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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계기로 주주환원과 맞물린 PBR 개선 효과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4.02.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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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한 가운데 증시에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 열풍이 일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가 상생하는 ‘기회의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국내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구체적으로 담겨 이달 내 발표될 예정인데, 무엇보다 주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PBR를 핵심 지표로 한 주주친화적 시장지수가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달 24일 프로그램 도입 예고 이후 저PBR주 ‘다시보기’가 뜨거워진 것으로 볼 때 법 개정 없이도 시장에서 즉각적인 정책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서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5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에서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도 현저히 낮은 국내 증시의 PBR을 주목했다. 금융위원회는 6일 공개한 '자본시장 정책과제 추진방향'에서 국내 증시 PBR이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대비 낮은 수준이라며 PBR은 국내 증시 평가에 적절하다고 밝혔다.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인 PBR은 1배 미만일 경우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된 평가절하 상태를 뜻한다. 지난해 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국가지수 기준으로 국내 증시 PBR은 1.05배(코스피 0.95배, 코스닥 1.96배)로 미국(4.55배), 일본(1.42배) 등 선진국(평균 3.1배)에 못 미친다. 인도(3.69배), 대만(2.41배), 중국(1.13배) 등 신흥국(평균 1.61배)과 견줘서도 낮은 수준이다.

금융위는 "당기순이익에 초점을 맞춘 PER(시가총액/당기순이익)과 달리, PBR(시가총액/자본)은 자본의 가치를 고려하기 때문에 자본집약적 장치산업 비중이 큰 국내증시 평가에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PBR·ROE(자기자본이익율) 등 업종별 투자지표를 비교공시하고 상장사들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을 기재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우수업체 등으로 구성된 지수와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법의 근간인 상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보완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 구체화 등 책임 강화와 전자주총 도입 등 주총 내실화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법 개정이 필요한 개선책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투자가치가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PBR 인덱스 개발과 이를 추종하는 ETF 상장은 바로 시행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관·외국인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해 국내 증시 경쟁력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지난해부터 30년 만의 증시 활황을 불러온 일본의 자본시장 정책에서 벤치마킹할 부분이 많다. 도쿄거래소가 PBR 1배 이하 상장사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요구하고, '자산소득 2배 증가' 정책을 통해 ‘프라임 150’ 지수를 신설해 큰 성과를 거뒀다. 50%를 웃돌았던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44%로 줄어들었다.

금융위가 밝힌 추진 지향점은 인프라 부문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투자자 부문에서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와 함께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위한 3대 방향의 하나로 기업 부문의 ‘주주가치 존중 문화 확산’ 방안이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내용을 확정할 예정인데, 상장사 스스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실행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데 방점을 찍었다. 기업에 강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연성 규범 성격이기 때문에 그만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는 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 기업의 노력이 중요하다.

주요국 PBR 비교 [그래픽=연합뉴스]
주요국 PBR 비교 [그래픽=연합뉴스]

상장사가 영업에만 치중한 나머지 자본 효율성, 주주환원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기업들이 제대로 주주환원책을 펼친다면 "주당 펀더멘털 가치가 50~120% 상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자본시장의 선진화 추구 기치를 내건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의 이남우 회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금융위원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그는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간판 기업들이 모두 낮은 PBR배수에서 나타나듯이 2~3류 취급 당하고 있다"며 "이같은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장기업들이 영업에만 치중했고 자본 효율성 및 주주환원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3년간 한국 증시는 총주주수익률(TRS·배당수익을 포함한 주주 수익률) 기준 연 2% 손실을 주주에게 안긴 반면 같은 기간 미국과 일본 수익률은 각각 연 9%, 12%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포럼은 이사회 중심으로 재무상태표의 비효율성을 없애고 주주를 위한 정책을 제대로 펼친다면 PBR 개선 효과가 삼성전자 1.4배→2.2배, 현대차 0.6배→1.0배, LG화학 0.9배→1.2배, KB금융 0.45배→0.7~0.8배 등으로 일본보다 개선 폭이 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포럼은 공개서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 주체는 경영진이 아니라 이사회임을 명확히 하고, 상장사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뒤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며 주주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일본처럼 별도의 독립된 보고서에 담고, 개별 상장사 기업설명(IR) 홈페이지에 업로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립적인 위원회를 구성해 프로그램을 성실히 추진하는 상장사의 성공 사례를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당국이 프로그램을 최소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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