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미국 IT업계 고용불안…경기침체 신호?

  • Editor. 류정운 기자
  • 입력 2022.06.29 11: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류정운 기자] 얼마 전 일었던 ‘대퇴직’ 붐과 그에 따른 인력난이 무색하게도,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서 정리해고와 채용 동결 등의 움직임이 관찰되며 경기침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와 인텔, 트위터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IT업계 공룡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들 기업은 최근 잇따라 채용 동결 또는 감원 발표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일었던 ‘대퇴직’ 붐과 그에 따른 인력난이 무색하게도,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서 정리해고와 채용 동결 등의 움직임이 관찰되며 경기침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얼마 전 일었던 ‘대퇴직’ 붐과 그에 따른 인력난이 무색하게도, 최근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서 정리해고와 채용 동결 등의 움직임이 관찰되며 경기침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메타는 지난달 초 올해 신규 채용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으며, 인텔도 이달 들어 데스크탑, 노트북 등 PC 칩을 생산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의 고용을 당분간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전기차 전문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1일(현지시간) 향후 3개월간 전체 정규직 인원의 최대 3.5%까지 감원할 예정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다만 그는 정규직을 감원하는 대신 시간제 근로자 고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트위터 역시 정리해고가 임박한 분위기다. 지난달 초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는 직원들에게 영업상 중요 역할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채용 충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보냈으며, 현재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머스크 역시 트위터가 수익에 비해 비용이 많이 든다며 정리해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이러한 정리해고 추세는 특히 소규모 스타트업들에서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기술업계 전문 매체 프로토콜은 이를 과거 ‘닷컴 버블의 재현’이라고까지 표현했는데, 닷컴 버블이란 1990년대 후반부터 2001년까지 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격히 치솟았다가 붕괴한 일련의 사건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 이번에 정리해고에 직면한 다수의 스타트업도 닷컴 버블 때와 마찬가지로 2년 전 세계를 휩쓴 주식 붐에 휩쓸려 야심 찬 포부를 가지고 사업을 벌여왔으나, 최근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와 그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됐단 이야기다.

전 세계 스타트업들의 정리해고 현황을 보여주는 ‘정리해고 추적기(Layoffs.fyi Tracker)’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된 2020년 3월 11일 이후 현재까지 전 세계 861개의 스타트업에서 13만9570명이 해고됐다.

눈여겨볼 부분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 가파르게 증가했던 해고자 수가 이후 완만한 증가율을 보이다가 올해 1분기부터 재차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는 때마침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한 시기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 가파르게 증가했던 해고자 수가 이후 완만한 증가율을 보이다가 올해 1분기부터 재차 급증하기 시작했다. [사진=정리해고 추적기(Layoffs.fyi Tracker) 제공]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1분기와 2분기에 가파르게 증가했던 스타트업 해고자 수가 이후 완만한 증가율을 보이다가 올해 1분기부터 재차 급증하기 시작했다. [사진=정리해고 추적기(Layoffs.fyi Tracker) 제공]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준은 지난달에도 0.5%포인트를 인상했고, 이달에는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처럼 단 몇 개월 만에 이뤄진 가파른 금리 인상은 모든 경제주체에 자금조달 압박으로 작용하지만, 특히나 변변찮은 수익모델을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연준은 앞으로도 물가안정을 위해 지속해서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어서, 고물가·고금리가 초래할 수 있는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최근 스타트업 중심으로 정리해고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비용 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이러한 공격적인 정리해고와 채용 동결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 미국 IT업계 채용 전문가는 “현재 빈번하게 일어나는 업계의 인원 감축 현상은 마치 ‘핵폭탄’과 같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이는 지금 당장은 그 영향력이 해고 당사자로만 제한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여파가 향후 훨씬 많은 이들에게까지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이다.

기업 유지를 위한 필수 인력 규모의 축소와 그에 따른 기업 경쟁력 약화, 또 남은 인력들의 사기 및 생산성 저하, 업무량 과다로 인한 번 아웃 증가 등 여러 잠재적인 문제까지 감안한다면 현 사태를 무심코 간과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IT업계를 제외한 다른 많은 업종에서는 아직 일자리가 구직자 수를 웃돌고 있어 그렇게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코로나19의 재확산, 고물가와 고금리….

이미 수개월째 듣고 있으나 이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만큼, 눈앞에 산적한 문제만 보고 있자면 경기 전망이 절로 암울해질 수밖에 없다. 고용시장은 물론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시점이다. 현재 미국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작은 파문이 과연 장차 큰 격랑으로 퍼질지, 국내 기업들 역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단 판단이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