생산 증가세 등을 바탕으로 11월(13.2%)에 이어 두 달 연속 큰 폭으로 증가했다. 무엇보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지난달 반도체 재고가 20.9% 급감했는데, 이는 2001년 12월(-21.2%)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수출을 비롯한 출하가 33.6% 급증한 영향이다. 반도체 재고는 4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2016년 5~9월 이후 87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제조업 재고도 전월 대비 4.4% 감소, 지난해 6월(-6.1%) 이후 가장 큰 폭의 재고 소진을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은 전월보다 8.6%포인트(p)나 떨어졌다.

산업활동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산업활동 증감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반면 생산 측면에서 소비를 가늠하는 지표인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10월(-0.8%), 11월(0.0%), 12월(0.3%) 정체되면서 전분기 대비로 4분기 0.3%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2분기(-0.3%) 이후 감소 전환이다.

지출 측면의 민간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2022년(-0.3%)에 이어 2년째 내림세다. 지난해 더 커진 감소 폭(-1.4%)은 2003년(-3.2%) 이후 20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에는 감소(-0.8%) 전환했고, 분기별로는 2분기(-0.3%), 3분기(-2.6%), 4분기(-0.5%) 내리 마이너스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광공업 생산이 3개 분기 연속 상승하는 동안 소매판매는 3분기째 감소세에 빠져 있는 게 극명한 대조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1.8%)와 의복 등 준내구재(-2.6%)에서 판매가 줄어들었는데, 이는 가계의 소비 위축이 기본적으로 먹고 입는 쪽으로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경기 상승기에 대비해 기계·설비를 사들이는 설비투자는 5%대로 쪼그라들어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기계류(-7.2%), 자동차 등 운송장비(-0.4%) 등에서 줄어 기업의 투자심리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건설기성(불변)은 건축(9.8%), 토목(1.3%) 등 공사실적이 늘면서 지난해 7.7% 증가했지만, 건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주택 등 건축(-30.6%)에서 줄어 19.1% 급감했다. 내수의 한 축인 건설 부문의 침체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건설기성액, 내수출하 등 내수 부문의 감소로 전월 대비 0.3p 하락했고,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재고 수준이 낮아지고 수출품의 상대 물가가 올라가면서 0.1p 상승했다. 동행지수의 하락 폭이 지난해 7월(-0.5p) 이후 최대로 커지면서 경기 회복 속도는 다소 더뎌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연초 부진했던 제조업 생산이 3개 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회복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라며 “민간소비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하고 있고, 건설투자는 부진했던 선행지표가 실적으로 가시화하면서 4분기 감소 전환(-2.0%)하는 등 부문별 온도차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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