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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석달만에 무역흑자 전환, '2월도 최대' 수출이 씻어낸 우려들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3.02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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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오미크론 변이 대확산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조건을 이겨내고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석 달 만에 흑자 전환하면서 한국경제의 드리운 먹구름을 걷어냈다. 조업일수가 가장 적은 2월에 일평균 수출액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높아진 덕에 해넘이 전후로 두 달 연속 빨간불로 깜빡였던 무역적자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었다.

에너지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졌지만 물량과 단가를 모두 끌어올려 무역수지를 지탱한 수출이 앞으로도 팬데믹과 유럽전쟁의 악재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지속할지 주목된다.

경제사령탑은 우크라이나발 영향이 향후 가시화할 것으로 내다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공급 차질이 개선되고 한국 수출기업들의 가격 전가력에 대한 우려를 완화한 만큼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 영향도 우리나라 무역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부산항 신선대·감만 부두 전경 [사진=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2월보다 20.6% 증가한 539억1000만달러, 수입은 25.1% 늘어난 530억7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출은 역대 2월 중 최대 규모로, 2월에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10년 전 2월에 기록한 463억달러가 최고치였다.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한 수출은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도 이어갔다.

15대 주요 품목 중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전년 동월 대비 1.1% 줄어든 자동차부품만 빼고 전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역대 2월 중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돌파한 반도체(24.0%)를 비롯해 컴퓨터(44.5%), 디스플레이(39.2%), 가전(14.6%), 철강(40.1%), 석유화학(24.7%), 석유제품(66.2%) 등 주력 품목의 수출 증가세가 도드라졌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도 26억9600만달러로 월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 러시아 수출이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CIS(독립국가연합) 권역으로의 수출액은 13억달러로 전년 대비 45.6% 증가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2월 수입액 역시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늘면서 지난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찍을 만큼 크게 늘어났지만 수출 규모가 이를 웃돌면서 무역수지(수출액-수입액)는 8억4000만달러로 3개월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2월 4억3000만달러, 지난 1월 48억3000만달러의 무역적자 늪에서 석 달 만에 헤어나온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월 수출이 ”기대 이상의 호조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러시아 침공 사태에 따른 영향이 향후 가시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수출 총량뿐 아니라 구성 측면에서도 견조함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뒤 "2월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발 영향이 수출 지표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향후 그 영향이 시차를 두고 가시화할 우려가 크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최근 원자재 수입 비중이 증가하는 흐름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입 실적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이렇게 수출이 대외 악재를 뚫고 조업일수가 가장 적은 달에 첫 500억달러 고지까지 돌파한 성장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주목된다.

NH투자증권 정여경 연구원은 2일 매크로 분석을 통해 ”2월 수출은 20.6% 증가해 예상치 18.7%를 상회했다“며 ”오미크론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악조건을 이겨내고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컴퓨터, 디스플레이 등 IT 품목들이 2월 수출을 견인했고, 석유화학의 경우 업계가 최고 영업실적을 기록했던 2017~2018년보다 수출액과 증가율 모두 우위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 연구원은 ”전쟁이 시작됐음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향한 수출도 2월까지 증가세를 유지중“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악화됐던 글로벌 공급 차질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는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분기 한국 수출 증가율은 무난히 15% 달성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2월에도 무역수지 개선을 비관적으로 바라본 게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치솟는 원자재 도입 가격에 비해 그 인상 요인을 수출 단가에 반영하는 가격 전가력 면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3개월 만의 무역흑자 전환이 이같은 가격 전가력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KB증권 권희진 이코노미스트는 2일 보고서에서 “수출물량 증가는 전세계의 리오프닝(리오프닝)이 상품수요 둔화보다는 그동안 부족했던 생산을 가속화시키는 영향으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원자재 도입 가격의 상승에도 수출 단가가 더 크게 높아져 교역조건이 개선된 점은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해외 판매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교역조건과 무역수지 [자료=KB증권 보고서 캡처]
한국의 교역조건과 무역수지 [자료=KB증권 보고서 캡처]

아직은 초기 신호이지만 리오프닝의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그간 비용 증가를 판매가격 상승으로 대응하는 흐름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기업의 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러시아를 향한 서방 세계의 핵심적 경제제재인 스위프트(SWIFT, 국제은행간통신협회) 퇴출 결정이 우리나라 무역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에너지 가격 외에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놓았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3월부터는 대러시아 무역이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러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CIS로의 한국 수출 비중은 2%, 수입은 3%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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