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연간 가계빚 증가세 역대급 둔화에도 주담대 51조 증가...부채관리 지향점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24.02.20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지난해 가계신용(빚) 잔액이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며 19000조원에 육박했지만, 연간 오름 폭(18조8000억원)은 역대 세 번째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가계신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증가 폭(18조4000억원)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규모로 축소했다. 모두 지난해 1분기 감소에서 2분기 증가 전환한 이후 3분기에 정점을 찍고는 4분기에 증가 기울기가 꺾인 영향이다.

다만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만은 3개 분기 연속 10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연간 오름 폭(51조원)이 2년 만에 확대됐다.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은행에 걸린 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신용 잔액은 역대 최대인 188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새 18조8000억원(1.0%) 늘며 2022년 증가 폭(4조6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다만 그 증가 폭은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03년(7조3000억원)과 고물가에 대응한 통화 긴축이 본격화된 2022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가계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인 판매신용을 합친 '포괄적 가계부채'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8조원(0.4%) 늘어나 3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17조원)에 비해 절반 이상 축소됐다. 지난해 1분기 역대 최대 폭의 감소(-14조4000억원)를 기록한 뒤 반등했던 2분기(8조2000억원) 수준으로 둔화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8조8000억원(1.0%)를 늘었다.

가계신용 가운데 가계대출은 18조4000억원(1.1%) 증가했다. 이는 가계대출이 2003년 통계 작성 시작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2022년(-7조3000억원)을 제외하면 역대 최소 폭의 증가다. 1분기 감소(-11조2000억원) 이후 2분기(8조7000억원)부터 오름세다. 다만 증가 폭은 3분기(14조4000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둔화했다.

가계신용과 가계대출 증가세의 역대급 둔화는 두 달개 연간 평균치와 견줘서도 확인된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가계신용 증가 폭은 2010~2019년 10년 평균 82조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였던 2020~2022년 평균 89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19조원에 가까운 오름 폭은 이에 비해 크게 둔화했다. 가계대출 증가 폭도 코로나 사태 이전 10년 평균 77조원, 코로나 유행기 평균 82조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지난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이에 비해 가계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주담대는 51조원(5.0%)의 증가 폭을 나타냈다. 이는 코로나 이전 10년 평균(44조원)보다 높으며, 코로나 대응기 3년 평균(5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주담대가 가계빚 증가를 주도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가계신용과 가계대출이 디레버리징(부채축소)를 보였던 1분기에도 4조원 넘게 ‘나홀로 증가’를 보였고, 2분기(14조원)·3분기(17조원)·4분기(15조원) 연속 10조원대 오름세를 이어간 영향이다.

주담대와 달리 기타대출(신용대출)은 감소세가 뚜렷했다. 4분기에 8조7000억원 줄어들면서 전분기(-2조9000억원)보다 크게 둔화, 9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연간으로는 32조5000억원 뒷걸음치면서 2022년(-36조원)에 이어 2년째 내림세를 보였다.

판매신용은 4분기에 1조5000억원 늘면서 연간 4000원 증가로 틀어막았다.

가계신용 잔액과 증감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가계신용 잔액과 증감율 추이 [자료=한국은행 제공]

지난해 첫 분기 가계신용 감소로 출발했다가 2분기부터 급등세로 가계빚이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는데, 연말로 갈수록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연내 불안감 해소가 가시화된 상황이다. 4분기 들어 가계빚 증가의 주범으로 꼽혔던 특례보금자리론을 비롯한 정책모기지 공급이 속도 조절에 들어가고 개별주담대 증가 규모가 축소된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최근 중기 추세와 견줘 가계신용 증가세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명목성장률 내 가계부채 관리를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가계부채 리스크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전년 대비 1.0% 증가해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년 연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상황”이라 진단했다. 금융위는 지난해 가계신용 오름 폭은 지난 10년(2013~2022년) 평균 증가 폭 90조40000억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증가율도 같은 기간 평균치(6.8%) 대비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금융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인 시계에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명목)성장률’ 내 관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대출수요 확대, 금리 하강기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권 과당경쟁 우려 등을 지적하며 엄정한 가계부채 관리를 강조한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감독원을 중심으로 개별 금융회사별 유형별·용도별 대출 추이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과도한 금융사 등에 대해서는 자체 관리방안 등을 신속히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주택금융협의체’를 주기적으로 운용해 서민·실수요자의 꼭 필요한 주거자금은 차질없이 지원하면서도 정책모기지 공급속도가 적절히 관리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안에 예상되는 금리인하 등으로 인해 대출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DSR 규제를 내실화하고, 민간의 차주 금리변동 리스크 경감에 대한 혜택 강화와 민간 장기모기지 취급 활성화를 위한 한국주택금융공사 역할 개편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김 부윈장은 금융권에 대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의 적정수준의 가계부채 규모를 스스로 고민해 경영방침에 반영하고, 단기 이익을 위한 불필요한 외형경쟁은 지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