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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심리 '낙관' 전환, 37개월만에 금리 하락 기대도 커졌지만 현실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1.2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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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소비자들의 경제 인식과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가 두 달 연속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마지막달 4개월 연속 위축의 고리를 끊어 낸 데 이어 새해 첫달에도 개선됐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는 5개월 만에 기준선인 100을 상회, 올해 출발부터 경제 낙관 심리가 비관 심리를 눌렀다.

수출 우상향 기조에 비해 내수 회복을 더디게 하는 물가·금리 불안심리가 진정되는 흐름이다. 소비자들의 주관적 물가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금리수준전망은 37개월 만에 ’하락 우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경기 하강기를 관통했던 고물가·고금리 우려가 잦아드는 신호로 풀이된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붙은 주담대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붙은 주담대 관련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을 기록, 전월 대비 1.9포인트(p) 올랐다. 2개월 연속 상승으로 CCSI가 100선을 상회한 것은 지난해 8월(103.3) 이후 5개월 만이다. CCSI는 기준값인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2003∼2023년)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CCSI는 지난해 6~8월 100선을 웃돌다가 9월(99.7)부터는 100선 아래에서 10월(98.2), 11월(97.3) 하락세를 보인 뒤 12월(99.7)에야 반등했다.

이달 9~16일 전국 2500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된 올해 첫 조사 결과 CCSI를 구성하는 6개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5개 지표가 개선됐다. CSI는 6개월 전과 견준 현재판단 지표와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 지표로 짜여진다. 향후경기전망(81)이 가장 큰 증가 폭(4p)을 보인 가운데 현재경기판단(69), 생활형편전망(94)은 2p씩, 현재생활형편(89), 가계수입전망(100)은 1p씩 상승했다. 소비지출전망(111)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소비지출전망CSI만 가장 높은 110 이상의 수준을 13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심리가 ’긍정‘ 전환한 것은 물가와 금리가 점차 내려갈 것이라는 경제상황 인식과 맞물린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2%까지 둔화한 데다 미국의 기준금리도 지난달까지 3회 연속 동결되면서 금리 인하 논의가 가시화된 데 따라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고물가를 부추겨 왔던 국제유가도 최근 다시 안정화되면서 석유류 가격 하락 폭 확대로 이어진 것도 소비자 심리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서 '상반기 중 2%대 물가 달성'을 목표로 11조원 규모의 재정지원에 나서고, 중앙·지방 공공요금을 상반기 동안 동결 기조로 운영하겠다고 밝히면서 물가 진정심리가 다져지기 시작하는 분위기다.

이에 소비자들이 현재 알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1년 후 물가 상승률을 가늠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보다 0.2%p 떨어진 3.0%로 2022년 3월(2.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0.2%p씩 2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내림세가 뚜렷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5.3%), 농축수산물(45.9%), 개인서비스(24.6%) 순이었는데, 전월에 비해 공공요금은 0.1%p 증가에 그쳤고 석유류 제품(22.3%)의 경우 가장 큰 폭(3.0%p)의 감소를 보였다.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소비자심리지수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향후 금리 전망도 2년 11개월 만에 하락 예상으로 전환됐다. 금리수준전망CSI는 전월보다 8p 떨어진 99을 기록했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이 현재보다 낮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졌다는 뜻이다. 100선을 밑돈 것은 2020년 12월(99)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11월(-9p), 12월(-12p)에 이어 3개월째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발 통화긴축 종료론 속에 한국은행 역시 이달 들어 8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중금리도 하향 안정화된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고금리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소비 위축이 이어졌던 만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우세해진 것은 내수 회복에 활력을 불어넣을 플러스 요인으로도 주목된다.

다만 실제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로 얼어붙은 내수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경로가 현실화될지는 현재로선 불확실하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가 상반기, 이르면 1분기에 피벗(기준금리 인하)을 전격 단행할 것이라는 국제금융시장의 기대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최근 확산하면서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시기는 뒤로 밀리는 기류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11일 금리 동결 뒤 "적어도 6개월 동안 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섣부른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 현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경기부양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연말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수렴하겠지만 상반기에는 3%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할 수 있다는 전망에 따라 여전히 물가 안정화에 방점을 둔 긴축기조 유지가 필요하다는 강조다. 먼저 미국발 금리인하가 시작돼 피벗이 속도를 붙이면 몰라도 국내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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