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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 글로벌 경제에 단비? 중국 '5.5% 성장' 목표와 현실 사이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22.03.0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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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중국의 재정 지원 정책은 다소 소극적인 반면 경제성장률 목표는 너무 높아 현실적으로 달성이 어렵다.”(노무라증권 루팅 이코노미스트)

"올해 세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역풍에 직면한 만큼, 소폭의 추가적인 부양책은 세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브루킹스연구소 데이비드 달러 선임연구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고가 3년째 세계경제에 여파를 미치고 있는 올해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5.5% 안팎'으로 제시한 경제정책 기조를 두고 글로벌 금융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처럼 엇갈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2의 한 축으로 유동성 완화와 긴축 기조를 미국과는 반대 방향으로 운용하며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그나마 흡수했던 중국의 성장이 올해 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불확실성이 커진 글로벌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끈다.

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하는 리커창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전인대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하는 리커창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와 외신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공작(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발전의 주요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5% 안팎, 도시 실업률 5.5% 이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 3% 안팎”이라고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전인대 때 설정한 목표치 ‘6% 이상’보다 하향 조정된 수치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불활실성이 커지면서 이례적으로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역성장에 빠진 전 세계 주요국과 달리 플러스(2.3%) 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6% 이상 성장’이라는 목표를 넘어 8.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통해 중국 경제의 ‘3중 압력’을 수요 축소, 공급 충격, 성장 전망 약세 등으로 집약하면서 올해 경제 운영 기조를 ‘안정’으로 잡았다.

동유럽 전쟁 발발에 따른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장기집권으로 가는 3연임이 올해 결정되는 만큼 성장률 목표를 반드시 달성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해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3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목표 성장률을 낮췄지만 시장의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전망치보다는 높다. 블룸버그통신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4.8%, 이코노미스트 전망치 평균 5.2%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과 경기 회복에 진입한 지난해 성장률을 합친 최근 2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이 5.2%이기에 올해 목표 달성을 위해 ‘제로 방역’의 허들을 대폭 낮추고 인프라 투자 확대, 금융정책 완화 등 일정 규모의 경기 부양책에 드라이브를 거는 정책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은 중국의 성장에 대한 현실적 한계론과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단비론'이 교차한다.

노무라증권 루팅 이코노미스트는 재정 지원에 비해 성장률 목표가 상대적으로 높아 현실적으로 달성이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다. HSBC차이나 취훙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현재 경제가 직면한 둔화 압력을 고려할 때 중국의 성장 목표치 5.5%는 더 많은 정책 지원이 필요함을 뜻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의 창수, 데이비드 취 애널리스트는 "지난해의 6%보다 낮아진 5.5% 성장률 목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새로운 위험과 부동산 침체로부터의 극심한 압력에 직면한 경제를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래도 중국 경제가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성장한다면 글로벌 경제에는 ‘단비’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 침공 사태로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이 1%포인트 정도 빠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중국이 5.5% 경제성장을 이뤄내면 전쟁으로 인한 감소분을 모두 상쇄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도움은 될 것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세계은행(WB) 중국담당 국장과 미국 재무부의 베이징 대표를 역임한 중국경제 관련 세계적 권위자인 달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세계 경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불러온 역풍에 직면한 상황에서 올해는 다소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라도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하이난의 수출항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 하이난의 수출항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통’인 NH투자증권 박인금 애널리스트는 7일 ‘중국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인대의 중국정부 업무보고의 핵심을 ‘안정적 성장’으로 요약했다. 그는 1%포인트 성장률이 200~220만명의 취업을 견인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5.5% 정도의 GDP 성장률 설정은 올해 취업 안정과 민생 보장을 위한 것”이라며 “글로벌 주요 IB(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시티, 노무라가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을 각각 4.5%, 4.7%, 4.3%로 전망했던 것과 비교하면 공격적인 목표”라고 짚었다.

이어 “전반적으로 정부 업무보고 스탠스는 안정적인 성장 전망을 강조했고. ‘고된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은 정부가 정책 목표를 세울 때 어려움과 악재를 충분히 고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주요 경제 데이터로 볼 때 현재 경제가 내포하고 있는 GDP 성장률은 목표를 현저히 밑도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수출의 경우 지난달까지 증가율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를 보면 올해 1∼2월 중국 수출은 5447억달러(668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3% 늘었는데, 증가율은 지난해 12월(20.9%)보다는 낮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15.0%)는 웃돌았다. 같은 기간 수입은 4287억달러로 1년 전보다 15.5% 증가, 1∼2월 무역수지는 1159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는 944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로이터는 "긴 춘제 연휴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둔화했다"며 "비록 시장 전망치는 웃돌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해 글로벌 무역에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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